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질서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2026-06-02 07:30 (수정됨)
언제부턴가 쿠팡 배달물들이 다시 현관에 쌓이기 시작했다.
소리 없이 원상 회복 중인 모양이다.
그러면 그렇지 별 수 있겠어.
CEO와 투자자들의 이런 속셈대로 될 모양이다.
돈만 많으면 무엇이든 되는 세상을 또 한번 입증하려는가.
저들(과 조력자들)은 어차피 사회를 약육강식의 정글로 생각한다.
아니다.
사실은 정글도 이렇지는 않다.
나는 아마존 정글도, 아프리카 초원도 가봐서 안다.
천재지변이 없는 한 대체로 평온하다.
강자가 늘 약자를 잡아먹지도 않고, 약자가 강자에게 늘 잡혀 먹히지도 않는다.
동물의 왕국 같은 사람이 만든 다큐를 보면 늘 사자가 가젤을 쫓고 얼룩말을 덮치는 걸로 나오지만
대개 정글이나 초원의 풍경은 무료하다.
배를 채우기 위한 사냥은 잠시 잠깐뿐.
그것도 사실은 실패할 때가 더 많다고 오래 지켜본 동물학자들은 보고한다.
사자도 대개는 그늘에서 낮잠을 즐긴다.
시도 때도 없이 내내 사냥감을 쫓아다닐 필요도 안 느끼고 그럴 에너지도 없다.
야수 같은 인간들이 흔히 사회 현실을 정글에 빗대며 '강자의 논리'를 당연시할 땐, 그들은 (자본주의 사회 이외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24시간 무한 경쟁에 쫓고 쫓기는 이상한 정글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어떤 기업가만 그런 게 아니다.
한쪽에선 그와 짝이 맞는 소비자도 목소리를 낸다.
자유로운 사회에 쇼핑의 자유도 있어야 한다.
물론이다.
그와 함께 기억할 게 있다.
어떤 자유는 그 선택이 부끄럽도록 느껴지게 만드는 공동체의 원리도 살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요즘 어떤 이들은 갑자기 커피 마실 자유를 달라고 외친다.
대개는 평소 약자의 자유에는 털끝 만큼도 관심 없었던 자들이다.
커피 마실 자유가 왜 없나.
얼마든지 사서 마시기 바란다.
왜 심리적 부담을 주냐고?
그건 당신이 자초한 마음의 몫이다.
대가는 돈으로만 치르는 게 아니다.
돈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그걸 양심이라고 불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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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산이화 프로필 산이화 | 14시간 전
현금으로 환불받을 자유를 만끽하려 별다방 가려고요. 선물해준 사람의 진의는 다른 커피샵에서 맘껏 누려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