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 시즌 - 네 번째 모임
피가 흐르는 곳에 (척의 일생)
저자 : 스티븐 킹이 모임의 발제문이 올라왔어요
발제문 보러 가기장소 로컬스티치 홍대2호점
장소 로컬스티치 홍대2호점
죽음이라는 마법의 단어
1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스티븐킹의 작품은 처음 읽게 되었다. 놀러오기로 오다보니 이 책이 왜 선정되었는지 배경을 모르지만 직전에 읽은 책이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을 읽어서 그런지, 이 책도 죽음을 주제로 쓴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톨스토이의 책은 죽음의 순간에 이반이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를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어떻게 살것인가를 직설적으로 물었는데 스티븐킹은 무엇을 생각하게 의도한 건지 고민해 보아야 했다. 관계에 대한 중요성, 순간의 즐거움, 가족이라는 존재의 영향도, 타인의 삶 등등. (그럼에도 '척의...
고마워요 척!
1우리는 항상 불안속에 살고 있다.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무지와 불확실함에서 오는 불안감이다. 척의 할아버지의 경우 그 반대이다. 척의 할아버지를 보면 다락방에서 본인의 미래 죽는 모습을 미리 보게 된다. 그후 절망적인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죽음의 날을 기다리며 불안속에 살아간다. 척도 다락방에 올라가서 병으로 죽게되는 자신의 미래 모습을 보게 된다. 병으로 죽어가는 절망적인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미리 알게 된다면 그후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허망하고 두렵고 불안할까. 사람은 의미와 희망으로 살수 있는건데 의미와 희망대신 절...
바람 속, 자리를 지키는 나무
1해리건 씨의 전화기를 보며, 과거로 돌아가 보았다. 나는 어릴 적 춤을 췄다. 잠깐이었지만 이때의 추억은 잊지 못한다. 15살 무렵 춤을 추게 되었고, 학교 복도에 매끈한 곳이 있다면 그곳은 나의 무대가 되곤 했다. 수많은 바닥을 휩쓸고 다니던 시절, 같이 춤추던 형들에게 타고났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이것이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상상도 못 했다. 어린 나이에 타고났다는 소리를 듣다 보니 자만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나에게는 슬럼프가 찾아왔다. 결국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지 출구를 찾지 못...
내 인생에 야근은 없다
1직장인 SNS에서 "야근을 상정하고 하루를 시작하면 일이 느슨해지고 결국 야근을 하게 된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인생에 있어서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노년까지 살 수 있다고 상정하면 인생이 전체적으로 느슨해진다. "책은 은퇴하고 읽으면 되지", "취미는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어", "젊을 때는 돈을 바짝 벌어야지"라는 마음가짐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젊을 때는 돈을 바짝 벌어야지"라는 말은 내게 노년의 인생이 주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유의미하다. 이미...
피가 흐르는 곳에, 마음이 머무는 곳에
1돌아가신 아버지가 문득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특별한 날도 아니다. 그저 무심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을 뿐인데 그분의 얼굴이 생각난다. 유독 그런 날이 있다. 일이 마음처럼 풀리지 않고 삶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지는 날. 그럴 때면 나는 닿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아버지를 향해 짧은 편지를 쓴다. 그 행위만으로도 작고 소중한 위안을 얻기 때문이다. 글의 내용은 그리 특별할 것 없다. 그저 일상의 속상한 마음을 아버지에게 두서없이 털어놓는 것이다. 영화 속 크레이그는 해리건 씨의 관에 전화기를 넣어두고, 그의 목소리가 간절히...
소설과 영화 / 영화와 소설
1나에게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는 오다가다 여기저기에서 꽤 익숙하게 들어온 이름이지 싶다. 하지만 매우 미국적인 이름답게 내가 본 몇 편의 영화(쇼생크탈출, 미저리, 그린 마일 정도?)의 원작자라는 것은 이번에야 알게 된 사실이다. 물론 소설로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 영화들의 원작은 긴 스토리 전개 상 장편 장르소설이 아니었을까? 이 작가의 4개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는 이번 책 '피가 흐르는 곳'에서 '척의 일생'과 '해리건씨의 전화기'를 읽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척의 일생'은 책을 완독하고 영화를 보았...
