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총 130개의 발견이 올라왔습니다
일상 속 눈길이 머문 장면이나 모습, 떠오른 느낌과 생각의 릴레이
글쓰기와 조소
1분 미만 전
글쓰기는 조소다. 단어로 조형물을 만드는 일이다. 조소는 소조와 조각을 합친 말이다. 글쓰기가 꼭 그렇다. 소조와 조각의 과정을 다 거친다.
처음엔 흙을 여기저기서 모으고 다져 흙덩이를 만든 다음 얼기설기 덕지덕지 뭉치고 붙여 대략적인 형태를 빚는다. 그 다음엔 좀 더 정교한 꼴을 갖추도록 군데군데 덜어내고 보완하고 깎아내고 다듬어 간다. ... (더보기)
넝마주이의 시선
11시간 전
좋은 작가는 넝마주의다. 버려진 것에서 쉽게 버려선 안 될 것, 버려진 것 중에서도 구제받을 만한 것을 그러모은다.
세상이 따분하게 느껴진다면 주의를 충분히 기울이지 않아서다. 반복되는 일이, 일상이 제대로 된 주의, 삶에 필요한 따뜻한 사랑의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몰아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의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다. 제대로 된 주의를... (더보기)
오랜만의 마감 압박
2일 전
아, 이곳에 너무 오랜만에 발 들어온다.
어디에 보내야 할 글 숙제가 있어서 그걸 붙들고 한동안 골몰하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나질 않았다.
사실 여유가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역시나 주의가 흩어지는 것 같아 막판엔 이곳 출입을 자제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원고 마감 압박을 제대로 받아본 것 같다.
하지만 늘 지나고 드는 생각이지... (더보기)
글쓰기의 분투와 수고의 의미
6일 전
나누고 싶은 글
미국 대학은 대개 학부 교양 과정에서 작문 수업을 듣게 할 만큼 글쓰기 능력을 중시해 왔다. 최근 자전적 에세이까지 AI에 의존하는 학생들 보며 글쓰기 지도 교수가 쓴 글이다.
15년을 나는 AI가 침범 못할 장르 가르쳤다고 믿었다. 학생들 추억 발굴하고 제 목소리 찾아 자기만의 경험을 의미있는 글로 쓰게 지도했다. 이 ... (더보기)
쓰면서 생각하기
9일 전
말을 바깥에 표시한 것이 글이다. 그렇게들 생각한다.
사실은 문자의 기원은 말을 쓰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물품을 표시하거나 그 수를 헤아리기 위해 사용한 표기가 문자의 기원인 것으로 지금은 알려져 있다. 그런 물표가 기호와 신호로 발전했고 그것이 어떤 의사를 표시하는 용도로 나아갔고, 급기야 말을 소리나는 대로 정확히 글(특히 표음문자, ... (더보기)
판정받고 싶은 동기
9일 전
IQ검사, 유전자 검사, 성격성향 검사, 사주, 타로를 위시한 개인 능력이나 마음의 평가에 사람들이 열광한다. 나도 한국 사람답게 남들이 해봤다는 건 자, 타의로 한번씩 거쳐 보는 편이다. 해 본 테스트 중에는 중요하게 참고가 된 것도 있고, 의미 없이 흘러간 것도 있다. 최근에 이런 검사들을 통틀어서 드는 감상이 있다면, 데이터를 취합하... (더보기)
생계 수단과 소명
10일 전
나는 열세 살 때부터 조경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세 번의 뜨겁고 긴 여름 내내 잔디를 깎았다. 이후에는 캐디, 해변 방갈로 경비원, 연구원 보조, 지역사회 조직가, 컨설턴트, 교수, 교장, 작가, 비영리 단체 창단 멤버, 그리고 그 외 피정 리더 등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했다. 밥벌이를 했던 직업 목록과 내가 의미를 부여한 소명의 목록... (더보기)
쓰는 인간
11일 전
단층 촬영기로 파악되는 게 인간의 본질은 아니다. 물리적 성분이나 생물학적 회로만 봐서는 인간성이란 포착되지 않는다. 거기에 측량 가능한 가령 키나 무게, 근육량과 골밀도, 지방과 단백질 함양 같은 것의 수치는 나와도, 지혜 용기 자제력 신의 성실 겸허 공감력 같은 건 알 수 없다. 인간을 이해할 때 후자가 훨씬 중요하다는 건 말할 필요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