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자생을 꿈꾸는 기생충
N어제 그 남자는 청양고추를 베어 물었는데, 속을 가득 채운 시꺼먼 가루를 발견했다. 씹던 건마저 씹으면서, 자신의 치아 모양으로 베어진 고추를 관찰했다. 고추 표면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있었다. 아뿔싸. 고추가 자라날 때, 정체 모를 벌레가 안에 들어가 안에서 기생해온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게 맞다면, 남자가 씹고 있던 건 벌레 사체와 똥이었다....
죽음이 있기에 지금 해야 한다
N김우창, 문광훈의 대화 <세 개의 동그라미: 마음, 이데아, 자각> 중에서 김우창: T. S. 엘리엇의 「리틀 기딩Little Gidding」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물과 불이 / 도시와 목초지와 잡풀을 잇고 / 물과 불이 / 우리가 거절한 희생을 조롱한다." 사람이 하는 일은 다 황폐하게 마련이고 끝장나게 마련이라는 것이 전체의 요지입니다. 목숨...
지식은 어떻게 지혜가 되고 인격이 되는가
정보와 지식은 어떻게 지혜가 되고 인성에 녹아드는가. 로마 시대 철학자 세네카의 조언을 소개한 에세이를 발췌해 올린다. 원문: There’s an Ancient Solution to Our Modern Crisis of Attention 약 2,000년 전 로마에도 주의력 위기가 닥쳤다. 폰이나 틱톡이 아니라 파피루스가 문제였다. 부자들이 읽을거리...
독서와의 결별
'읽기의 종말이 다가왔다' 이런 제목의 글을 미국 시사문화 잡지 애틀랜틱이 최신호 커버스토리로 실었다. 인류 역사에서 누구나 글을 읽고 쓰는 문해력의 시대가 저물고 '문해-이후postliterate'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 사회의 데이터와 사례를 두고 내린 분석이지만, 우리는 얼마나 어떻게 다를까? 발췌해도 꽤 긴 글인데 읽고 생각해 ...
실제가 아닌 것들을 믿는다는 것
사람들은 왜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불편해하다가도 AI와의 대화는 편안해할까요? 대화는 곧 이야기와 다름없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 속에는 내가 속하고 살아왔던 것과는 다른 결의 이야기들이 들어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을 때도 있고, 어떤 이야기는 큰 울림을 줄 때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서로를 단지 알아가고 연결되기 위...
마음을 먹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신라 시대 명승 원효대사가 당나라로 유학 길에 올랐다. 도중에 밤이 되어 머물게 된 동굴에서 달게 마셨던 물이 다음날 아침에 보니 해골에 고인 썩은 물임을 알고 구역질이 났다. 그 순간 "모든 것은 오직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깨달음을 얻고 유학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 일화와 함께 전해오는 사자성어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
끈기 있게 쓰세요
캐나다 작가 스티븐 마치의 신간 ”On Writing and Failure: Or, On the Peculiar Perseverance Required to Endure the Life of a Writer“에서 발췌한 에세이. 글쓰기를 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일독할 만한 글. 대중은 작가의 성공을 보지만 그들의 삶은 대개 실패작. 실패 속에서 ...
대화: 존중과 평등의 구현
대화가 왜 중요한가? 대화는 왜 할까? 정보나 의사 전달이 목적이라면 봇에게 대행을 맡기는 게 낫지 않을까? 대화의 내용을 넘어 대화의 형식이 갖는 의미가 있다. 아래 글에서 발췌한 단락을 보라. 원문: Opinion | What Does It Mean to ‘Speak as a Woman’? - The New York Times 대화에는 단순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