왜 역사는 반복되어야 하는 것일까?
2411 시즌 - 책 <1945년 해방 직후사>
2024-12-26 01:03
전체공개
<1945년 해방 직후사> 를 읽고.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가?
혹독한 식민 통치를 겪으며 식을 줄 모르고 뜨겁게 달아오르며 승승장구한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패권 전쟁을 꿈꾸던 일본이 전쟁에서 폐망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1945년을 살아갔을 우리 국민들 떠올려 본다. 1945년 8월 15일, 꿈에서나 그리던 해방을 맞이하는 환희에 찬 순간은 어땠을까? 15일 당일, 해방이 되었는지조차 몰랐거나 소식을 들었어도 조용했다고 한다. 민중들은 그다음 날인 16일, 서대문형무소에서 독립 투사들이 풀려났을 때 그들을 맞으러 거리에 물결처럼 나와 환호하며 또 울부짖었다고 한다. 끝도 없는 사람들이 광장과 거리를 가득 메우는 모습을 흑백 사진으로 보며, 순간 이 나라를 지키겠다며 나라를 걱정하며 촛불과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와 광장과 거리를 가득 메운 2024년의 시민들이 오버랩된다. 우리나라의 민족성은 무엇일까? 맨몸으로 일장기에 덧칠해 태극기를 그려 나온 1945년의 시민과 촛불 하나, 응원 봉 하나 들고나온 2024년의 시민이 모습이 흑백에서 컬러로만 바뀐 채 시간을 뛰어넘어 같은 공간을 가득 메운다.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희망과 열망으로, 나라를 되찾은 희열로 유일하게 자신이 가진 하나의 몸과 하나의 마음과 하나의 목소리로 광장으로 거리로 걸어 나온다.
역사적 순간마다 이 땅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채웠을 선조들처럼, 지난 박근혜 탄핵 때에도, 지금의 윤석열 탄핵 때에도 나는 그렇게 몸으로, 마음으로, 목소리로 민주주의를 배운다.
1945년 해방 직후사를 읽으며, 1910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길 때에도, 1945년 해방을 맞이하고도,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1979년 전두환 계엄 때에도, 그리고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한 윤석열 계엄 순간을 맞아, 끊임없이 반복되는 위험하고 위태로운 역사적 순간 속에 놓여 있는 것만 같다.
왜 역사는 반복되어야 하는 것일까?
숱한 폭력과 독재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우지 않았던가?
그렇게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힘겹게 이루고 지키고 있는 것 아닌가?
1945년 8월 15일의 해방을 만끽할 순간은 35년 침략과 수탈의 기간에 비해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1945년 여운형의 건국준비위원회의 출범을 통해 해방의 시공간을 맞이했다면, 이내 곧 건국준비위원회는 민족주의 좌파와 민족주의 우파, 사회주의, 보수우파의 권력투쟁과 친일파, 조선총독부의 공작으로 분열의 국면을 맞는다. 꿈에 그리던 해방이 된 상황에서도 건국을 눈앞에 두고 욕망과 이념의 차이로 분열되어 다 함께 한 걸음도 온전히 내딛지 못하는 역사적 현장을 보며 그때나 지금이나 욕망과 이념에 사로잡혀 수많은 희생 위에 만난 1945년의 해방의 기쁨이나 2024년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무너뜨리는 무리가 어느 시대와 세대를 거쳐 존재함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그래도 나 살자고 나라를 팔아먹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어떻게 나의 이익을 위해 나라와 국민과 역사를 힘으로 모조리 무너뜨리며 희생시킬 수 있단 말인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은 다름 아닌 우리였다.
그리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윤석열을 지지하는 세력과 그 세력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힘이었다.
계엄을 역사로부터 학습하고 다시 모의해서 실행하기까지 이루어질 수 있는 그 모든 과정이 놀랍기만 하다. 역사로부터 경계해야 할 바로 그 지점을 오히려 활용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무엇일까? 어느 경계에서부터 자신조차도 알 수 없는 눈먼 탐욕으로 변질되어 버리는 걸까?
일제에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나, 자신의 탐욕에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 윤석열이나 윤석열을 옹호하는 정치 세력이나, 여전히 그들을 옹호하는 극우 시민 세력들조차도 민주주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리가 포용해야 하는 우리의 일부라는 점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어떻게 끊임없는 역사적 반복의 권력투쟁과 분열이 아닌 이해와 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또 실천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역사적 트라우마의 굴레 속에서 끊임없이 쳇바퀴 돌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참담해진다. 이 트라우마의 굴레 속에서 빠져나가 온전히 자유롭고 평화로울 방법이 무엇인지 정말 열심히 공부하며 고민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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