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었는데,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본 과거의 경험과 굉장히 다르게 기억이 구성되었다.
예를 들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상상하던 게 이렇게 구현되었구나 감탄하면서 봤었는데,
<척의 일생>은 공감각적으로 기억이 먼저 구성된 다음에 코멘터리를 읽는 느낌으로 책을 본 느낌이었다.
<척의 일생>은 우주와 기억과 시간의 역순이 큰 테마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인간은 자신의 기억과 가치관이라는 체에 보는 것을 대입해서 느끼게 되니까,
내가 지속적으로 생각했던 주제들과 장면들이 연결되며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위주로 얘기해보고 싶다.
첫 번째, 히피 리처즈 선생님이 척의 귀에 양손을 대고
'I contain multitudes'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다.
이 문장은 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시 〈나 자신의 노래(Song of Myself)〉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라고 한다.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본 과거의 경험과 굉장히 다르게 기억이 구성되었다.
예를 들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상상하던 게 이렇게 구현되었구나 감탄하면서 봤었는데,
<척의 일생>은 공감각적으로 기억이 먼저 구성된 다음에 코멘터리를 읽는 느낌으로 책을 본 느낌이었다.
<척의 일생>은 우주와 기억과 시간의 역순이 큰 테마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인간은 자신의 기억과 가치관이라는 체에 보는 것을 대입해서 느끼게 되니까,
내가 지속적으로 생각했던 주제들과 장면들이 연결되며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위주로 얘기해보고 싶다.
첫 번째, 히피 리처즈 선생님이 척의 귀에 양손을 대고
'I contain multitudes'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다.
이 문장은 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의 시 〈나 자신의 노래(Song of Myself)〉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라고 한다.
"Do I contradict myself? Very well then I contradict myself, (I am large, I contain multitudes.)" (내가 모순되는가? 좋다, 그렇다면 나 자신과 모순되련다. 나는 거대하며, 내 안에 다수가 존재하므로.)
영화 <라붐>에 나오는 그 유명한 헤드셋을 끼워주는 장면에 버금가는 느낌으로 이 장면이 좋았다.
한 사람의 세계가 변하는, 경탄과 깨달음의 표정.
나에게 대입해본다. 나는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온갖 모순되는 요소들.
자신의 찌질함에 지쳐 스스로를 마루깎는 사람들 그림처럼 낮은 자세로 무엇인가를 배우던 날들.
예전 남자친구들과 책장의 과거에 팠던 덕질의 흔적들. 사랑받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미움받던 기억.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안달났지만, 자주 실패하고 아주 가끔 성공하는 기억.
두 번째, 1막에서 마티아 펠리샤가 함께 별을 보는 장면.
세상이 멸망할 때 옆에 누군가와 함께 무서워할 수 있다면 그것도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평론에서는 1막은 척의 점차 기능을 다해가는 두뇌세포처럼 사라지는 우주를 다뤘다고 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I love...'하고 말을 마치기 전에 세계는 사라졌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삶이 제대로 기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니까.
지금에 갇혀셔 중요해보이는 모든 것들을 제대로 보이게 만들어준다.
인간관계에 시간을 쓸 때 '이 사람을 내 장례식에 부르고 싶은가'는 아주 좋은 질문이다.
최근에 들었던 가장 큰 사랑의 감정은, "죽을 때 이 사람이 옆에 있다면 좋겠다"였다.
세 번째, 이건 어쩔 수 없지. 어른 척의 가장 빛나는 한때, 드럼 비트에 맞춰 춤추는 장면.
요즘 계속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돈되는 일'에 관련된 콘텐츠를 만드느라 그 화두에 꽂혀 있었는데,
딱 비슷한 장면이 나와서 또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인가에 흠뻑빠져서 무아지경으로 잘하는 사람은 정말 누구나 너무 멋지다.
척은 회계사가 직업이라 춤을 안 춘지 오래다. 그러다가 갑자기 드럼 비트를 못 지나치고 춤을 춰버리고 만다.
환상적인 음악과 춤이 만나면 시공간을 비틀어 버리는 느낌이다. 중력장이 강하다.
모든 시선이 그들에게 꽂힌다.
사춘기의 척은 댄스파티에서 성공적인 춤실력을 보여주고 엄청난 박수를 받은 후에
밖에 나와서 별들이 총총한 하늘 사이를 달린다.
그때 느낀 감정이 뭐였을까. 책에서는 어두운데 혼자 있고 싶었고 황홀했다고 적혀 있지만,
독자로서 그 느낌을 좀 더 자세히 생생하게 경험하고 싶다.
척은 하늘을 본다.
"우주는 크다. 그는 생각했다. 그 안에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그 안에는 나도 있고 지금 이 순간 나는 훌륭하다. 나는 훌륭할 자격이 있다."
나는 이 영화와 책을 보면서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내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의 (죽을) 운명을 받아들이고, 기다리고, 죽는 것.
그리고 사는 동안에 내 우주를 아름답게 가꾸는 것.
"The world is large, he thought. It contains multitudes.
I am one of them, and for this moment, I am great. I have a right to be gre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