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생긴일

현무암
2025-10-12 15:15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다보니 이런 저런 일들을 보고, 듣게되었다.

나는 지하철에 앉자마자 업무를 하기위해 노트북을 열었다. 한창 몰두하고있었는데 아이 울음소리가 잔잔하게 들렸다. 시간이 갈수록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소리를 뚫고 들리게되어서 이어폰을 빼고 주의깊게 들어봤다. 고통을 호소하듯이 마음 아프게 큰 소리로 울었다. 아이를 찾아보니 아빠로 보이는 남자분 등뒤에 엎혀있었다. 남자분은 아이의 울음소리를 멈추려고 하시는듯, 무릎을 굽혔다 피며 어화둥둥하고 있는 모습이였다. 그 노력에 비해 아이 울음소리는 점점 커져가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받았다. 
그러던 와중에 중년 남성분이 남자분과 아이에게 다가갔다. 시끄럽다고 하실까봐 불안했던 찰나였다.
“왜 이렇게 울어~ 으이구~“ 라고 하시자 남자분은 ”지하철을 처음 타봐서 그런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하시며 대화를 이어 나가셨다.
중년 남성분은 아이의 울음을 멈추게 하기위해 까꿍도하고, 장난도 치며 말을 거셨다. 한참을 그렇게 하셨다.
그러자 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신기하게 중년 남성분을 쳐다보기도하고 웃기도 하였다. 그러다 또 울었지만..
내리기 직전까지도 그렇게 하시는 모습을 보니 감동받기도하고, 어두운 지하속에서 반짝이는 빛을 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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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더듬이 | 12시간 전
아이를 등에 업고 가는 남자 분이 아이가 운다고 왜 죄송해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태연해 할 일도 아니겠지만) 공공장소에서 소음을 일으켜서요? 그러면 지하철을 더 이용하지도 못하고 내려야 할까요? 그래서 어느 집이나 아이가 있으면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차를 마련해서 따로 태워 다녀야만 할까요? 아이는 어른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알아도 어찌할 수 없는 이유로 우는 때가 많은데 말이지요. 그런 아이 시절을 겪지 않고 자란 사람 누가 있을까요? 그런 아이 하나 집안이나 주변에 없는 사람은 또 누가 있을까요? 함께 돌보며 도와서 해결해야만 할 일을, 최소한 이해하고 연민의 눈길로 살필 일을 언젠가부터 금을 긋듯 각자의 책임으로 내몰고 능력의 문제로 여기는 문화가 당연시되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그나저나 제가 보는 지하철 풍경은 저마다 눈은 작은 스크린에, 귀는 이어폰에, 손은 화면에 가 있는 경우가 태반인데 드문 광경을 보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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