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고전을 읽는가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2026-03-17 09:23
왜 고전을 읽는지, 이탈로 칼비노의 답변만큼 포괄적이면서도 친절한 답변은 없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칼비노는 1991년 사후에 출간된 유명한 저서 Why Read the Classics?에서 고전이란 어떤 것인지 목록으로 제시했다:
  1. 고전이란 흔히 사람들이 "읽고 있다"고 하지 않고 "다시 읽고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2. 고전은 읽고 좋아한 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지만, 나중에 가장 좋은 상태에서 즐기려고 뒀다 읽어도 여전히 풍요로운 경험을 주는 책이다.
  3. 고전은 우리의 상상력에 잊지 못할 모습으로 각인될 때는 물론, 개인이나 집단의 무의식 속에 숨어 있을 때도 특별한 영향을 미치는 책이다.
  4. 고전은 읽을 때마다 매번 처음 읽을 때와 같은 발견의 감각을 선사하는 책이다.
  5. 고전은 처음 읽을 때도 이미 이전에 읽어 본 걸 다시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6. 고전은 읽는 이에게 전할 말이 결코 고갈되는 법이 없는 책이다.
  7. 고전은 이전의 해석들이 만들어낸 아우라를 띤 채 우리에게 다가와서는, 그 뒤에 문화나 문화들 (혹은 언어와 관습) 속에 지나간 길을 남기는 책이다.
  8. 고전은 끊임없이 그 주위에 비평적 담론의 미세한 구름을 만들어내면서도, 늘 그 입자들을 털어내는 작품이다.
  9. 고전은 우리가 소문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할수록, 실제로 읽을 때는 더 독창적이고 예상 밖인 데다 혁신적으로 느껴지는 책이다.
  10. 고전이란 온 우주를 대표하게 되는 책, 고대의 부적과 동등한 지위를 차지하는 책에 붙는 이름이다.
  11. '나의' 고전이란 내가 결코 무관심할 수 없는 책이며, 그 책과의 관계나, 심지어 대립을 통해 나를 정의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12. 고전은 다른 고전들보다 앞에 오는 작품이다. 그러나 다른 고전들을 먼저 읽은 이들은 즉각 고전 작품의 계보 속에서 그 위치를 알아본다.
  13. 고전은 현재의 소음을 배경 잡음으로 밀어내지만, 고전 또한 그런 잡음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14. 고전은 그것과는 전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현재가 지배할 때조차 배경 잡음으로 지속되는 작품이다.
직접 어떤 고전이든 펼쳐 읽어 보시길. 그의 말이 얼마나 맞는지 확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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