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에서 키보드로, 책에서 전자책으로, 사진에서 이미지 파일, 인터넷 검색에서 ChatGPT로.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도구를 비교적 충실히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기술은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이러한 성장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지기 마련이지만 그동안 그림자를 돌아볼 새도 없이 밀려드는 기술의 파도에 올라타는 데 급급했다. ChatGPT의 편의성을 일찍부터 경험한 나로서는 이런 기술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은 마치 파도를 역류하는 것처럼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에세이를 대신 쓰고, 작가를 흉내 내 글을 쓴다는 사실은 도구를 '잘' 활용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왜일까. AI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예술 분야에 침범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처럼 흉내 낼 수 있기 때문일까? 책의 초반부터 들었던 이 불편함의 정체를 분명히 하지 않고서는 왜 AI를 경계해야 하는지, 왜 ‘쓰기’가 대체되어서는 안 되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름대로 기존의 도구와 AI의 차이점을 정리해 보았다.
과거의 도구는 언제나 인간의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작동했다. 도구는 명확한 목적에 따라 설계되었고, 사회적 규제나 합의 안에서 통제되었다. 설계된 대로 움직였으며, 결과물도 예측 가능했다. 그러나 AI는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의 최종 의사결정 없이 작동할 수 있다. 윤리 원칙과 같은 권고는 존재하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장치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자연어로 소통할 수 있는 AI는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AI의 사용을 부추기고 있다. 이제 AI는 창작을 위한 도구를 넘어 창작자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여겨왔던 창의성을 AI가 흉내 낼 수 있을까? 그리고 흉내 낸 작품을 우리는 독창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무리 그럴듯한 결과물이라고 해도, AI가 만들어낸 것은 결국 방대한 데이터를 조합해 도출한 평균값일 뿐이다. 기술적으로 AI는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수 없다. 특정한 조건으로 학습되어 일시적으로 고유한 정체성을 가진 것처럼 흉내 낼 수 있지만, 곧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새로운 데이터에 의해 그마저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작가의 정체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작가 고유의 정체성은 오직 자신의 삶과 경험, 그리고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다.
"...쓰기는 어떤 생각에 대한 생각을 낳고, 마음은 그런 생각들의 저장소가 된다. 따라서 마음의 발견이 적어도 쓰기가 남긴 유산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타당하다." 73p
쓰기는 단순한 표현의 도구에서 머물지 않고, 삶의 주체로서 자신을 돌아보는 깊은 성찰의 과정이다. 자기 생각을 글로 옮긴다는 것은 단지 맞춤법이 정확하고 글이 논리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넘어서, '나'의 내면이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지 보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AI가 실용적 글쓰기를 대체할 수는 있겠지만, 사적인 글쓰기는 결코 대체할 수 없고, 대체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글쓰기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읽고, 쓰는 경험은 자신을 알아가는데 더없이 좋은 도구이다. 단지 편리하다는 이유로 기계에 맡겨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소중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A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어린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었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손으로 직접 쓰고 그리는 경험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하며, 이후 적절한 시기에 교육 환경 안에서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참고 자료에 출처를 다는 것처럼, AI의 도움을 받은 부분에 대해 기록해 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AI가 만든 친구 영상이 가짜라는 사실부터 교육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쓰기는 단순한 표현의 도구에서 머물지 않고, 삶의 주체로서 자신을 돌아보는 깊은 성찰의 과정이다. 자기 생각을 글로 옮긴다는 것은 단지 맞춤법이 정확하고 글이 논리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넘어서, '나'의 내면이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지 보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AI가 실용적 글쓰기를 대체할 수는 있겠지만, 사적인 글쓰기는 결코 대체할 수 없고, 대체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글쓰기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읽고, 쓰는 경험은 자신을 알아가는데 더없이 좋은 도구이다. 단지 편리하다는 이유로 기계에 맡겨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소중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A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어린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었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손으로 직접 쓰고 그리는 경험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하며, 이후 적절한 시기에 교육 환경 안에서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참고 자료에 출처를 다는 것처럼, AI의 도움을 받은 부분에 대해 기록해 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AI가 만든 친구 영상이 가짜라는 사실부터 교육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AI는 분명 유용한 도구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생산성을 확장시키는 고마운 도구가 될 수도 있고, 지나친 의존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저해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단순히 쉽고 빠른 결과물에 환호하기보다는 이 결과물에 나의 생각과 경험이 얼마나 담겨있는지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기술을 활용하되, 생각하는 힘은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
----
이 글은 각 문단의 자연스러운 이어짐(예를 들어 '기존의 도구와 AI의 차이점~비교' 부분에서 특히, 그 외 마지막 문단)
맞춤법(글 전체 한 번 돌렸어요 ^^),
반복적인 단어 사용 줄이고 어색한 문장 추려내기,
글을 쓰기 위한 자료 검색에서 AI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그러나 글의 전체적인 짜임(도구의 발전 > AI의 등장/비교 > 쓰기의 중요성 > AI 학습 방법)과 각 문단의 내용은 책을 읽으며 틈틈이 메모한 내용에 기반을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