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타고 가다 보면 지축역에 도착하기 전 창밖으로 북한산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오늘은 회색 구름이 산의 거의 전모를 덮고 있어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없어 아쉽지만 흐린 날 특유의 운치가 그것대로 보는 맛이 있다.
문득 코끼리를 생각한다. 코끼리는 강물 위의 다리나 어떤 구조물을 밟고 지나가야 할 때면 앞발로 이리저리 건드려도 보고 무척 신중하게 살펴보고서야 그 위를 지나간다고 한다. 제 몸이 무거운 줄 알고 디딜 곳이 하중을 견딜 만한지 가늠해 보는 것이다.
코끼리가 영물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자기들끼리의 동료 의식도 놀라울 정도다. 무리 중 하나가 죽으면 장사를 지내는 것 같은 행동거지를 보이는가 하면 동료를 해친 사람에 대해서는 반드시 찾아가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를 어떤 책에서 읽은 것도 같다.
코끼리 하면 떠오르는 것은 느림이다. 걷는 것도, 먹는 것도 다 슬로모션처럼 느리다. 무엇보다 육중한 몸 때문이겠지만 비슷한 몸집의 하마나 곰 같은 동물과 비교해 봐도 확실히 느리다. 몸집이 커도 맘 먹기에 따라서는 곰처럼 민첩한 행동 방식을 생존 전략으로 택해 그쪽으로 진화해 갈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의 모습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느리게 산다기보다 의식적으로 느긋한 삶을 선택한 거라면.
물론 어느 하루 아침 누군가의 중대 결단 같은 선택의 결과는 아닐 것이다. 무리 중 불특정 다수의 꾸준한 선택이 오래 누적된 결과가 아닐까. 알 수 없는 일이다.
문득 코끼리를 생각한다. 코끼리는 강물 위의 다리나 어떤 구조물을 밟고 지나가야 할 때면 앞발로 이리저리 건드려도 보고 무척 신중하게 살펴보고서야 그 위를 지나간다고 한다. 제 몸이 무거운 줄 알고 디딜 곳이 하중을 견딜 만한지 가늠해 보는 것이다.
코끼리가 영물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자기들끼리의 동료 의식도 놀라울 정도다. 무리 중 하나가 죽으면 장사를 지내는 것 같은 행동거지를 보이는가 하면 동료를 해친 사람에 대해서는 반드시 찾아가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를 어떤 책에서 읽은 것도 같다.
코끼리 하면 떠오르는 것은 느림이다. 걷는 것도, 먹는 것도 다 슬로모션처럼 느리다. 무엇보다 육중한 몸 때문이겠지만 비슷한 몸집의 하마나 곰 같은 동물과 비교해 봐도 확실히 느리다. 몸집이 커도 맘 먹기에 따라서는 곰처럼 민첩한 행동 방식을 생존 전략으로 택해 그쪽으로 진화해 갈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의 모습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느리게 산다기보다 의식적으로 느긋한 삶을 선택한 거라면.
물론 어느 하루 아침 누군가의 중대 결단 같은 선택의 결과는 아닐 것이다. 무리 중 불특정 다수의 꾸준한 선택이 오래 누적된 결과가 아닐까. 알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