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확실해졌다. 절대 로봇에게 팔다리와 무기를 주지 말자!!

2403 시즌 - 책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경의선숲길 매미
2024-04-17 16:56
전체공개

책은, AI에 대한 이해를 도와줬다. 바둑에 관심도 없던 나도 기계가 이세돌을 이겼다고 했을 때 놀랐다. 이세돌을 이긴 기계의 이름은 알파고, AI였다. 이제 더 이상은 알파고를 기계가 아니라 프로그램이라고 불러야 하겠지만, 그날의 알파고부터 오늘의 챗 GPT까지 내게 AI는 늘 추상적으로만 존재했다. 나뿐만 아니라 사회의 대다수의 사람들도 AI의 뜻을 명확히 알고 사용하기보다는 사회에서 두루두루 쓰여 사용해왔을 것이다. 이런 추상성을 깨 준 것이 이 책이다. 생명과학 책을 읽으며 세포의 결합과 생명의 탄생, 바이러스의 전이 과정을 배우며 느꼈던 놀라운 감정을 인간 지능과 인공 지능을 설명하는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흥미로운 생각들 몇 가지를 모임원과 공유하고 싶다.

나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고 이미 대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은 이런 생각이 오만이라고 얘기한다. 짧은 예로, ①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예, 사회협동성) 인공지능은 대체할 수 없고, ②'블랙스완'이 등장할 때 책임을 지고 결정하는 위치에는 늘 사람이 존재해야 한고 얘기한다. 하지만 이는, 작가를 포함하여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인간성'의 기준이 사회에서 변하지 않은 채로 유지되고 인간이 계속해서 이 세상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할 때만 가능하다. 지금 우리가 대체적으로 인지하는 '인간성' 의 기준이 변한다면, 또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라는 것의 가치가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요즘 온라인에 많은 버튜버가 (Virtual YouTuber) 등장한다. 아직 다수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가상의 유튜버가 유튜브 세상에 등장해 콘텐츠를 만든다. 미래에는 이런 온라인 세상이 더 구체적, 체계적,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 그때 그 온라인 세상에는 (언젠가는 온라인/오프라인 이라는 단어의 구분조차 없어지지 않을까?) 어떤 버튜버성이 (버튜버들이 가져야 하는 인간성) 통용될지 우리는 모른다. 그 버튜버성은 '인간성'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실제 인간보다 버튜버와 같은 가상세계의 인공지능 캐릭터가 가진 고유 특성이 미래에는 더 우대받을 수도 있다. 나는 우리의 '인간성'에 대한 기준이나 정의가 이미 매우 혼란스럽다고 본다. 미래에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인간성'이란 게 그다지 특별한 것이 아니라면, 인공지능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 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넘어섰을 수 있다. 미래 세상에는 인간의 고유 특성보다 인공지능만의 고유 특성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현재의 인간성은 굳이 대체할 가치조차 없어질지 모른다.

둘째로, '블랙스완'의 등장에 인간이 늘 결정권자이자 책임자의 위치에 있을 것이라는 말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미래 (이제는 도대체 미래가 얼마만큼의 미래인지도 잘 모르겠다...)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한 세상에 인간이 내리는 결정은 과연 인간이 내린 결정인가? 인공지능을 도구로 사용해서 문제 해결을 하는 인간은 부억칼을 사용해서 '쉽게 요리한다'의 문제 해결을 하는 인간과는 다르다. 삶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것 이상으로 인공지능은 인간의 주체적인 삶 자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본다. 화가 난 연인을 달래기 위해 우리는 고민하고 고심해서 행동을할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까? 그것은 주체적인 결심과 행동일까? 비약일 수 있겠지만 왜 사람들이 마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가. 적은 에너지 소비로 최대의 쾌락을 느낄 수 있어서 아닌가? 미래의 인공지능은 인간이 해 왔고 해야만 했던 일들은 기계에 팔다리를 주고 인공지능을 입혀서 자율 주행, 자율 계산, 자율 요리, 자율 작곡, 자율 섹스의 이름으로 해결해 인간의 주체성을 망쳐버리진 않을까 싶다. 그런 세상에서 인간이 주체적인 결정이나 책임을 내리는 자리에 있다고 할 수 있는가?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작가는 AI 등장과 발전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고 어떻게 우리가 이 새로운 도구를 이용해 '제3의 지식'을 얻을 것인가에 몰두하고 있다. 규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작가가 이야기하는 규제는 AI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규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3의 지식'과 인공지능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대에서 인공지능의 존재와 권한 등에 대한 규제는 언급하지 않는다. 책의 주제와 다르기에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런 것에 대한 고려 없이 무작정 이 놀랍고 신비로운 인공지능 AI를 보며 어떻게 활용할까에 대한 고민만 하는 것은 임상시험 없이 신약을 유통하는 것만큼 위험해보인다.

끝으로, 작가는 왜 이렇게 흥미롭고 유익한 책을 쓰고는 책 디자인에 신경을 쓰지 않은것인가... 책 제목도 좀 더 멋질 수 있었다고 본다. 오히려 부제인 'AI 시대에 인간의 의미 찾기'가 더 끌린다. 아래는 챗GPT와 제미나이가 추천해준 책 목록이다... 

"마음의 풍경: AI 혁명을 탐험하다"
"이항을 넘어: 인류와 인공지능의 댄스"
"넥서스 수렴: 인류 사회에 미치는 AI의 영향을 탐구하다"
"인공적 지평선: 인류와 AI의 공존의 방향을 찾다"
"인식의 르네상스: AI 깨달음을 향한 인류의 여정"
"무한한 지능: 인류의 잠재력을 위한 AI 활용"
"내일의 마음: AI 시대로의 인류의 오디세이"
"공동 창작자의 새벽: 미래를 건설하는 인간과 인공지능"
"인공지능 거울: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에 대한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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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시밤 | 7개월 전

공감가는 내용에 끄덕끄덕하면서 심각하게 읽다가 책 디자인에서 빵터졌네요 ㅋㅋㅋㅋ 정말 이토록 좋은 책을 쓰고는.. 부제가 더 멋지다는 것도 공감이요..
추천 목록은 실제로 있는 책을 추천해준건가요 아님 책 제목을 추천해준건가요? 일관성은 있네요ㅎㅎ

Journey | 7개월 전

AI가 제안한 몇몇 제목은 뛰어나네요. 저자는 본문에서 인공지능을 동반자로 사용할 것을 권했는데 정작 이 책 제목 달기에는 실천하지 않은 것 같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