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2403 시즌 - 책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구나
2024-04-25 14:19
전체공개

  1. 일단 어렵다. 이해하기 힘들었다. 간혹 책의 좋고 나쁨을 떠나 책과 나의 궁합이 안 맞아서 읽기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 또한 그렇다. 단순히 활자를 읽은 것에 그쳤을 지라도 완독했다는 것에 나름대로의 의의를 둔다. 가장 크게 체감한 부분은 배경지식의 부족이다. 아이작 아시모프나 유발 하라리의 이름이 잠깐 언급되고 지나갔지만 - 책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관계없이 관련 이야기를 수박겉핥기식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면 이 책도 보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2. 내가 생각하는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것, 즉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 정(情) : 인공지능은 친절과 다정을 구분할 수 있을까? 친절한 말투를 흉내내는 것을 넘어 다정한 태도를 보일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다정이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함의를 파악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된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친절을 넘어 다정에 도달하지는 못한 것 같지만, 미래의 AI는 인간의 다정함도 감쪽같이 흉내낼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 오지랖 : 다정이란 어쩌면 오지랖의 발현일 지 모른다. 오지랖이란 흔히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우선되는 오지랖과 간섭은 때로 감동이 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알고리즘의 영역을 벗어난 이 한 발작을 인공지능이 내딛을 수 있을까?
    • 감탄 : 지금의 인공지능은 음악을 만들거나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다. 나는 그런 방면으로는 재능이 없기 때문에 어쩌면 결과물만 놓고 보았을 때에는 나보다 인공지능이 앞선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그러한 결과물을 보고 감탄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감탄의 순간들이 삶을 더 다채롭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 질문 : 최근 읽은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정답을 맞히며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하며 나아간다’. (정답과 질문, 이분법적으로만 봤을 때) 지금까지의 인공지능은 정답을 학습하고, 정답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역시 확률적인 과정을 거친다. 반면 인간은 정답을 맞히기보다 질문을 하고, 정해진 정답이 없는 사회 속에서 나름대로 옳은 답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옮다고 생각되는 답을 찾는 과정은 확률과 논리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물음표를 던지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 평가(=가치판단) : 인간은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옳고 그름에 대한 나름의 가치판단을 한다. 때로 이런 가치판단은 감정을 베이스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인간은 감정 때문에 비합리적인 판단을 할 때도 있지만 인공지능은 누군가를 편애하거나 미워하는 감정 소모없이, 필요한 일만 수행한다는 점에서 더 나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

  3. 인공지능이 인간 틈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존재가 되느냐를 결정하는 것 역시 인간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하고자 하는 욕망, 인공지능에 두려움이란 감정을 가지는 것, 또 인공지능을 애정하는 것.

  4. 책을 읽으면서도 제목을 <인공지능으로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책 표지를 눈 앞에 두고도, 책을 읽으면서도 ‘인공지능’가 아니라 ‘인공지능으로’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인공지능을 도구로만 바라보는 내 고정관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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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강국진 | 7개월 전

안녕하세요. 책을 쓴 강국진입니다. 책이 어려웠다니 글쓴이로서 유감이로군요. AI는 기본적으로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AI라는 답을 발견하는 방식이 AI 패러다임이죠. 문제에 대한 답은 애초에 문제가 있어야 나올 수 있는 것이죠. 자연법칙이 우리가 발견하는 지식이듯 AI도 우리가 컴퓨터 최적화에 의해서 발견하는 지식으로 AI는 욕망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AI가 스스로 문제를 가지지도 않습니다. 결국 AI를 만들어 내는 것은 인간의 문제고 인간의 욕망인 셈입니다. 문명인이 수렵채집인과는 다른 욕망을 가지듯 AI를 쓰는 인간은 지금과 또 다른 욕망을 가지게 되겠지만 결국 미래에도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과 감정일 것입니다. 정도 인간의 감정이죠. 그리고 AI가 배울 수 없는 것입니다. 아는 척 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결국 AI는 인간이 준 문제를 풀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