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천리포수목원이라는 곳에 다녀왔고(이번까지 6회정도.. ) 창립자 민병갈의 전기를 읽은 서평과 함께 합니다.
참고로 민병갈 원장님은 오리진에서도 여러번 다녀온 파주 두루미 여행..과도 관련이 있는디 한국두루미 보호를 위한 협회 회원이기도 했습니다. 전기를 보고 알게됨.
그리고 민 원장님의 한국 정착시기가 전에 오리진 도서였던 한국 근현대사 관련책과 맞물려 있어 시대배경 이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천리포 수목원은 서산인 고향인 부모님이 친척들과 다녀오시고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들어 기억에 남겨두었던 곳입니다.
"원래 거기가 비공개였는데 개방을 했다길래 가보니 너무 좋더라 너도 가봐라~" 이러셨네요. 21년인가부터 해마다 1~2회 방문을 시작했고 6번정도 가 보았습니다. 해설은 사정상 되면 듣고요. 제가 평소에 자연을 좋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인근에 만리포/천리포 해수욕장이 함께 있는 점이 여느 여행지와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뚜벅이인 저는 여행 반경이 넓지 않기 때문에 혼자 가면 천리포 수목원에 죽치고 있다가 해변으로 가서 모래사장에 죽치고 있습니다. 특히 해안선을 따라 러닝을 하며 파도소리를 들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듭니다.
이 곳 창립자인 민병갈의 업적만도 하기와 같습니다.
태안의 모래사장에 한국 최초의 사립수목원 (국립도 없었음) 천리포 수목원의 건립
천리포 수목원을 만들며 양성한 인재와 묘목은 우리나라 국립수목원들의 기틀이 됨. 에버랜드(자연농원)의 창립과 남이섬 운영, 아모레퍼시픽의 오설록, 차 사업에도 영향을 줌.
천리포 수목원을 운영하며 만들어낸 국내 품종 식물들이 세계 원예시장에서 인기를 얻어 전세계에 보급됨
7. 서양권 작물로만 여겨지던 키위와 블루베리를 국내 생산이 가능하도록 수목원 내에서 양성 및 보급하여 농업산업에 기여
8. 이화여대 도서관에 장서 5,000권 기증
그 외로는 서울클럽 초기부터 종신회원으로서 한국내 대기업 관련인-서양권의 교류확대와 국내발전에 기여를 목표로 했으며, 한옥집에 연마다 외국인 친구들을 불러모아 한복을 입고 김치 파티를 열어 주변인들이 한국문화를 사랑하고 익숙해지도록 장려했고, 형편이 어려운 한국인 양자를 여럿 들여 후원하여 대학 및 유학까지 마치도록 했습니다. 한국에 머물고 싶다는 열망에 한국은행에 종신 재직하며 아시아 최고의 펀드매니저라 불리며, 유성규 전 미래에셋 부회장에게 투자를 가르쳤고 펀드로 벌어들인 수백억을 전액 수목원 발전과 운영에 쏟았습니다.
이 업적도 568p에 달하는 <민병갈, 나무심은 사람> 전기 내용을 엄청나게 축약한 것입니다.
민병갈 원장님은 수목원을 세운 취지를 간략하게 이야기 하십니다.
'한국에 수목원이 없어서 수목원을 세웠다. 아무것도 없는 모래사장에 수목원을 세운 이유는 이미 있는 산천의 숲을 베어 이쁘장하게 일구는 수목원은 환경 파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이 수목원이 사람들의 위로의 장소로서 기능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세상에서 수목들의 보호구역으로 존재했으면 한다.'
몇년 전, 천리포수목원 아침산책 프로그램에서 이사님의 해설을 들으며 민병갈 선생님의 수기 자료들을 금고에서 실물로 보았을 때는 기겁을 했습니다. 강수량이 적고 염분이 많은 땅에서 식물을 길러내기 위해 기상자료 수준으로 날씨를 정리한 수기 표와, 사랑하는 가족들과 나눈 수천통의 편지, 닳고 닳아버린 식물 도록을 보여주셨을 땐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었습니다. 더더더 놀라운 건 전기를 읽으니 민 원장님이 수목원과 식물 관련 일을 시작한 건 40대 중반 이후라는 것입니다. 저는 다른 날에 천리포수목원에 왔습니다. 오후에 숲해설을 신청하니 여기서 오래 근무하셨다는 중년 여성 가드너님이 나오셨습니다. 가드너님은 원장님을 '천재'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셨네요.
상세내용은 블로그에 길게 있고.. 제 주변 사람들에게 전부 추천하는 장소입니다.
사계절이 다 좋으나 봄과 가을이 적기입니다. 2시간에 걸친 아침산책 해설을 들으시면 가장 좋습니다.
2002년에 민 원장님이 타계하신 후, 20년이 넘도록 후세대가 천리포 수목원을 잘 지켜내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은 sns에서 젊은 세대를 대세로 트렌디한 마케팅에 주목도도 높습니다. 저도 가 보면 어르신들과 가족단위 방문객 사이로 생뚱맞을 만큼 튀는 2030 여성들이 유의미하게 확인됩니다. 천리포 수목원은 수많은 업적을 과거로 남기고 앞으로 어떤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너무 넓고 많은 일이 일어나는 세상 속에서 불안하거나 힘들다, 버겁다는 감정을 경험해 본 누군가에게, 제 기준에서 인생을 정면으로 마주한 가장 훌륭한 한 사람의 인생과 업적을 소개해 봅니다.
민 원장님은 평생 자신이 보호자로서 지키고자 했던 수목과 한국 문화에서 누구보다 많은 삶의 의미와 기쁨을 역으로 선물받으셨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모처럼 천재가 만들어낸 유산에 취할 수 있는 봄입니다. 최고로 누리는 방법을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