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더듬이’인 숨은 이유

더듬이
2025-10-01 07:11
내가 나의 작업물에 부여하는 가치와 약속은 바꿔 말하면 내가 그것을 선택했다는 뜻이다: 그것은 삶의 특정 상황에 대해 말하고 또한 그것으로부터 말한다는 것인데, 이해와 추론, 욕망이라는 공통의 저장고를 통해 그렇게 한다. 이런 것이 중요하지 않은 곳이라면 자동화는 실제로 인간의 노력과 구별되지 않거나 오히려 더 선호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곳이라면 인간의 노력에 대한 정의와 수호는 더없이 중요하다: 그것은 단순히 처리된 데이터나 전달된 정보가 아니라, 어떤 관념과 신념, 그리고 세상에 대한 특별한 경험을 나타내기 위해 독특하게 표현된 사고와 가치들이다. 기계의 의인화는 양날의 검이다. 기계가 우리와 같다고 믿는 것은 우리를 기계와 같다고 믿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중간에 놓인 모든 것을 희생시키고 입력과 출력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그러나 모든 인간과 마찬가지로, 나는 내 생각을 말로 표현하려 애쓰는 과정에서야 비로소 내가 진정 뜻하는 것을 완수할 수 있다: 그것은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표현하기 위해 나만의 길을 더듬거리며 나아가는 과정이다. 수없이 많은 대화가 나에게 다시 생각하고, 고쳐 쓰고, 의심하고, 다시 읽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또한 상호적이고 열린 체계로서 언어를 신뢰하는 법을.
/Tom Chatfield, <Wise Anim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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