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선지가 같은 사람들

더듬이
2025-06-16 09:41
최근에 생긴 독서 모임은 이름이 동그라미다.
좋은 것은 동그란 원처럼 순환한다. 주면 반드시 돌아온다. 책 '선물'의 모토다.
횟수로는 다섯 번째, 단위로는 세 번째 첫 모임이 있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 중에 누군가가 공주에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 거기서 북클럽 오리진 회원을 만났다고 했다. 듣고 보니 1주년을 맞은 공주의 틈싹 이야기였다.

공주에는 대안 공간 틈싹이 있다. 주인장이 북클럽 오리진 회원이다.
대전에는 버찌책방이 있다. 거기 독서 모임이 동그라미다.
동해역 앞에는 책방 달토끼가 있다. 주인 중 한 사람이 북클럽 오리진 회원이다.
분당에는 리멤이 있다. 책 읽는 저녁의 멤버가 하는 책방이다.
잠실에는 책숲이 있다. 사피엔스 미래 회원이 문을 연 작은 책방이다.
공익 법인인 지관이 하는 온라인 독서 모임이 책 읽는 저녁이다.
라디오의 북카페를 통해 청취자와 만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잘 살아야 한다.
어떤 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
좋은 삶이란 어떤 것인가.
좋은 사람이 사는 삶이 좋은 삶이다.
좋은 사람은 어떤 조건, 어떤 상황, 어떤 환경에서도 그 나름의 좋은 삶을 살아낸다. 불굴이다.
좋은 사람은 자신의 삶과 주변과 세상을 좋게 바꾼다.
좋은 사람이 좋은 부모가 되고 좋은 교사가 되고 좋은 의사가 되고 좋은 정치인이 된다. 그런 사람들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
그러니 잘 살려면, 좋은 삶을 살려면,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

좋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될 수 있나.
뭐든 모르면 배워야 한다.
그러니 좋은 사람을 알려면 좋은 사람을 많이 보고 듣고 따라하고 연습하고 배우고 익히면 되지 않을까. 스스로 시작해야 하지만 혼자선 결코 안 된다는 얘기다. 좋은 사람이 되려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한다.
좋은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운이다), 다행히 책에 시공간을 넘나드는 그런 류의 다양한 사례(심지어 반면교사들까지)가 나온다. (순수하게 좋음이나 좋은 사람은 없다. 다양한 방식으로 좋음에 가까운 것, 그런 사람이 있을 뿐이다. 다양한 사람 다양한 것에서 좋음을 배우면 된다. 그러니 주변에 좋은 사람이 없어서, 배울 사람이 없어서 내가 좋은 사람이 되려 할 수 없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

배움의 대상은 사람만이 아니다. 좋은 사람이 되려면 무엇이든 좋은 것을 자주, 수시로, 가능하다면 늘 접해야 한다. 좋은 문화와 예술이 그런 영역이다.
좋은 것은 많은 것 같지만 흔치는 않다. 경쟁적으로 스스로 혹은 소문에 좋다고 하는 것은 부지기수다. 
좋다고 들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좋다고 알려졌는데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좋음에 대한 눈도 분별력도 좋음에 대한 관심과 사랑과 노력 끝에 가랑비에 옷이 젖듯 조금씩 조금씩 생긴다.
그래서 좋음에 대해 알아가는 일은 평생의 (그래도 못다하는) 일이 된다.
평생에 걸쳐 추구해도 못다한다는 말은 그러니 포기하는 게 좋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그 가치가 한량 없으니 안심하고 평생 전력을 기울여도, 나 하나쯤은 모든 것을 바쳐도 좋다는 뜻이다.
좋은 사람이 되려는 생각은 필연적으로 좋은 공동체, 좋은 세상에 대한 생각으로 나아가게 된다.

좋음을 향해 걷는다. 걸으며 무엇이 좋은지 생각한다. 생각하며 걷다 보면 쪽을 향해 가는 사람을 만난다.
행선지가 같으면 어디선가 마주치게 된다. 동선이 같은 곳을 향하니까.
공항에서 오다가다 본 사람이 나중에 같은 비행기 탑승객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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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늘보리 | 15일 전
모임을 거듭할수록 확장되는 신기한 오리진의 세계! 오리진을 매개로 우연히 혹은 계속해서 마주치고 오래오래 이어지는 인연들을 보면서 저도 딱 '선물'을 떠올렸어요! 선물의 자장 안에 있는 우리들, 우리들이 만들어가는 세계가 바로 오리진의 세계가 아닌가 떠올려보았습니당! 좋음을 향해 오래오래 함께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