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긴장, 다양성을 포용하는 삶이란

2407 시즌 - 책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sunrise
2024-08-15 00:10
전체공개

어쩌다 보니 트레바리 때도 그러했듯이 매번 반후감이다.
이번에도 딱 절반쯤 읽어 내려 간 것 같아서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다.
독서할 시간을 만드는 것은 바쁨의 차이가 아니라 집중력과 의지의 차이인 것을....
그래도 빠르고 깔끔한 문장을 적어 보려고 연구실에서 노트북을 낑낑대며 집으로 들고 왔다. 

정치 이야기는 항상 마무리가 말다툼으로 끝났던 경험 탓에 그냥 말하고 싶지 않은 것, 내 견해가 있어도 숨기는 어떤 것이었다. 
그래서 민주주의 이야기? 또 내가 알던 그 뻔한 것이겠거니 하고 조금은 기대없이 책을 펼쳐 들었다.
50페이지쯤 읽었을까, 왜 병근님이 이 책을 선정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은 마음이었다.

 평화란 자신의 의견을 올바르게 말할 수 있는 뻔뻔스러움과 남의 이야기를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들을 수 있고 내가 아는 것이 진리가 아닐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는 겸손한 마음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을 때, 그 사이의 팽팽한 어느 곳에서 만나는 무언가였다. 한 쪽으로 치우친다면 그건 나치가 원하는 파시즘이라는 (정확히 대목이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저자의 해석에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게 한 문장이 인상 깊어 읽다가 메모장에 옮겨 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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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21세기에 부응하기 위해 미국인에게 필요한 마음의 습관을 두 단어로 요약해달라고 한다면, 뻔뻔스러움과 겸손함이라는 말을 고르겠다. 뻔뻔스러움이란 나에게 표출할 의견이 있고 그것을 발언할 권리가 있음을 아는 것이다. 겸손함이란 내가 아는 진리가 언제나 부분적이고 전혀 진리가 이닐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따라서 내 의견을 분명하고 자신있게 발언하는 것만큼 특별히 타인에게 열린 마음과 존중하는 태도로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93p 

감정에 호소하는 것은 지성에 호소하는 것을 항상 능가할 뿐 아니라, 깊이 간직하고 있는 신념과 충돌하는 사실을 제시하면 사람들응 신념을 바꾸기보다 그 신념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1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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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있는 공적인 삶은 민주주의의 열쇠다. 공적 영역에서 우리는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진정으로 함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거기에서 우리는 다양한 사람과 만나는 기회를 얻고, "타인들"이 머리에 뿔을 달고 있기는커녕 삶을 풍부하고 활력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긴장은 위협적이기보다는 교훈적이고 힘을 불어 넣어주며 심지어 흥미진진하다는 것도 깨닫는다.
1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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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슨한 연결의 끈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말할 수 있고, 다름을 인정하고 타인의 생각을 들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공동체가 북클럽 오리진이다. 어쩌면 민주주의를 위한 마음가짐을 준비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공동체가 아닌가...!
 생전 처음 보는 이들과 같은 책을 읽고 서로가 가진 생각을 나눈다. 나누는 과정에서 참 많은 것들을 배워간다. 
 내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점차 많아지기를 오늘도 희망하면서, 늘 그렇듯 모임 전까지 책의 마지막 부분을 덮고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여 참석해야겠다고 의지를 불태워 본다.
(10분 지각 제출은 봐주실거라고 믿으면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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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가을아침 | 3개월 전

책 내용과 독후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네요.
덕분에 내가 놓친 부분까지 잘 읽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열쇠는 활력있는 공적인 삶... 깊이 공감되는 말입니다.
나와 배치되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주는 선생님의 독후 메시지에 고마움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