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보고 싶은 것들
2025-04-17 00:14
친구가 SNS에 출근길 사진을 올려두었습니다.
누가 올린 사진인지 아는 것이 이 사진의 의미를 더해주더군요.
제가 말하려는 이 친구는 보통 '나만 보기는 아까우니 모두와 같이 보고싶다'는 의미에서 사진을 SNS에 올려두곤 합니다.
그것을 아는 채로 눈 쌓였던 출근길 사진을 보자니 애정이 샘솟습니다. 이 녀석 출근하는 길에 마저 모두와 함께 보고 싶은 풍경을 발견했구나, 매일 그렇게 일 때문에 화내더니만 그 와중에도 발견한 좋은 건 나누고 싶나 보구나.
어떤 사진전은 회화전보다도 큰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전시를 관람하기에 앞서 입구에 사진을 찍은 작가의 삶과 그의 가치관을 상세히 적어둔 전시들이 그렇습니다. 작가의 가치관이 시간에 따라 변화했다던지, 사건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는 내용을 동선에 반영해 배치한 전시들은 한 장 한 장의 사진을 지나칠 때마다 작가의 감정과 생각을 짐작해보게 하고 공감하게 하고 또 나 자신의 기억을 꺼내보게 합니다. 모르고 봐도 감동인 작품도 있겠으나, 시대와 작가의 상호작용을 알게되면 더더욱 생생해집니다. 사진에는 주로, 작가는 무엇을 사랑했는가가 담겨있습니다. 이런 사진들을 보다보면 오히려 왜 회화가들은 그림을 그리는가에 대한 것도 짐작하게 됩니다.
오늘날의 SNS에 올라오는 사진들도 거의 비슷합니다. 얼만큼 시간과 공을 들여 제대로 잘 찍었을지 평가하자면 예술의 기준이 높아지겠습니다마는, 저가 좋아서 찍은 사진을 왜 모두가 볼 만한 곳에 올리는가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것들이 아주 일상적인 연결과 예술에 대한 갈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랑으로서, '난 이것을 봤다' 라는 기록이 되기도 하고, 공유로서, '내가 본 이것을 함께 보고 싶다' 라는 애정이 되기도 하고, 발견으로서, '난 이렇게 보았다' 라는 영감이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떤 사진들은 남이 찍어 올린 사진을 다른 사람과 함께 보려고 다시 보내기도 합니다.
친척분들 중 치매 초기의 증상을 겪고 계신 어르신이 계십니다. 종종 카톡으로 '좋은 하루를 보내세요, 제일 소중한 것은 인연입니다' 같은 반짝이는 글씨가 쓰여진 꽃 사진이나 하트 이미지 등을 제게 아무말도 없이 보내곤 하십니다. 궁금해서 이런 사진은 어디서 나나요 여쭤보니, 친구분들이 좋은 사진이라며 어르신에게 보내드리면, 그 사진을 보고 제가 생각나서 저에게도 보여주어야겠다며 보내시는 거라고 합니다. 그러면 저는 잠깐동안 조용히 '나를 아주 아끼고 사랑하시는구나' 하고 생각에 잠겨보곤 합니다.
누가 올린 사진인지 아는 것이 이 사진의 의미를 더해주더군요.
제가 말하려는 이 친구는 보통 '나만 보기는 아까우니 모두와 같이 보고싶다'는 의미에서 사진을 SNS에 올려두곤 합니다.
그것을 아는 채로 눈 쌓였던 출근길 사진을 보자니 애정이 샘솟습니다. 이 녀석 출근하는 길에 마저 모두와 함께 보고 싶은 풍경을 발견했구나, 매일 그렇게 일 때문에 화내더니만 그 와중에도 발견한 좋은 건 나누고 싶나 보구나.
어떤 사진전은 회화전보다도 큰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전시를 관람하기에 앞서 입구에 사진을 찍은 작가의 삶과 그의 가치관을 상세히 적어둔 전시들이 그렇습니다. 작가의 가치관이 시간에 따라 변화했다던지, 사건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는 내용을 동선에 반영해 배치한 전시들은 한 장 한 장의 사진을 지나칠 때마다 작가의 감정과 생각을 짐작해보게 하고 공감하게 하고 또 나 자신의 기억을 꺼내보게 합니다. 모르고 봐도 감동인 작품도 있겠으나, 시대와 작가의 상호작용을 알게되면 더더욱 생생해집니다. 사진에는 주로, 작가는 무엇을 사랑했는가가 담겨있습니다. 이런 사진들을 보다보면 오히려 왜 회화가들은 그림을 그리는가에 대한 것도 짐작하게 됩니다.
오늘날의 SNS에 올라오는 사진들도 거의 비슷합니다. 얼만큼 시간과 공을 들여 제대로 잘 찍었을지 평가하자면 예술의 기준이 높아지겠습니다마는, 저가 좋아서 찍은 사진을 왜 모두가 볼 만한 곳에 올리는가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것들이 아주 일상적인 연결과 예술에 대한 갈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랑으로서, '난 이것을 봤다' 라는 기록이 되기도 하고, 공유로서, '내가 본 이것을 함께 보고 싶다' 라는 애정이 되기도 하고, 발견으로서, '난 이렇게 보았다' 라는 영감이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떤 사진들은 남이 찍어 올린 사진을 다른 사람과 함께 보려고 다시 보내기도 합니다.
친척분들 중 치매 초기의 증상을 겪고 계신 어르신이 계십니다. 종종 카톡으로 '좋은 하루를 보내세요, 제일 소중한 것은 인연입니다' 같은 반짝이는 글씨가 쓰여진 꽃 사진이나 하트 이미지 등을 제게 아무말도 없이 보내곤 하십니다. 궁금해서 이런 사진은 어디서 나나요 여쭤보니, 친구분들이 좋은 사진이라며 어르신에게 보내드리면, 그 사진을 보고 제가 생각나서 저에게도 보여주어야겠다며 보내시는 거라고 합니다. 그러면 저는 잠깐동안 조용히 '나를 아주 아끼고 사랑하시는구나' 하고 생각에 잠겨보곤 합니다.
댓글
사람들은, 살아 있는 것은 어떻게든 연결되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그 연결의 방식은 무궁무진하지요. 그게 예술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또 기왕이면 잘하고 싶어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