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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2026-11-07 09:54 (수정됨)

글쓰기란

보다 의식적으로 기억하는 방식이고, 그 순간을 나의 일부로 만드는 지극히 인간적인 기술이다.

눈부시지만 덧없이 휘발되고 마는 순간의 하나로 멀어져 갈 수 있는 나만의 경험에 글이라는 뼈대와 살로 물질적인 형체를 부여하는 일이다.

이제 지상에서 몸을 갖고 안착하게 된 그 순간의 경험은 그것이 적힌 노트뿐만 아니라 내 의식 속에도 보다 선명히 각인되어 기억의 빙하 중심부에 자리 잡고 (혹은 침전되어) 나라는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그렇게 만들겠다는 의지의 발휘가 글쓰기다.


살면서 자신의 주도권을 이처럼 온전히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는 활동도 드물다. 백지 위에서 그는 어떤 서술도 어떤 묘사도 어떤 상상도 어떤 이야기도 다 가능하다. 한계가 있다면 오직 그가 발휘하는 생각(언어적 사고)의 한계만 있을 뿐. 바로 그 한계를 깨닫고 깨고 나아가는 노력이 또한 글쓰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저자를 영어에선 ’권위를 행사하는 자‘라는 뜻의 author라고 부른다. 어원인 라틴어 auctor는 ‘창조자’ 또는 ‘시작자’를 의미한다. ’권위‘를 뜻하는 영어 단어 authority나 ‘진정성‘이라는 뜻의 단어 authenticity 모두 동일한 그리스어 어근인 autos에서 나왔다. autos는 ’자신self’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파생된 단어 autonomy는 ’자율성‘을 뜻하고, automatic은 ’자동‘, automaton은 ‘자동인간, 로봇 같은 사람'을 뜻한다. 어느 쪽의 삶을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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