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마감 압박

더듬이
2025-08-18 19:53
아, 이곳에 너무 오랜만에 발 들어온다.
어디에 보내야 할 글 숙제가 있어서 그걸 붙들고 한동안 골몰하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나질 않았다.
사실 여유가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역시나 주의가 흩어지는 것 같아 막판엔 이곳 출입을 자제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원고 마감 압박을 제대로 받아본 것 같다.
하지만 늘 지나고 드는 생각이지만, 역시나 그런 압박 속에서 생각이나 글쓰기 작업의 밀도도 높아지는 게 분명하다.
그 과정에 해야 하는 공부의 강도도 마찬가지다.
마치 평소의 독서가 자유롭되 그만큼 느슨한 감이 있다면, 외부에 글을 발표하기 위해 책을 찾아 읽다 보면 훨씬 더 집중하게 된다. 자기 규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힘들기만 한 건 아니다.
원고를 써나가는 동안 하루 일을 마치고 밤늦게 집으로 향할 때의 뿌듯한 기분은 아는 사람만 안다.
탈고 후의 해방감은 또 어떤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번 달에 마감해야 하는 글이 한 편 더 있다.
내가 재미있어 하던 주제이고, 그동안 틈틈이 생각도 해왔지만 다시 제대로 가다듬고 연결하고 구성해야 한다.
올해 8월은 이렇게 멀리 여행도 한 번 못하고 글빚에 쫓기는 신세로 지난다.
그래도 글쓰기는 재미있고 배우는 게 많아서 좋다.
그래서 어디서든 요청이 들어오면 웬만해서 거절하지 않는다.
내가 나태해질까봐 어느 분이 챙겨서 보내주시는 숙제라 생각하고 기꺼이 떠안는다.
그렇게 해서 나는 매번 조금씩 자라올 수 있었음을 알기에.
목록
댓글
이전 글
글쓰기의 분투와 수고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