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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로 배우는 손자병법

<오뒷세이아(21~24권)> - 호메로스 독후감

봉천동 조지오웰 프로필 봉천동 조지오웰
2026-10-23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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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얘들아! 오늘 수업은 영화 <오디세이>를 가지고 한다"

우리 '윤리와 사상' 선생님은 병가(兵家) 사상으로 3회 3주를 계획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손자병법>을 배운 첫 수업에서 학생들이 모두 지루해 하니(18살에 손자병법이 와닿겠는가?), 선생님이 두 번째 수업에 묘책을 들고 온 것이다. 개봉한지 2달이 넘은 <오디세이>는 우리 대부분이 봤거나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다. 예상과 다른 멘트로 시작되는 수업에 학생들의 귀가 쫑긋해졌다. 윤리 선생님은 일단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는 걸 목표로 삼은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어떻게 수많은 구혼자를 제압하는 그 말도 안되는 승리를 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손자병법>에서 함께 찾아보자꾸나"

선생님의 머릿속에는 어디까지가 영화 내용이고, <오뒷세이아> 책의 내용인지 구분하지 못하시는듯했다. 그래서 우리가 영화에서는 보지 못한 내용을 얘기하기도 하셨다. (그래도 이해하는데는 문제 없었다)

"손자는 말했지 '스스로 비천하게 보임으로써 적을 교만하게 만들어 경계심을 잃게 한다 '고 말이야. 오디세이가 어떻게 했지 얘들아?"

"걸인으로 변장했어요"
친구 중 한 명이 소심하게 답했다. (이때부터 점점 참여형 수업이 됐다)

"맞아! 걸인으로 변장했지, 구혼자들은 오디세이를 경계조차 하지 않았어. 오디세이가 활을 드는 순간에도 술을 퍼먹고 있었지. 또 손자는 말했지 '적이 방심해 경계를 풀도록 만든다. 그러나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마치 내달리는 토끼처럼 신속하고 민첩하게 움직여 적이 미처 저항할 틈조차 주지 않아야 한다 ' 오디세이가 어떻게 했지?"

"싸움이 시작된 뒤로는 빠르게 다 죽인 것 같아요. 정비하고 반격할 틈을 주지 않으려고요"
아까보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커졌고, 어느새 몸은 앞으로 기울었다.

"그래, 그런데 신속하기만 해서는 이길 수 없어. 손자가 말했지 '교전하는 지점과 시간을 미리 알면, 비록 천 리를 행군해도 적과 능히 회전 할 수 있다. 교전하는 지점도 시간도 알지 못하고 갑자기 적과 조우하면, 좌측은 우측을 지원할 수 없고..' 정리하자면 예상치 못한 시점에 적을 만나면 그 많은 병력이 서로 돕지 못하고 힘도 모으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는 뜻이야. 교전하는 지점과 시간을 정한 사람이 누구지?"

"오디세우스요!"
서너 명이 동시에 외쳤다.

"그렇지, 얼마나 유리했겠어, 적들은 무방비한 상태에서 홀로 무기를 든 오디세우스가 싸움의 시작을 정할 수 있으니 말이야. 반면 구혼자들은 얼마나 당황했겠어, 몇 명이 죽어 나갈 동안에도 걸인의 진짜 정체도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지. 비겁하다고 생각하는 애들도 있을 거야"

"맞아요. 정정당당하게 싸워야죠!"
역시 <논어> 수업을 가장 열심히 참여했던 친구의 대답이었다.

"그런데 손자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어. 손자는 말했지 '전쟁은 마땅히 신속한 승리를 추구해야 하며, 계책이 교묘한가 졸렬한가를 따지지 않는다 ' 마치 계책에 밝은 오디세우스의 동양 버전이라고 할 수 있지. 자! 이제 시간을 되돌려서 싸움을 준비하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오디세우스가 이타카에 돌아와서 사람들을 만나며 뭘 얻었지?"

"구혼자들의 정보와 성 내부 상황을 물어봤어요"

"맞아. 싸움을 임하기 전에는 정보가 필요해. 손자는 말했지 '적을 공격해야 한다면 반드시 적의 수비 책임자와 그 측근 인물, 보고 책임자, 성문을 지키는 수문장 등의 정보를 파악해야 하므로 첩자에게 이들을 정탐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 오디세이에게 첩자는 텔레마코스였던 거야. 구혼자의 규모와 한 명 한 명에 대한 정보를 얻었어. 그리고 또 중요한 정보가 뭘까?"

"페넬로페가 누구랑 바람 폈는지?"
장난끼 많은 친구가 말했다. 애들이 키득된다. 이런 장난에도 선생님은 신나보였다.

"하하! 그것도 아주 중요하지. 그런데 전쟁에 필요한 건 그건 아니고. 바로 '지형' 정보야. 그런데 오디세이는 자신의 집이었으니 그 구조를 잘 알았을 거야. 그래도 꼼꼼한 오디세우스는 걸인의 모습을 한체 직접 두 눈으로 구혼자들과 지형을 파악했어. 20년이 지났으니 성구조가 달라졌을 수도 있잖아. 손자는 말했어 '무릇 지형은 용병 작전의 중요한 보조 조건이다. 적정을 정확히 판단하고, 지형의 험난함과 노정을 계산하는 것은 장수의 직책이다' 지형을 잘 파악했기 때문에 성문만 닫으면 나갈 구멍이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과 그곳마저도 좁아서 한명으로 쉽게 막을 수 있다는 사실, 무기를 어디에 숨겨야 한다는 것까지 모두 계획할 수 있었던 거야"

"와..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승리 요건들을 오디세우스는 모두 하고 있었잖아"
나도 모르게 작게 중얼거린 말인데, 맨 앞자리인 터라 선생님이 들었다.

"맞아. 그런 준비를 통해 시작한 전투는 세(勢), 즉 흐름을 오디세우스가 지배한 거야. 자 지금까지 선생님이 말한 승라 요건들을 또 한 번 손자의 말을 빌려서 정리할게 '적을 알고 자신을 알면 승리를 거두는 데 위태로움이 없고, 천시(때)와 지리(지형)를 모두 터득한다면, 승리는 온전히 나의 것이다 ' 그렇지 그래서 그 말도 안되는 승리는 오디세우스의 것이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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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수업에는 <손자병법>을 읽고 온 친구들까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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