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아이패드로 읽었다.

2407 시즌 - 책 <마인드 체인지>
구나
2024-07-24 17:55
전체공개

최근 3주간 일상 루틴에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노트에 손으로 쓰는 모닝페이지, 다른 하나는 퇴근 후 집 근처 공원을 걷거나 뛰기. 도합 2시간 남짓한 시간 외에는 디지털 매체로 점절된 하루를 보내고 있다(솔직히 공원 산책할 때도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기 때문에 그중 1시간은 온전한 거리두기가 아니긴 하다).

9시부터 6시까지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일을 한다. 잠깐 짬이 나서 딴짓을 할 때도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화장실에 갈 때도 핸드폰을 꼭 가지고 간다(화장실 간 김에 SNS 확인). 스마트워치가 일어나라고 하면 일어나서 서성거리며 시간을 때우고, 물 마시라고 하면 물을 마신다. 덕분에 의자병도 예방되고 수분 섭취량도 늘었다는 장점이 있지만, 워치 같은 스마트기기 중독은 심화되어 간다. 한편으로는 스스로 의자에서 일어나 스트레칭하고, 적정한 양의 물을 마시는데 필요한 사고의 범위가 축소되는 것이기도 하다. 사소한 부분이라 할 수 있지만 '생각하지 않는 편리함'에 익숙해져버리면 어떻게 될까?

예전에는 스스로 탐구했던 것들도 요즘은 ChatGPT나 네이버 Cue 서비스에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네이버 Cue 검색서비스는 '내가 해야 할 탐구와 요약, 정리를 대신해줘서 편리하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정말 '편리하고 좋은 것'일까? 책을 읽기 전까지는 각종 디지털기기, AI 소프트웨어 등을 잘 활용하는 내가 스마트하다고 착각했었다. 그렇게 인간 사유의 길이 점점 좁아지려는 찰나 적절한 시기에 좋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신기술을 잘 활용하는 나, 매우 스마트해. 잘 하고 있어.'라는 착각을 일으키는 것도 그들의 의도를 그대로 수용하기만 한 결과가 아닐까. 새로운 릴스 영상을 보기 위해 화면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행위가 슬롯머신 손잡이를 내리는 것과 닮아있다는, 과연 아무 의도 없이 그런 제스쳐를 설계했을 것인지에 대한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수십 년 동안 누군가는 꾸준히 경고하던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별로 대수롭지 않은 개념이었다(나 포함). 이러한 무관심에 힘입어 또 다른 누군가는 기후변화를 무시한 기술발전에 더욱 박차를 가했으리라. 하지만 현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를 체감하며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하고, 지금부터라도 다시 바꿔보자고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일련의 일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인 환경에서 인간의 뇌가 어떤 영향을 받고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사유와 탐구가 필요한 시기이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는 말처럼, 디지털 기기와 현대 기술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그 편리함 뒤에 숨겨진 영향을 외면하지 않고 사유하자.

p.s. 이 책을 전자도서관에서 빌려 아이패드로 읽었다. 내용 중 일부는 전자도서관 앱의 AI가 책을 읽어주는 기능을 이용하기도 했다. 쉽고 편하고 돈이 안 들어서.
독후감은 쓰다보니 부정적인 방향으로 좀 더 기울긴 했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저자의 의견에 매우 동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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