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에서 멀지 않은 1인 가구 지원 센터를 자주 이용한다.
무더위에 피신처 겸 작업실로 그만이다.
아직은 덜 알려져서인지, 위치가 대중교통으로 오기는 쉽지 않아서인지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더 좋다. 동네 도서관처럼 줄을 서야 하거나 일찍 자리를 잡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오늘은 저녁을 먹고 나서도 이곳에 와서 할 일을 하던 중이었다.
8시 40분쯤 됐을까.
갑자기 내부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 나왔다.
곧이어 음악 중에 안내 방송이 섞여 나왔다.
"오늘도 우리 지원 센터를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이제 문을 닫을 시간이니 자리를 정리해 달라는 이야기였다.
한참 빠져들어 읽던 책에서 정신이 멱살 잡혀 끌려 나오는 기분이 된 나는 시계를 확인했다.
공식 폐점 시간에서 아직 15분이 남은 시점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 말고는 없었다.
저쪽 직원 사무실에서 두 사람이 뭐라고 웃으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 소리가 들렸다.
퇴근 준비를 하는 모양이었다.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왔다.
"이제 문을 닫을 시간이어서요..."
"네? 9시까지 아닌가요?"
다른 한 사람까지 나와서 눈치를 살폈다.
"분명히 9시까지인 걸로 알고 있는데, 왜 20분 전부터 정리 방송을 틀고 나갈 준비를 하라는 거죠?"
남녀 두 사람 중 좀 더 나이가 어려 보이는 여성이 머뭇거리며 말을 받았다.
"매뉴얼에 그렇게 나와 있어요."
"매뉴얼요? 무슨 매뉴얼 말인가요?"
"이곳 직원 근무 메뉴얼요."
"이용 시간보다 근무 메뉴얼이 우선인가요? 이용자 지원이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 업무 아닌가요?"
그때서야 뒤에 있던 고참 직원인 듯한 남자가 어색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 받아 이야기했다.
"저, 내일 저희가 회의 때 한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더 있을 상황도, 기분도 아니고 해서 짐을 쌌다.
"여러분 한 사람의 일은 5200만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 때 이런 말을 했다고 보도된 게 기억난다.
그런 그도 최근 자신이 결정한 인사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여러 방면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았다.
지명된 자신의 측근에게 미칠 영향이나 그를 감싸고 도는 같은 당의 무리 지은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은 고심했는지 몰라도, 자기가 공직자들에게 그토록 강조했다는 ‘5200만에게 미칠 영향’은 스스로 얼마나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20분 먼저 퇴근하고 싶은 지원센터 야근자의 마음이야 이해 못 할 것도 아니다.
하지만 국정 최고 책임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의 보란 듯한 언행불일치 결정은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이해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더위에 피신처 겸 작업실로 그만이다.
아직은 덜 알려져서인지, 위치가 대중교통으로 오기는 쉽지 않아서인지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더 좋다. 동네 도서관처럼 줄을 서야 하거나 일찍 자리를 잡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오늘은 저녁을 먹고 나서도 이곳에 와서 할 일을 하던 중이었다.
8시 40분쯤 됐을까.
갑자기 내부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 나왔다.
곧이어 음악 중에 안내 방송이 섞여 나왔다.
"오늘도 우리 지원 센터를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이제 문을 닫을 시간이니 자리를 정리해 달라는 이야기였다.
한참 빠져들어 읽던 책에서 정신이 멱살 잡혀 끌려 나오는 기분이 된 나는 시계를 확인했다.
공식 폐점 시간에서 아직 15분이 남은 시점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 말고는 없었다.
저쪽 직원 사무실에서 두 사람이 뭐라고 웃으며 이야기를 주고 받는 소리가 들렸다.
퇴근 준비를 하는 모양이었다.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왔다.
"이제 문을 닫을 시간이어서요..."
"네? 9시까지 아닌가요?"
다른 한 사람까지 나와서 눈치를 살폈다.
"분명히 9시까지인 걸로 알고 있는데, 왜 20분 전부터 정리 방송을 틀고 나갈 준비를 하라는 거죠?"
남녀 두 사람 중 좀 더 나이가 어려 보이는 여성이 머뭇거리며 말을 받았다.
"매뉴얼에 그렇게 나와 있어요."
"매뉴얼요? 무슨 매뉴얼 말인가요?"
"이곳 직원 근무 메뉴얼요."
"이용 시간보다 근무 메뉴얼이 우선인가요? 이용자 지원이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 업무 아닌가요?"
그때서야 뒤에 있던 고참 직원인 듯한 남자가 어색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 받아 이야기했다.
"저, 내일 저희가 회의 때 한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더 있을 상황도, 기분도 아니고 해서 짐을 쌌다.
"여러분 한 사람의 일은 5200만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 때 이런 말을 했다고 보도된 게 기억난다.
그런 그도 최근 자신이 결정한 인사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여러 방면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았다.
지명된 자신의 측근에게 미칠 영향이나 그를 감싸고 도는 같은 당의 무리 지은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은 고심했는지 몰라도, 자기가 공직자들에게 그토록 강조했다는 ‘5200만에게 미칠 영향’은 스스로 얼마나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20분 먼저 퇴근하고 싶은 지원센터 야근자의 마음이야 이해 못 할 것도 아니다.
하지만 국정 최고 책임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의 보란 듯한 언행불일치 결정은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 이해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