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밀도

<피가 흐르는 곳에 (척의 일생)> - 스티븐 킹 독후감

피터 프로필 피터
2026-02-2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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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에서 척이 출장지에서 드럼 소리에 맞춰 낯선 여인과 춤을 추는 장면은 내내 가슴을 뛰게 했다. 이 장면을 읽으며 여행지나 낯선 곳에서 이름도 모르는 이와 재밌었던 일이 떠올랐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케미스트리’는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일어날 수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스쳐가는 인연에서 강한 케미스트리가 일어날 때가 있다. 낯선 사람, 낯선 장소에서 일어나는 즐거운 일은 희귀한 선물 같다. 당시에는 즐거운 해프닝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추억을 조립하며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라고 다시 회상해보며 즐거움을 느낀다.

2막을 읽고 나서 ‘기억의 밀도’라는 말을 떠올렸고, 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인생 전체의 시간으로 보면 척이 해방감과 행복을 느낀 시간은 일회성의 짧은 순간이다. 잠깐의 춤을 춘 기억이지만 그의 인생을 대표하는 장면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낯선 사람들과의 교감 혹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일까?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건 하루하루 보내는 일상이 아니라 소중한 추억들일까?

목표를 달성하거나 보상받는 순간의 기억보다, 내 머릿속에 더 빽빽이 자리 잡은 것은 사람과 교감하며 즐거웠던 기억인 것 같다. 앞으로도 사람들과 섞여 춤추며 '밀도 높은 기억'들을 채워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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