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문앞에 세워둔 자전거의 앞바퀴가 주저앉아 있다.
며칠 전 휴대용 펌프로 공기압을 보충해줬는데, 그새 바람이 빠진 건가.. 가만히 들여다 보니 바퀴 아랫쪽이 완전히 납작하게 바닥에 붙다시피 했다. 튜브가 파열돼 바람이 빠져나간 것이다. 오래 진행돼 온 노후화가 오늘 사망에 이르렀다.
사실 워낙 오래 타고 다녔던 터라 바퀴 고무의 표면 돌기가 닳아 맨질맨질할 정도여서 오늘내일 하는 상황이었다. 올 것이 온 것이다.
일요일인데도 다행히 집에서 멀지 않은 단골 자전거점이 금일 영업 중이라고 인터넷에 나온다.
해가 좀 기울기를 기다렸다가 오후 느지막이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
주인 아저씨에게 보여주니, 대번에 고개를 흔들면서 하는 말: "우리 가게엔 중/고급 타이어만 취급해서 이 자전거엔 너무 비쌀 거예요. 여기에 맞는 싼 타이어 파는 곳 찾아 가는 게 나을 겁니다."
"가격이 얼만데요?"
"앞바퀴 5만원에, 뒷바퀴까지 하면 7만5천원은 줘야 해요."
아마 임종에 가까워 보이는 내 낡은 중고 자전거에 맞는 타이어는 그보다 훨씬 저렴한 걸로 쓰는 게 합리적일 거라는 말이겠다.
앞바퀴가 퍼져 굴리면 길바닥을 훑다시피 하는 자전거를 끌고서 다시 다른 자전거점을 찾아 다니고, 적절한 타이어 교체와 수리 여부를 물어보고 가격을 따져 보고 할 걸 생각하니 좀 맥이 풀렸다.
잠시 생각하다가 "그럼 그렇게 해 주세요“ 했다.
오래 기르던 반려동물이 병으로 고생하는 주인들을 떠올린다. 요즘 웬만하면 치료비가 사람보다 더 드는 모양이다. 그런데도 비용이며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경비로만 치면 그 돈으로 훨씬 어리고 건강하고 데리고 있기도 좋은 동물로 대체하는 게 나을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는 건 무엇 때문일까.
내 자전거도 이참에 퇴역시키고 새걸로 교체하는 건 어떨까, 잠시 생각해봤다.
검색까지 해봤다. 동네 오가는 용도의 기본형이라면 12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고 나온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오랜 시간 고락을 같이해 온 이 녀석에게 돈을 더 쓰고 함께 지내기로 했다.
삶이란 수입지출의 내역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이 있다.
자전거를 맡기고 한 시간이 지나 찾으러 갔다.
두 바퀴가 촉촉한 새 타이어로 교체돼 있다.
마치 새 신발로 갈아 신고서 거리로 나가 뛰어다니고 싶은 아이를 마주한 기분이다.
값을 치른 후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았다.
느낌이 새 차에 오른 기분이다.
기특한 녀석. 기분 좋은 추억들을 떠올려 보다가 문득,
내가 여태 이 녀석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순간, 두 가지 이름이 후보로 떠오른다.
달타냥과 근두운.
잠시 저울질을 해보다 결국 두 번째 걸로 낙점했다.
손오공이 타고 다녔다는 날쌘 구름 말이다.
나도 훨훨 날아다닐 것이다.
며칠 전 휴대용 펌프로 공기압을 보충해줬는데, 그새 바람이 빠진 건가.. 가만히 들여다 보니 바퀴 아랫쪽이 완전히 납작하게 바닥에 붙다시피 했다. 튜브가 파열돼 바람이 빠져나간 것이다. 오래 진행돼 온 노후화가 오늘 사망에 이르렀다.
사실 워낙 오래 타고 다녔던 터라 바퀴 고무의 표면 돌기가 닳아 맨질맨질할 정도여서 오늘내일 하는 상황이었다. 올 것이 온 것이다.
일요일인데도 다행히 집에서 멀지 않은 단골 자전거점이 금일 영업 중이라고 인터넷에 나온다.
해가 좀 기울기를 기다렸다가 오후 느지막이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
주인 아저씨에게 보여주니, 대번에 고개를 흔들면서 하는 말: "우리 가게엔 중/고급 타이어만 취급해서 이 자전거엔 너무 비쌀 거예요. 여기에 맞는 싼 타이어 파는 곳 찾아 가는 게 나을 겁니다."
"가격이 얼만데요?"
"앞바퀴 5만원에, 뒷바퀴까지 하면 7만5천원은 줘야 해요."
아마 임종에 가까워 보이는 내 낡은 중고 자전거에 맞는 타이어는 그보다 훨씬 저렴한 걸로 쓰는 게 합리적일 거라는 말이겠다.
앞바퀴가 퍼져 굴리면 길바닥을 훑다시피 하는 자전거를 끌고서 다시 다른 자전거점을 찾아 다니고, 적절한 타이어 교체와 수리 여부를 물어보고 가격을 따져 보고 할 걸 생각하니 좀 맥이 풀렸다.
잠시 생각하다가 "그럼 그렇게 해 주세요“ 했다.
오래 기르던 반려동물이 병으로 고생하는 주인들을 떠올린다. 요즘 웬만하면 치료비가 사람보다 더 드는 모양이다. 그런데도 비용이며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경비로만 치면 그 돈으로 훨씬 어리고 건강하고 데리고 있기도 좋은 동물로 대체하는 게 나을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는 건 무엇 때문일까.
내 자전거도 이참에 퇴역시키고 새걸로 교체하는 건 어떨까, 잠시 생각해봤다.
검색까지 해봤다. 동네 오가는 용도의 기본형이라면 12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고 나온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오랜 시간 고락을 같이해 온 이 녀석에게 돈을 더 쓰고 함께 지내기로 했다.
삶이란 수입지출의 내역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이 있다.
자전거를 맡기고 한 시간이 지나 찾으러 갔다.
두 바퀴가 촉촉한 새 타이어로 교체돼 있다.
마치 새 신발로 갈아 신고서 거리로 나가 뛰어다니고 싶은 아이를 마주한 기분이다.
값을 치른 후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았다.
느낌이 새 차에 오른 기분이다.
기특한 녀석. 기분 좋은 추억들을 떠올려 보다가 문득,
내가 여태 이 녀석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순간, 두 가지 이름이 후보로 떠오른다.
달타냥과 근두운.
잠시 저울질을 해보다 결국 두 번째 걸로 낙점했다.
손오공이 타고 다녔다는 날쌘 구름 말이다.
나도 훨훨 날아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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