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이라는 단어에 대한 편견, 그 의미를 찾는 시간
2411 시즌 - 책 <인챈트먼트>
2025-02-20 08:58
전체공개
캐서린 메이의 『인챈트먼트』를 읽으며 나는 ‘매혹’과 ‘황홀감’이라는 단어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깨닫게 되었다. 이전에는 이 단어들이 오직 특별한 순간이나 비범한 경험에서만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나의 시야를 넓혀주었고,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요소들—흙, 물, 불, 공기—조차도 깊이 들여다보면 충분히 매혹적일 수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책을 읽어 나갈수록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어린 시절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흙을 밟고, 개울물을 손으로 휘저으며 놀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그때 나는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온전히 느낄 줄 알았고, 작은 것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그러한 감각을 점점 잊어버렸고, 바쁜 일상 속에서 ‘매혹’이라는 감정을 느낄 기회조차 스스로 차단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때때로 잃어버린 것들을 애타게 찾지만, 어쩌면 그것을 멀리한 것은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개념은 ‘히에로파니(Hierophany)’, 즉 성스러운 현현이다. 저자는 마법이 우리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의해 창조된다고 말한다.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은 오직 특별한 순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선과 태도에 따라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경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히에로파니는 진귀한 것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진귀함은 그것을 추구하는 우리의 의지에 있다.” (282p) 이 문장은 내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늘 익숙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창문 너머로 스며드는 햇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손끝에 닿는 따뜻한 찻잔—이 이제는 조금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인생은 거창한 성취만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순간의 축적 속에서도 충분히 빛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인챈트먼트』는 우리에게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더 이상 ‘매혹’과 ‘황홀감’을 먼 곳에서만 찾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내가 살아가는 매 순간 속에서 그것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삶은 더 풍요롭고 의미 있는 경험으로 가득 차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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