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플보다 악플?

서해 프로필 서해
2026-05-13 13:59
문학 수업을 듣는 중에 나는 잠시 동안에 딴 생각을 했다.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나는 어떤 말이든 토해내는 재능이 있다. 게다가 웹 서핑을 하면서 비슷한 말을 지나친 적이 있었으므로, 과묵한 편의 문학도를 대표하여 답했다.
"웹에서의 활동이 중요해진 것 같아요. 무플이 낫다고 생각하는데, 웹으로의 관심이 과잉처럼 느껴집니다."
교실의 싸해진 분위기로 보아 교수님이 질문 전에 어떤 예를 들었고 그게 질문의 요지였던 것으로 추측했다. 요지를 파악하려고 애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포기해버렸고 그게 뭐든 간에 나는 무플이 낫겠다고 단념했다. 조금 전의 경우에도 무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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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 27일 전
서해님 오랜만이군요. 교실의 상황은 늘 재미있습니다.
우선, 말씀하신 교수님의 '질문 전 어떤 예'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조금 전의 경우'가 '싸해진 분위기'를 말한다면 '무플'이 아니라 그 나름의 '악플(서해님의 해석이지만, 사람에 따라선 '침묵 속 생각'의 표현일 수도)'이 아니었을까요. 사이버 공간과는 달리 심신이 함께하는 실제 공간에서는 '무플'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 댓글 또한 '악플'처럼 보이지 않길 바래요. 그렇더라도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지 않은가요. 악플은 어쨌든 하나의 반응(관심의 표현)이고 또 다른 반응을 부를 수 있지만, 무플은 말 그대로 무, 아무것도 아니게 되고 마니까요.
서해님의 용기 있는 답변에 다른 학생이나 교수님의 응답이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더라면 흥미로운 토론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 27일 전
써놓고 보니 ‘악플’도 ‘악플’ 나름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이버공간에서 횡행하는 ‘악플’은 흉기를 휘두르는 것과 같은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런 점을 감안하면 어떤 악플보다는 차라리 ‘무플’이 낫다는 주장도 가능하겠네요.
그런데 ‘낫다‘는 건 또 누구를, 무엇을 기준으로 해야 할까요.
서해 프로필 서해 | 27일 전
안녕하세요, 더듬이 님. 오랜만이에요.
더듬이 님의 의견대로 '싸해진 상황'을 악플로 바라볼 수 있겠네요. 현실에서 무플이 되려면 유령이라도 돼야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싸해진 잠깐의 시간을 정말이지 '무' 처럼 느꼈습니다. 그 침묵이 '악'에 근거하기 보다는 배려에 가깝지 않았을까요. 앞서 제가 무플이 낫다고 했으니까요.
+
발표의 '낫다'와 이후의 '낫다'는 달라요. 웹의 비판에서 현실 예찬으로 변주하니까요.
현실에서의 무플이 무플이 아닌 것처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무플이 낫겠다고 단념 한거죠.
++
더듬이 님의 물음들이 좋아요. 유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