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 그루가 내 기분을 바꿔주네

토미
2025-03-21 23:22

출근길에 회사 일을 생각한다. 아직 회사에 도착하지 않았지만, 내 정신은 세수할때부터 이미 출근 도장을 찍고 일을 시작했다.
만약 정말 뇌에 칩이 연결되는 시대가 온다면, 일 관련 뉴런이 활성화되는 시간을 계산해서 모두 근무 시간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후훗..
오늘은 유독 더 일 생각에 빠져있었다. 어제 하루 종일 회의를 해서 피곤했는데, 오늘도 중요한 회의가 있다. 터벅..터벅.. 걸음은 생기가 없고 무거웠다.

그러다 문득 하늘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에 본 <퍼펙트 데이즈>의 영향이다. 그렇게 하늘로 눈이 올라가는 와중 다른 곳에 시선이 붙들렸다. 빌라 4층쯤 되려나? 환풍구에서 수증기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바로 옆에는 큰 나무가 푸르르게 서있었다. 햇살이 이 모습을 밝게 비춰줬다. 그 순간 나는 알 수 없는 힘이 솟았다. 문득 세상은 아름답고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잠깐 시선을 뒀을 뿐인데, 내 출근길 기분을 바꿔주었다. 

숲이 아닌 한 그루의 나무도 이렇게 큰 힘을 발휘한다. 내가 바라볼 의지가 있다면 말이다. 도심 곳곳에 있는 가로수와 화단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들은 도심에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도 하지만, 보는 자에게는 영혼이 숨실 산소도 만들어준다. 산을 가야만 여행을 가야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눈의 섬세함을 기른다면, 도심 곳곳에서도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목록

댓글

더듬이 | 14일 전

우리가 가진, 하지만 잠들어 있는 더듬이를 사용해 보자구요!

콜리플라워 | 13일 전

영화를 통해 보여주려 한 세상의 모습을 간직하고 일상을 지내고 계시나보군요. 삶의 장면 장면을 다르게 발견하게 되는 것은 정말로 새로운 시각이고 감각일 테니, 어찌보면 더듬이라고 하는게 좋은 비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