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다녀오는 길
2025-04-27 17:32
며칠 전 마지막 예비군을 다녀왔다. 내년부터는 나가지 않아도 된다. 삶에 있어서의 숙제가 하나 끝난것 같아 후련하다.
훈련장이 안양시에 있기 때문에 자차를 끌고 간다. 갈때는 혼자 간다. 내 차에 빈자리들이 허전하다. 어차피 가는 길인데 누구를 태워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예비군이 끝났을 때는 당일 조원이 된 아저씨들에게 물어본다.
"혹시 관악구로 가시는 분 있으신가요? 제 차에 빈자리가 있어서요."
그럼 몇몇 사람들이 화색이 돌며 손을 든다. 대부분 하는 말이 집에 어떻게 갈지 걱정하고 있었다고 한다. 훈련장으로 오고 가는 대중교통이 좋지 않기 때문에 차로 30~40분 거리도 1시간이 훌쩍 넘어간다. 또한 모든 예비군들이 퇴소 후 우르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마을버스 줄도 엄청 길다.
내 차에 타시는 분들은 꼭 어떠한 보답을 한다. 작년에는 모두에게 아이스커피를 사주신 분이 있었고, 자신이 사용하려고 구매한 달팽이 크림을 차에 두고 내리는 분도 있었다. 이번에는 출발 전 PX에서 콘 아이스크림을 사주셨다. 함께 가기로 한 5명이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주차장까지 10분 거리를 걸어 내려갔다. 바람이 솔솔 불고 새 노랫소리가 들리고 나무들이 너무 예뻤다. 한 분의 입에서 "아~ 좋다~"라는 탄성이 새어 나왔다. 훈련 당시는 훈련에 필요한 최소한의 대화만 하는 귀찮음이 그득한 아저씨들이었데, 상호 간의 호혜성이 열리기 시작하니 표정이 유하게 풀리며 이런 저런 얘기들을 주고받게 됐다.
이번에 타신 분들의 직업도 다양했다. 증권 중개인(?)과 교과서 출판사에서 일하는 분, 앨범 준비 중인 음악가, 병원에서 일하시는 분.. 우리는 차에서 AI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훈련 중 표정이 계속 좋지 않았던 한 분은 숙취 때문에 그랬다고 했다. 이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그냥 인생에 비관적인 사람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분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푸는 능력이 있었다. 훈련소에서 점심 메뉴를 실수로 잘 못 선택하여 원치 않은 샐러드만 먹은 얘기였는데, 억울함 섞인 표정으로 풀어놓는 이야기에 우리 모두 차가 흔들리도록 깔깔 웃었다. 아.. 무채색으로 보였던 사람도 이렇게 가까이 들여다보면 너무 생동감 있고 다채롭다.
훈련장이 안양시에 있기 때문에 자차를 끌고 간다. 갈때는 혼자 간다. 내 차에 빈자리들이 허전하다. 어차피 가는 길인데 누구를 태워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예비군이 끝났을 때는 당일 조원이 된 아저씨들에게 물어본다.
"혹시 관악구로 가시는 분 있으신가요? 제 차에 빈자리가 있어서요."
그럼 몇몇 사람들이 화색이 돌며 손을 든다. 대부분 하는 말이 집에 어떻게 갈지 걱정하고 있었다고 한다. 훈련장으로 오고 가는 대중교통이 좋지 않기 때문에 차로 30~40분 거리도 1시간이 훌쩍 넘어간다. 또한 모든 예비군들이 퇴소 후 우르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마을버스 줄도 엄청 길다.
내 차에 타시는 분들은 꼭 어떠한 보답을 한다. 작년에는 모두에게 아이스커피를 사주신 분이 있었고, 자신이 사용하려고 구매한 달팽이 크림을 차에 두고 내리는 분도 있었다. 이번에는 출발 전 PX에서 콘 아이스크림을 사주셨다. 함께 가기로 한 5명이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주차장까지 10분 거리를 걸어 내려갔다. 바람이 솔솔 불고 새 노랫소리가 들리고 나무들이 너무 예뻤다. 한 분의 입에서 "아~ 좋다~"라는 탄성이 새어 나왔다. 훈련 당시는 훈련에 필요한 최소한의 대화만 하는 귀찮음이 그득한 아저씨들이었데, 상호 간의 호혜성이 열리기 시작하니 표정이 유하게 풀리며 이런 저런 얘기들을 주고받게 됐다.
이번에 타신 분들의 직업도 다양했다. 증권 중개인(?)과 교과서 출판사에서 일하는 분, 앨범 준비 중인 음악가, 병원에서 일하시는 분.. 우리는 차에서 AI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훈련 중 표정이 계속 좋지 않았던 한 분은 숙취 때문에 그랬다고 했다. 이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그냥 인생에 비관적인 사람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분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푸는 능력이 있었다. 훈련소에서 점심 메뉴를 실수로 잘 못 선택하여 원치 않은 샐러드만 먹은 얘기였는데, 억울함 섞인 표정으로 풀어놓는 이야기에 우리 모두 차가 흔들리도록 깔깔 웃었다. 아.. 무채색으로 보였던 사람도 이렇게 가까이 들여다보면 너무 생동감 있고 다채롭다.
댓글
다들 나누는 걸 좋아하는군요. 오늘 월악산에서도 먼저 인사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작은 물방울들처럼 뭔가 조금이라도 공통의 접점이 있으면 연결되고 싶은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