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 않을 방법
왕밤이
2024-11-12 17:12
전체공개
작별의 사전적 뜻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 또는 그 인사 라고 한다.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이별이라. 작별은 인사말을 건넬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어느 정도의 축복이 깃든 것일 터, 소설속 내용의 토대가 되는 4.3 사건의 상황상 사실 작별하지 못했다가 제목으로 맞지 않을까.
4년 전인 20년 1월, 열흘 간 다녀온 제주여행이 떠올랐다. 성산일출봉까지 걸어 갈수 있는 숙소였다. 나는 느린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많이 걷거나 버스를 탄다. 이날도 성산일출봉을 가기 위해 숙소에서 근처 해변을 따라 걸어나갔는데 그곳은 광치기해변으로, 뗏목으로 어업을 나갔다가 떠내려 오는 시신을 물이 빠지면 관을 가지고 와서 수습했다는 관치기 라는 단어가 제주 억양 광치기로 바뀌었다는 슬픈 사연을 가진, 4.3 사건의 희생 장소였다.
그 날 이후 언젠가 물고기를 먹지 못한다는 4.3사건의 유족 할머니의 이야기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아, 4.3사건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했지라며 속으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부끄럽게도 이제서야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한강작가의 소식과 함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으며 4.3사건의 개요를 들춰보았다.
소년이온다의 불타는 강렬한 슬픔에 이어, 눈발이 서서히 온몸에 서려 지긋이 눌러내리는 두통같은 소설이었다. 아무말 없이 내렸다가 녹아버리는 눈발처럼 고통의 사람들은 작별도 없이 사라지고 있으니 우리라도 이렇게 소설로나마, 환영으로나마 작별하지 않는다.
4년 전인 20년 1월, 열흘 간 다녀온 제주여행이 떠올랐다. 성산일출봉까지 걸어 갈수 있는 숙소였다. 나는 느린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많이 걷거나 버스를 탄다. 이날도 성산일출봉을 가기 위해 숙소에서 근처 해변을 따라 걸어나갔는데 그곳은 광치기해변으로, 뗏목으로 어업을 나갔다가 떠내려 오는 시신을 물이 빠지면 관을 가지고 와서 수습했다는 관치기 라는 단어가 제주 억양 광치기로 바뀌었다는 슬픈 사연을 가진, 4.3 사건의 희생 장소였다.
그 날 이후 언젠가 물고기를 먹지 못한다는 4.3사건의 유족 할머니의 이야기를 뉴스에서 본 적이 있다. 아, 4.3사건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했지라며 속으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부끄럽게도 이제서야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한강작가의 소식과 함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으며 4.3사건의 개요를 들춰보았다.
소년이온다의 불타는 강렬한 슬픔에 이어, 눈발이 서서히 온몸에 서려 지긋이 눌러내리는 두통같은 소설이었다. 아무말 없이 내렸다가 녹아버리는 눈발처럼 고통의 사람들은 작별도 없이 사라지고 있으니 우리라도 이렇게 소설로나마, 환영으로나마 작별하지 않는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