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마음가짐으로 마음을 바라볼 수 있다면

2407 시즌 - 책 <마인드 체인지>
동그라미
2024-07-18 00:50
전체공개

오늘도 100번을 핸드폰을 껏다가 켰다고 한다. 핸드폰 화면에 오는 알림을 무심코 누르고, SNS에 들어가서 사용하는 시간이 적어도 2시간은 된다. 핸드폰 스크린 타임은 이미 하루 시간의 1/6 을 차지한지도 오래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뇌의 변화에 까마득히 놀랍기만 하다. 이미 SNS 가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든지 족히 10여년이 되었고, 디지털 세상에서 오는 각종 피로감은 내 몸도 내 뇌도 이미 느끼고 있는 듯하다. 10여년동안 스쳐지나간 피드는 1만개는 족히 될텐데, 그 중에 기억에 남았던 건 어떤 것일지 생각해보았다. 우리의 뇌는 진화하지는 못했지만 10년동안 충분히 적응했을 것이다. 좋은 방향으로든, 안 좋은 방향으로든 우리가 알아채지 못했을 뿐.

꽤 오래전부터 TV에서 벗어나야한다, 인터넷, 핸드폰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잔소리와 함께 장단기적으로 디지털을 끊어야한다는 이야기를 꾸준히 듣다보니 나도 모르게 이 말을 더욱 신경쓰는 것 같기도 하다. 더욱 시간을 쪼개서 단편화된 삶에 내 뇌도 단편화되어 몇 분도 안되어서 이리저리 생각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시간의 흐름에서 봐보면 뇌는 어떤 부분에서는 더욱 발달되었을 것이고, 어떤 부분에서는 더욱 퇴화되어간다. 

그렇다면 일단 현실을 인정하자. 우리는 우리 조상들보다 우리는 뇌를 더욱 자극했고, 즐거움을 찾았고, 많은 것을 잃었다. 우리는 예전보다 더욱 깊고 진한 대화로 이어졌던 것들, 눈으로 봤던 장엄함의 세계를 느끼지 못하고, 앎을 통해 소름돋는 멋진 경험들을 한 지도 오래인 것같다.  수많은 얕은 연결과 눈 대신 카메라로 SNS에 올릴 것들을 찍느라 분주하게 살고 있다. 

이 책은 게다가 2015년에 쓰여진 책으로 10년의 시간이 지났다. 이 기간동안 우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릴스와 쇼츠/틱톡이 생겼고, 인스타그램/유튜브는 이제 더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다. 얼마전에 시작된 AI 시대에는 인터넷의 경고 이상보다 더욱 GPT를 통해서 검색하고 정보를 찾아간다. Hey GPT4, 마인드체인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어본다면 나도 놓쳤던 글과 사람들이 밑줄을 그으며 읽었던 문단이 어떤 것인지 알려준다. (물론 그게 정확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확실하게도 우리의 뇌가 더 자극과 편함을 찾아가고 있고, 이제 영화라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기도 어려운 그런 집중력과 자기 자신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조차도 가끔 모를 때가 있다. 이 책 마인드체인지에서 이야기했던 경고는 이제 현실이 되어 현상으로 벌어졌고, 앞으로의 자식 세대들은 이제 긴 글 컨텐츠와 함께 뛰놀면서 알게되는 소중한 친구관계와 그에 따르는 상처보다, 인공지능이 찾아주는 쉽고 편향된 짧은 컨텐츠와 얕은 인간 관계를 쌓으며 살아간다. 우리가 올바르게 보여주는 모습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보여주고 싶어할까? 최소한 하루에 5시간 핸드폰을 하는 그런 모습, 1년동안 보지 못한 친한 친구의 SNS에는 늘 좋아요를 남기는 모습만 있다면, 20분도 집중하지 못해서 핸드폰을 한번씩 켜보는 나의 모습은 우리 자식 세대에게 어떤 영감을 줄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프라인에서 깊은 대화와 강한 집중력을 기르는 것만이 답일까. 핸드폰과 디지털에서 우리를 어느정도 분리해야할까. 측정을 할 수 있다면 소셜네트워크에서 내 도파민이 얼마나 올라갈지 혈당처럼 측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아니면 역사의 흐름대로 결국 진화하고 퇴화하며 이 시대를 살아갈 것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남는다. 그리고 단순히 개인을 넘어서 사회 혹은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지 그 방향은 어떻게 정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 동안에도 우리는 아직 기회가 많이 남았고, 좋은 글을 읽을 기회가 있으며, 좋은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일상이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는 것이다. 또 그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의 마음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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