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글쓰기
2503 시즌 - 책 <쓰기의 미래> 독후감
2025-05-14 22:30
전체공개
나는 인간이다. AI의 광풍 속에 오늘도 글을 써야 하고 문장을 만들어 내야하고 이해와 설득과 결정을 해야 하는 나는 인간. 손쉽게 AI에게 물어봐 끝낼 수 있는 것들이란 아직은 너무도 제한적인 반면, 이 책에서 말하는 바대로 이제 타협과 결정을 해야 할 확실한 시간 앞에 도달한 것 같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는 데 따르는 대가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때.
우린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작가의 질문에 한참 먹먹했지만, 써내려가야 할 게 한가득인 이 마당에 왜? 라는 이유를 물어보지도 못하고 하루하루 써내려간 것들이 어떤 의미인지에 도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글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양한 글쓰기를 해야 하는 나에게 나만의 글쓰기를 기준으로 나를 위한 글쓰기라고 꼭 말하고 싶었다. 나를 위한 글쓰기. 그저 견디고 버텨내기 위한 글쓰기였다고나 할까. 쓰기를 통해 마음이 안정되었고, 화를 누를 수 있었고, 무너지는 마음을 간신히 지탱했던것도 돌아보면 쓰기의 시간을 보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토닥토닥.
epi-1
“나는 내가 말한 것을 읽어 보기 전까지는 내 생각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쓴다.” - 477p.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간 것같은 이 문장에서 또한 글쓰기의 답을 조금 찾았다. 내가 말한 것의 일관성, 합리성, 타당성 등을 말에 흘려가보내고나면 내가 무슨 생각속에 있었는지 잊을때가 많다. 그래서 원페이퍼가 중요했을때가 많았다.
epi-2
옆에 있는 동료와 이야길 하다가 불꽃이 튀었다. 사업 설명을 하다가 우리의 논리로 그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였는데, 그들의 언어로, 그들의 뇌구조로 다시 설득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 우리의 설득 논리가 부실하지 않았고, 정해진 결론에 맞춰 타당성과 필요성은 모두 거부한 채 '날 설득할 수 있으면 해봐라' 라는 태도의 그들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잠시 욱했지만....
”효과적으로, 설득력있게, 혹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쓰기 위해, 우리는 글쓰는 기술을 습득하고 그것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 477p
역시. 또 답이 있었다.
아까 말한 내용 중 서로 논쟁했던 부분과, 그쪽에서 제기한 문제 중 미처 어필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글로 적어 업무 쪽지를 남겨두었다. devil’s advocate가 되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작성하며 그들의 언어와 뇌 구조로 잠시 빙의하는 시도를 하는 건 하나의 연습이 되었다.
epi-3
”과제의 목적은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문학도가 되려는 나를 철저히 이해하고 수세기 전의 작가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었다. 희망컨대 그 과정에서 분석적으로 사고하고 나만의 글쓰기 목소리를 찾는 방향으로 한 발 더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 517p
“인간의 글쓰기는 인간의 마음을 날카롭게 벼리고, 다른 사람과 이어주는 마법검이다. AI가 효율적이라 하더라도 그 검이 빛을 발하도록 지키는 것을 우리의 몫이다.” -517p
좋은 성적을 얻는다거나 누구에게 보이려는 글을 쓸 의욕도, 여지도 없지만 나를 이해하고 내 생각을 잘 알아차리는 글쓰기를 위해 나는 계속 분투할 생각이다. 온전한 평안을 위해 말이다. AI가 편리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AI 를 거부할 수도 없는 시간들이 더 가까이 오겠지만, 그 일부를 받아들이는 일 또한 인간의 일일 테고, 판단을 위한 시간을 써야 하는 것도 또한 인간일 것임을 의심하지 않기로 한다.
작가의 전작인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다시 집어들었다. 읽기와 쓰기로 지내는 시간이 이제 더 이상 견디고 버티는 시간이 아니어서 좋다.
“마지막 결정권자는 마땅히 인간이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는 데 따르는 대가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때.
우린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작가의 질문에 한참 먹먹했지만, 써내려가야 할 게 한가득인 이 마당에 왜? 라는 이유를 물어보지도 못하고 하루하루 써내려간 것들이 어떤 의미인지에 도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글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양한 글쓰기를 해야 하는 나에게 나만의 글쓰기를 기준으로 나를 위한 글쓰기라고 꼭 말하고 싶었다. 나를 위한 글쓰기. 그저 견디고 버텨내기 위한 글쓰기였다고나 할까. 쓰기를 통해 마음이 안정되었고, 화를 누를 수 있었고, 무너지는 마음을 간신히 지탱했던것도 돌아보면 쓰기의 시간을 보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토닥토닥.
epi-1
“나는 내가 말한 것을 읽어 보기 전까지는 내 생각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쓴다.” - 477p.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간 것같은 이 문장에서 또한 글쓰기의 답을 조금 찾았다. 내가 말한 것의 일관성, 합리성, 타당성 등을 말에 흘려가보내고나면 내가 무슨 생각속에 있었는지 잊을때가 많다. 그래서 원페이퍼가 중요했을때가 많았다.
epi-2
옆에 있는 동료와 이야길 하다가 불꽃이 튀었다. 사업 설명을 하다가 우리의 논리로 그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였는데, 그들의 언어로, 그들의 뇌구조로 다시 설득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 우리의 설득 논리가 부실하지 않았고, 정해진 결론에 맞춰 타당성과 필요성은 모두 거부한 채 '날 설득할 수 있으면 해봐라' 라는 태도의 그들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잠시 욱했지만....
”효과적으로, 설득력있게, 혹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쓰기 위해, 우리는 글쓰는 기술을 습득하고 그것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 477p
역시. 또 답이 있었다.
아까 말한 내용 중 서로 논쟁했던 부분과, 그쪽에서 제기한 문제 중 미처 어필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글로 적어 업무 쪽지를 남겨두었다. devil’s advocate가 되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작성하며 그들의 언어와 뇌 구조로 잠시 빙의하는 시도를 하는 건 하나의 연습이 되었다.
epi-3
”과제의 목적은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문학도가 되려는 나를 철저히 이해하고 수세기 전의 작가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었다. 희망컨대 그 과정에서 분석적으로 사고하고 나만의 글쓰기 목소리를 찾는 방향으로 한 발 더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 517p
“인간의 글쓰기는 인간의 마음을 날카롭게 벼리고, 다른 사람과 이어주는 마법검이다. AI가 효율적이라 하더라도 그 검이 빛을 발하도록 지키는 것을 우리의 몫이다.” -517p
좋은 성적을 얻는다거나 누구에게 보이려는 글을 쓸 의욕도, 여지도 없지만 나를 이해하고 내 생각을 잘 알아차리는 글쓰기를 위해 나는 계속 분투할 생각이다. 온전한 평안을 위해 말이다. AI가 편리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AI 를 거부할 수도 없는 시간들이 더 가까이 오겠지만, 그 일부를 받아들이는 일 또한 인간의 일일 테고, 판단을 위한 시간을 써야 하는 것도 또한 인간일 것임을 의심하지 않기로 한다.
작가의 전작인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다시 집어들었다. 읽기와 쓰기로 지내는 시간이 이제 더 이상 견디고 버티는 시간이 아니어서 좋다.
“마지막 결정권자는 마땅히 인간이어야 한다.”
댓글
소통을 위한 쓰기, 설득을 위한 쓰기, 표현을 위한 쓰기, 해소를 위한 쓰기... 그러고 보니 쓰기의 용도란 끝이 없네요. 나의 쓰기는 어디에 속할 때가 많은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