홀리듯 읽은 뒤엔 곱씹을 게 한가득
1배우 박정민은 <혼모노>를 두고 ‘넷플릭스 왜 보냐’고 했는데, <피가 흐르는 곳에>를 읽으면서 같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처음 읽었는데, 그가 왜 ‘이야기의 제왕’이라 불리는지 알 것 같았다. 계속해서 궁금증을 자아내어 이야기를 끝까지 읽게 하는 힘이 대단했다. 홀리듯 책장을 넘기다 보면 엔딩에서 묵직한 감동이 밀려왔다. 재미와 의미를 둘 다 갖춘 이야기라니… 그야말로 ‘넷플릭스 왜 보나’.^^;; #1. 해리건 씨의 전화기 첫 이야기 <해리건 씨의 전화기>에는 세 주인공이 나온다. 시골 마을로 이주한 ...
나를 찾아가는 과정
1해리건씨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눈물이 나서 읽기가 힘들었다. 그리워하는 누군가가 있는 건지, 후에 그리워할 대상들을 떠올리면서 눈물이 났던 걸까. 아니면 해리건씨와 행복했던 순간들을 몰입해서 읽다 보니 그랬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부럽기도 했다. 그리움이 상실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계속 연결되어 있는 느낌, 연결되고 싶으며 어딘가 닿아 있는 것처럼 다가왔다. 마치 그가 주인공을, 우리를 지켜주는 것처럼 느껴져 묘하게 위로를 받기도 했다. 좋은 어른이란 뭘까. 주변에 좋은 어른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삶은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1마지막 장면에서 마음이 복잡해졌다. 척이 다락방에서 자기 죽음을 목격한 후 다짐하듯 되뇌는 장면이었다. "아무 일 없던 거야. 나의 삶은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어." '우리 모두의 삶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아름답고, 그 자체가 하나의 고유한 세계이고, 독립적인 우주'라고 생각하는 척의 신념처럼 느껴졌다. 누구나 죽음이라는 영원한 끝에 도달할 것이다. 척은 그것을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았다. 하지만 척은 죽음을 두려워하며 무의 세계라는 허무함에 무너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다른 선택을 한다. 죽음을 목격한 ...
기억의 밀도
12막에서 척이 출장지에서 드럼 소리에 맞춰 낯선 여인과 춤을 추는 장면은 내내 가슴을 뛰게 했다. 이 장면을 읽으며 여행지나 낯선 곳에서 이름도 모르는 이와 재밌었던 일이 떠올랐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케미스트리’는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일어날 수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스쳐가는 인연에서 강한 케미스트리가 일어날 때가 있다. 낯선 사람, 낯선 장소에서 일어나는 즐거운 일은 희귀한 선물 같다. 당시에는 즐거운 해프닝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추억을 조립하며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라고 다시 회상해...
한 사람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피가 흐르는 곳에 (척의 일생)>
1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었는데,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본 과거의 경험과 굉장히 다르게 기억이 구성되었다. 예를 들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상상하던 게 이렇게 구현되었구나 감탄하면서 봤었는데, <척의 일생>은 공감각적으로 기억이 먼저 구성된 다음에 코멘터리를 읽는 느낌으로 책을 본 느낌이었다. <척의 일생>은 우주와 기억과 시간의 역순이 큰 테마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인간은 자신의 기억과 가치관이라는 체에 보는 것을 대입해서 느끼게 되니까, 내가 지속적으로 생각했던 주제들과 장면들이 연결되며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한 사람에게는 하나의 세계가 있다
1거꾸로 흐르는 척의 일생을 따라가다보면, 그의 삶이 결코 보이는 것처럼 평범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각자의 특별한 세계를 하나씩 품고 있다. 첫 장인 3막에서는 척의 생명이 다해감에 따라 멸망을 맞이하는 그의 내면세계를 묘사한다. 인터넷이 끊기고 땅이 갈라지는 환경에서도 세계의 주민들은 여전히 내일의 출근을 걱정한다. 삶의 관성은 멸망에 하루 더 가까워졌다는 뉴스만으로는 거스를 수 없다. 거대한 싱크홀로 출근이 불가능해진 후에야, 주민 중 하나인 마티는 비로소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