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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두뇌 감퇴

깐돌이
2025-11-11 01:53
인공지능과 소셜 미디어가 유발하는 '뇌 기능 감퇴’를 피하려면 /뉴욕 타임스 2025.11.6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 검색 도구와 챗봇 및 소셜 미디어는 인지 능력 저하와 관련 있다. 해결책은?
   
2024년 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에서 실험을 해 봤다. 시리 멜루마드 교수는 250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글쓰기 과제를 내줬다. 보다 건강한 삶을 사는 법에 대한 조언을 작성해 보라는 것이었다. 참가자 일부는 구글 검색을 사용할 수 있게 했고, 나머지는 구글 인공지능의 자동 생성 정보 요약에만 의존하게 했다.
후자 집단은 일반적이고 뻔한, 그래서 별 도움이 안 되는 조언을 제출했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충분히 자라는 내용이었다. 반면, 구글 검색으로 정보를 찾은 사람들은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건강 등 웰빙의 다양한 기초에 집중하라는 더 세밀한 조언을 제출했다.

기술 업계는 챗봇과 새로운 인공지능 검색 도구가 우리의 학습과 성장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며, 이 기술을 외면하는 사람은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 실험은 에세이 작성이나 연구 같은 작업에 챗봇과 인공지능 검색 도구에 크게 의존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일반적으로 더 낮은 성과를 내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발표된 인공지능의 뇌 영향에 관한 다른 학술 연구들도 마찬가지다. 멜루매드 박사는 “젊은 세대가 전통적인 구글 검색 방법조차 모를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내는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2024년 올해의 단어로 ‘brain rot’를 선정했다. 저질 인터넷 콘텐츠에 노출되어 정신 상태가 퇴화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속어다.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이 단어를 선정하면서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 앱이 사람들을 짧은 동영상에 중독시켜 뇌를 곤죽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기술이 사람을 더 멍청하게 만드는지는 기술 자체만큼 오래된 질문이다.
최근 학계에서는 소셜미디어가 우리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것에 더해 인공지능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독해력 점수가 하락세인 상황에서 설상가상이다.
미국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국가 교육 진척도 평가(NAEP)에서 올해 8학년과 고등학교 졸업반을 포함한 어린이들의 독해 점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육이 파행화하고 청소년들의 화면 사용 시간이 늘어난 이후 처음으로 발표된 것이다.
인공지능(AI), 소셜미디어와 인지 능력 저하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을 입증하는 증거가 늘고 있다. AI 도구 사용과 인지 능력 저하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한 최근 연구들에 더해, 소아과 의사들이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서는 소셜미디어 사용이 어린이들의 독해력, 기억력, 언어 능력 테스트 성적 저하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요약하고, 뇌를 썩히기보다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챗GPT로 글쓰기, 정말 글을 쓰고 있는 걸까?
올해 인공지능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가장 주목받는 연구는 MIT에서 나왔다. 연구진은 OpenAI의 ChatGPT 같은 도구가 사람들의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대학생 54명이 참여한 이 연구는 표본 규모는 작지만,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학습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실험 참여 학생들은 500~1,000단어 분량의 에세이를 쓰도록 요청받았는데 세 집단으로 나눠 진행됐다. 한 집단은 Chat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두 번째 집단은 구글 검색으로만 정보를 찾을 수 있었으며, 세 번째 그룹은 자신의 두뇌에만 의존하게 했다. 글을 쓰는 동안 학생들은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는 센서를 착용했다. ChatGPT 사용자들의 뇌 활동이 가장 낮았다. 인공지능 채팅봇이 작업을 수행하도록 맡긴 당연한 결과였다.
오히려 가장 놀라운 결과는 학생들이 글쓰기 과제를 마친 후에 나왔다. 에세이 완성 1분 후, 학생들에게 자기 글 일부를 인용해 보라고 했다. ChatGPT 사용자의 압도적 다수(83%)는 단 한 문장도 기억하지 못했다. 반면 구글 검색 엔진 사용자들은 일부를 인용할 수 있었고, 자력으로 작성한 학생들은 많은 문장을 암송했다. 일부는 거의 통째로 인용하기도 했다.
연구를 주도한 MIT 미디어 랩의 나타리야 코스미나 박사는 조종사처럼 기억력이 필수인 분야에서 인공지능 채팅봇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추가 연구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는 낮은 독해 점수와 연관될 수 있다.
지난 2년 사이 뉴욕, 인디애나, 루이지애나, 플로리다 등 미국 여러 주의 학교들은 학생들이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로 주의가 산만해진다는 우려를 이유로 교실 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 왔다. 지난달 발표된 한 연구는 소셜 미디어 사용과 인지 능력 저하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지난달 의학 저널 JAMA에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의 ‘청소년 뇌 인지 발달(ABCD)’ 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2016~2018년 9~13세 청소년 6,500명 이상을 추적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매년 아이들의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을 조사하고, 격년으로 여러 가지를 시험했다. 가령, 시각 어휘 테스트는 들은 단어에 맞는 그림을 정확히 매칭하는 방식이었다.
데이터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적게 사용하는 아동(하루 1시간)부터 많은 아동(하루 최소 3시간)까지, 소셜미디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아동에 비해 독해력, 기억력, 어휘력 테스트 점수가 유의미하게 낮았다. 연구를 이끈 나가타 박사는 “아이가 앱을 스크롤하며 보내는 시간으로 독서나 수면 같은 더 유익한 활동 시간을 빼앗긴 결과”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와 인공지능을 더 건강하게 활용하려면?
나가타 박사는 “소셜미디어 사용과 인지 능력 저하 간 상관관계가 발견되었음에도 청소년에게 이상적인 스크린 사용 시간을 권장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많은 아이들이 TV 프로그램 시청처럼 소셜미디어와 무관한 활동으로 스크린 앞에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대신 부모가 침실이나 식탁 같은 공간에선 휴대폰 사용 금하는 ‘스크린 프리 존'을 시행해 아이들이 공부, 수면, 식사 시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AI) 챗봇을 학습과 글쓰기에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
MIT 연구에서 실험 참여 집단들의 역할을 바꿔 봤다: 자기 두뇌에만 의존해 글을 쓰던 사람들은 ChatGPT를 사용할 수 있게 했고, ChatGPT에 의존하던 사람들은 자기 두뇌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학생들은 전과 같은 주제로 에세이를 작성했다. 그 결과 자기 두뇌에만 의존했던 학생들은 ChatGPT 사용이 허용되자 뇌 활동이 가장 높았다. 반면, 처음에 ChatGPT를 사용한 학생들은 두뇌 사용만 허용되었을 때 앞 그룹보다 못했다. 이는 글쓰기나 학습에 챗봇 활용하려는 사람들은 스스로 먼저 과정을 시작한 뒤 후반에 AI 도구를 수정용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마치 수학 학생들이 연필과 종이로 공식과 방정식을 익힌 후 계산기로 문제 풀듯이,
AI 검색 도구 관련 연구를 주도한 와튼 스쿨의 멜루매드 교수는 “AI 도구의 문제점은 링크를 훑어보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클릭해 읽는 등 능동적인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수동적인 과정으로 바꿔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더 건강하게 사용하려면 사용 과정에서 더 의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모든 조사를 챗봇에 맡기기보다는, 역사적 날짜 찾기 같은 작은 질문에 답하는 연구 과정의 일부로 활용하는 게 좋고, 특정 주제에 대한 심층 학습을 위해서는 책을 찾아 읽는 게 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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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봉천동 조지오웰 | 19일 전
좋은 글 공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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