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음성 일기 제출했니?

2403 시즌 - 책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경비병
2024-04-2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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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민아 오늘 음성 일기 제출했니?”


“아니요 엄마.. 아직 안 했어요.”


“자기 전에 잊지 말고 꼭 해야 해, 옆 동네 영희 언니 알지? 지금 13살인데 벌써 직관 동기화 테스트 70점을 받았다더라. 그건 일기를 꼬박꼬박 그것도 상세하게 제출했기 때문이야. 수민이가 중요한 시기에 제출을 자꾸 놓쳐버리면 영원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어,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기 때문이지.. 성인이 되고 아차 싶어서 아무리 많이 제출해도 늦는단다.”


“매일 제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AI에게 알려줘야 하는 게 싫어요. 제게도 비밀이 있다구요. 그리고 눈에 낀 렌즈와 귀에 있는 스티커 이 모든 것들을 해야 한다는 게 불편해요. 왜 제가 보고 듣는 걸 AI 도 같이 보고 들어야 해요? 아직도 이해가 안 돼요.”


“수민아 그건 당연한 거야. 다른 친구들은 맞춤 AI가 많은 것을 대신해서 결정해주는데, 너는 네가 다 할 거니? 정말 뒤쳐지고 싶은 거야? 너다운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민이가 겪고 있는 외적 내적인 모든 것들을 AI가 함께 겪을 필요가 있어.

자 다시 설명해줄게. 불과 십여 년 전에는 개인의 직관은 AI가 대체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 개인의 모든 인생이 데이터화 되지 않으니까 말이야. 직관은 개인이 가진 경험의 총합이거든, 그런데 지금은 달라. 태어나는 시점에 DNA를 입력하는 것부터 자라면 서의 모든 개인의 경험을 데이터화 하지. 그렇게 맞춤형 AI가 탄생하는 거야. 수민이도 이제 10살이 되니 첫 ‘직관 동기화 테스트’를 하게 될 거야. 수민이와 맞춤형 AI가 동일하게 주어진 문제에서 행하는 직관들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보는 거지, 점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수민이는 더 수민이 다운 인생을 살게 될 거야.

너다운 인생을 살려면 AI 학습시키는 것을 열심히 해야 해, 매일 감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 상세하게 제출해야 하지. 그렇게 하면 그 후에는 적은 노력으로도 ‘정확히 나다운’ 인생을 살게 될 거야. 나중에는 오히려 AI 가 수민이 보다 수민이를 더 잘 알게 되서, 수민이를 다잡아 줄거야. 그때는 그냥 AI 에게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물어보면 돼. 그러니까 지금 노력해야겠지? 이건 다 수민이를 위해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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