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한 산문 읽기 12월 모임 북클럽 오리진은 어떤 모임?

어제는 나빴지만 오늘은 좋은

더듬이
2025-10-30 00:30
경남 K시로 선생님을 뵈러 간다. 설렌다.
출국을 위해 공항으로 갈 때의 기분 못지않게
장거리행 기찻길에 오를 때도 마음은 늘 즐겁게 들뜨곤 한다.
하지만 여행길엔 늘 복병이 나타난다.
KTX가 목적지 역에 12분이나 늦게 연착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릴 때가 다 되어서야 시계를 보다가 목적지 역을 지나 온 건 아닌가, 순간 아찔했다.
"승객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구간 서행으로 인해 연착된 데 대해 양해 부탁드린다"는 방송이 나왔다.
지난 추석 연휴 때도 그랬고, 요즘 KTX를 탈 때마다 종종 듣는 말이다.
이러고도 고속 철도 맞나?
어제 일이었다.

오늘 아침, D시에서 서울로 올라오기 위해 예매한 기차 시간에 맞춰 언니 집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문득 뭔가를 빠뜨리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젯밤 잠 들기 전 피아노 뚜껑 위에 올려 놓은 것 같다.
시계를 보니 아직은 어느 정도 시간 여유가 있었다.
곧바로 전화를 해서 안경을 가지고 나와 달라고 부탁했다. 역으로 가는 도중에 만나면 기차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다며.
잠시 시간 계산을 해보는 듯싶더니 집으로 다시 와서 자동차로 역까지 가는 게 낫다는 답이 돌아왔다.
따지고 할 겨를도 없어 곧바로 역방향 지하철을 타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안경까지 챙기고 승용차로 역으로 향하는데 그 사이 시간이 흘러 상황은 아슬아슬하게 되었다.
네비가 알려주는 역 도착 예상 시각과 타려는 기차 출발 시각이 거의 같았다.
일단 출발했다.
문제는 도로 구간별 예상치 못했던 병목 현상이었고, 결국 역 근처까지 가서 신호등에 막히고 말았다.
열차 출발 시간이었다.
하는 수 없이 표를 취소하고 다음 기차표를 모바일로 예매했다.
다시 작별 인사를 하고, 이젠 느긋한 마음으로 천천히 기차역 구내로 들어섰다.
혹시나 해서 구내 출발도착 기차 안내 표지판을 보는데 조금 전까지 타려고 안달했다가 포기했던 기차가 잠시 후 들어올 예정이라는 표시가 뜨는 것 아닌가.
천천히 플랫폼까지 걸어가서 잠시 기다리다 여유 있게 기차에 올랐다.
입석 좌석에 앉아서 가다가,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슴무원은 내 승차권 구매 취소 이력을 모바일에서 확인해 보더니 재발권 처리해 주었다.
이 또한 요즘 KTX의 일관되게 성실한 연착 덕분이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가 따로 없다. 
목록
댓글
이전 글
20251029 오늘의 발견(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다음 글
미루지 말고 깊이 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