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은 어렵사리 다 읽고(전문용어는 살살 건너뛰며~) 나니 인간의 저자됨이 왜 중요하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읽는 중에는 생소한 전문용어, 다수의 등장인물, 많은 글밥 등이 부담스러워서 내용을 정리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결국, GPT4-0 최신 AI에게 물었다.
'나오미 배런의 쓰기의 미래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려고 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줘!'
'어? 그런 얘기였었구나!, 이것 말고도 있었는데...'
'어? 그런 얘기였었구나!, 이것 말고도 있었는데...'
저자처럼 똑같은 질문을 다시 했다.
처음 질문보다 내용도 많고 글자도 크고 독후감 쓰는 팁도 더 많이 준다.
내가 이해못해서 다시 묻는다고 생각한걸까?
그래서 저자처럼 세번째로 똑같이 물었다.
이번에도 친절하게 내용도 추가하고 구두점, 머릿말 등을 꾸며서 더 잘 보이게 구성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대화가 길어지면 앞서 오간 대화 전체가 다시 맥락으로 들어가 토큰이 낭비되고, AI 답변도 짧아져요. 새 대화를 시작해 주세요.' ㅋㅋ 기계도 지쳐가나보다.
그러나 분명 이 녀석 때문에 나는 마감 시간 전에 독후감을 쓸 기운이 생겼다.
저자가 말한대로 AI를 사고의 도구로 삼아 글쓰기를 도와달라고 한 셈이다.
역시. AI는 나의 요구를 '무지성 긍정'으로 즉각적인 도움을 주었다. 그것도 짜증내지 않고 세번씩이나~
책을 읽는 동안에 여러 얘기가 자꾸 뒤섞여서 맨 앞의 '차례' 부분으로 돌아가서 생각을 정리했던 과정을 깔끔하고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어 책 내용을 좀 더 명확하게 해주는 바람에 이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
문득, 내가 읽지 않은 상태에서 똑같은 질문을 하고 이 녀석이 주는 답변을 받았을 때의 내 머릿속과 지금의 내 머릿속 상태는 얼마나 달랐을까를 생각해본다. 일단, 당연할것처럼 여겨지는 결론을 향해 그 많은 얘기를 쏟아내는 작가의 고민과 경험과 연구 등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책을 힘들게 읽은 독자로서의 나는 ' ~독후감을 멋지게 잘 써줘!'라는 명령어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내 의지로 이 글을 써가고 있음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기계는 일하고 사람은 생각해야 한다'
'빛나는 것 중 무엇을 어느 항아리에 넣을지 판단해야 한다.'
'자신 만의 글쓰기 평가표를 가져라'
'창의적인 행위의 첫째 가는 수혜자는 대부분 작가 자신이다.'
'창의적인 행위의 첫째 가는 수혜자는 대부분 작가 자신이다.'
작가의 이런 말들이 AI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때마다 느끼는 나의 '일반인 낙오불안감'에 많은 위로가 되었다.
사람의 뇌가 지금의 AI처럼 진화하지 않은 것은 AI처럼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이 생존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뇌전문가의 말을 믿는다. 지브리 열풍으로 GPT가 녹아 내린다는 오픈AI 경영자의 말은 전력이든 무지한 인간들 때문이든 AI는 어쩌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 완독 기념으로 디지털 시대의 부작용을 해소하고자, 아날로그의 대표수단인 책읽기와 손글씨 쓰기를 통해 감성과 이성을 조화롭게 하려는 취지로 올해 11회째 연다는 '00손글씨대회'에 응모해보기로 했다. 미션은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의 내용을 응모용지에 직접 손글씨로 쓰기이다. 글쓰기의 내면적 동기를 말하기 위해 저자가 인용한 내용을 손글씨로 꾸욱꾸욱 눌러 쓴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글쓰기는 삶의 형태와 뜻을 부여하며 삶을 구원하는 길이다. 쓰기는 우리가 감췄던 것을 드러내며, 우리가 무시하고 왜곡하고 부인했던 것을 들춰낸다. 그것은 그런 식으로 우리를 사로잡아 꼼짝없이 옭아매지만, 또한 그것은 진실과 해방의 한가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