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나는 재작년 영화관에서 봤다.
그 어른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그가 일찌기 장학금을 준 1000명이 넘는 청년들 중 한 사람 때문이다.
그 청년이 바로 얼마 전 4개월 불법계엄 정국에 마침표를 찍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다.
<어른 김장하> 다큐에도 ’장학생‘ 문형배가 나온다. 비쩍 마르고 거꾸정한 지금 모습 그대로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좀 비슷한 데가 있다. 문형배는 회고한다.
"저는 1965년 경남 하동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낡은 교복과 교과서일망정 물려받을 친척이 있어 중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고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독지가인 김장하 선생을 만나 대학교 4학년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문 권한대행은 헌재 재판관 임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 때도 의원들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장하 선생 덕분에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사법 시험에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제게 자유에 기초하여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해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며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히 연결하는 것이 가능한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몸소 깨우쳐주셨습니다. 제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인사하러 간 자리에서 선생은 ‘내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 사회의 것을 너에게 주었으니 갚으려거든 내가 아닌 이 사회에 갚아라’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법관의 길을 걸어온 지난 27년 동안 저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한민국 헌법의 숭고한 의지가 우리 사회에서 올바로 관철되는 걸 찾는 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그것만이 선생의 가르침대로 제가 우리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을 길이라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제가 재판관으로 임명되더라도 초심은 언제나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초심이 우리 역사에 결정적인 판결을 이끌어냈다.
그 이면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어른 김장하의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
그 어른은 이번 헌재 판결 소식에도 "그랬나"라는 말만 했다고 한다.
문 권한대행의 말에서 더 놀라운 것은 이 대목이다. 청문회 당시 그의 재산이 6억7545만원으로 신고된 걸 본 의원이 물었다. “재판관 재산이 평균 20억원쯤 되는 것 같은데, 그래도 27년 동안 법관 생활을 했는데 너무 과소한 것 아닌가요."
답변이 이랬다. “제가 결혼할 때 다짐한 게 있습니다.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통계에서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재산이 한 3억원 남짓 되는 거로 아는데 제 재산은 (아버지 재산을 제외하면) 4억원이 조금 못 됩니다. 평균 재산을 좀 넘긴 거 같아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 어른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그가 일찌기 장학금을 준 1000명이 넘는 청년들 중 한 사람 때문이다.
그 청년이 바로 얼마 전 4개월 불법계엄 정국에 마침표를 찍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다.
<어른 김장하> 다큐에도 ’장학생‘ 문형배가 나온다. 비쩍 마르고 거꾸정한 지금 모습 그대로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좀 비슷한 데가 있다. 문형배는 회고한다.
"저는 1965년 경남 하동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낡은 교복과 교과서일망정 물려받을 친척이 있어 중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고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독지가인 김장하 선생을 만나 대학교 4학년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문 권한대행은 헌재 재판관 임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 때도 의원들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장하 선생 덕분에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사법 시험에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제게 자유에 기초하여 부를 쌓고 평등을 추구해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며 박애로 공동체를 튼튼히 연결하는 것이 가능한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몸소 깨우쳐주셨습니다. 제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인사하러 간 자리에서 선생은 ‘내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 사회의 것을 너에게 주었으니 갚으려거든 내가 아닌 이 사회에 갚아라’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법관의 길을 걸어온 지난 27년 동안 저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한민국 헌법의 숭고한 의지가 우리 사회에서 올바로 관철되는 걸 찾는 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그것만이 선생의 가르침대로 제가 우리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을 길이라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제가 재판관으로 임명되더라도 초심은 언제나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초심이 우리 역사에 결정적인 판결을 이끌어냈다.
그 이면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어른 김장하의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
그 어른은 이번 헌재 판결 소식에도 "그랬나"라는 말만 했다고 한다.
문 권한대행의 말에서 더 놀라운 것은 이 대목이다. 청문회 당시 그의 재산이 6억7545만원으로 신고된 걸 본 의원이 물었다. “재판관 재산이 평균 20억원쯤 되는 것 같은데, 그래도 27년 동안 법관 생활을 했는데 너무 과소한 것 아닌가요."
답변이 이랬다. “제가 결혼할 때 다짐한 게 있습니다.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 통계에서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재산이 한 3억원 남짓 되는 거로 아는데 제 재산은 (아버지 재산을 제외하면) 4억원이 조금 못 됩니다. 평균 재산을 좀 넘긴 거 같아 반성하고 있습니다.”
루이스 하이드가 쓴 <선물Gift>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부제가 '대가 없이 주고받는 일은 왜 중요한가'이다.
그 책으로 지난 주 대전의 한 책방에서 독서 모임을 했다.
그 책 맨앞에 이런 말이 나온다. 좋은 것은 주면 돌아온다.
저자는 한 사람의 재능Gift이란 시장의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라 대가 없이 주고받아야 하는 선물이기 때문에 공동체에 환원해야 하며, 그럼으로써 가치는 배가된다고 말한다.
그렇다. 재능/선물은 순환한다. 참여해본 사람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