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사회-이승연, 어크로스 독후감 공유합니다 (제목 : 손절당할거같지만 질척거리는 용기내는법)

오렌지 프로필 오렌지
2026-06-14 21:49
한 2주전에 손절사회 (이승연, 출판사 어크로스) 를 샀습니다.
대강 다 읽을 무렵에 겨울님의 겨울서점에서 오늘 오전 10시 라이브를 하시길래 방송도 참여해보고요

겨울님이 빨리 이 책 주변에다 홍보해라 주변에다 떠다 먹여주라고 하시더군요
공감하는 바가 있어 말씀대로 합니다 
-희망찬 회의주의자
-불안세대
-의미가 인생을 바꾼다면
-필연적 혼자의 시대
도 연관된 책으로 꼽아주셨네요. 

손절사회는 지금같은 독서 빙하기에 출간 1달만에 3쇄를 찍은 화제의 책입니다.
잠실 교보문고에서는 아예 래핑한 채로 매대에 올려놓고 팔더군요.
이 책의 타깃은 저자의 인터뷰 대상과 동일한 10~40 여성들이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누구나 읽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로블록스, 엑스에 계정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은 읽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주변에서 점점 이런 이야기를 듣는 빈도수가 늘어나고 있어요.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약점은 혼자 끌어안아야 해."
"(무언가를 상담했을 때)너 그거 상대방의 감정 쓰레기통 되는거야 손절해."
"내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내가 우울이 있고 HSP고 ADHD라서 그런거야."
"나는 한달 전에 INFP였는데 ESTJ남친을 만났더니 ENFP로 변했더라고 왤까?"
같은 것인데요.
다 다른 고민인 것 같지만
일맥상통하는 궤가 있다는 것이 손절사회의 주 내용입니다.
 저자는 위와 같은 단절적 인간관계나 개인의 자기속성(성격, 기질,병증)에 관한 분석적 고민이, 한국인만의 것이 아님을 명시합니다. 국적을 초월하여 젊은 사람들 위주로 손절은 일상적인 것이 되었으며 타인에게 냉담함과 동시에 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입니다. (우경화도 하고 있길래 빨강색으로 강조~)
 누군가가 나에게 좀 부정적인 감정을 심어주었으니 실제로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내가 요새 좀 여유가 없어'라며 부드럽게 손절은 할 거지만, 누군가와 대화를 시작할 때는 상대방의 감정적 바운더리를 배려하여 'TMI지만, 트리거 워딩일 수 있지만' 이라며 쿠션은 까는 모습으로 대표됩니다. 
예의를 차리는 듯 하지만 상처가 남는 요즘의 관계들
책에서 원인으로 분석하는 것은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휴식과 치료의 상품화>
에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나 여성들이 치유문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이유는
<자기돌봄이라는 자아와 밀접한 가치가 여성들에게 심리적 위로 및 세련된 페미니즘 가치로서 교집합이 있어서>
입니다.

알아둬야 할 것.

**질병과 의학적 대상의 범위가 점점 확장되고 있습니다.**
기계와 AI와 수술법만 발전하는 게 아닙니다.
생리전증후군(PMS) 같은 것은 10년 전만 해도 영어권 문화에 익숙해야 아는 말이었습니다.
지금은 내가 갑자기 마라탕이나 떡볶이 먹고싶어지는 이유 같은 걸로 스몰토크 화제가 되었지만요.
요즘 산부인과 채널을 보시면 PMS를 언급 안 하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알음알음 아는 말이었던 것이 의학적 개입의 대상이 된 사례입니다.
막연히 일정 기간에 컨디션 변화가 있다고 느끼던 것이 의료화가 되었을 때,
'아 내 고통에 의학-과학적-심리적 원인이 있었구나.' 라고 근거있는 해설이 주어질 때,
나의 고통은 환상이 아니라 정당한 것이 됩니다.
뭐라고 느낌이나 감정을 표현만 하면 
"왤케예민해?"
라는 소리를 듣기 일쑤인 현대인(특히 여성들)에게 자기 감각의 정당성 확보는 환희에 가까운 감동을 줍니다. 
한편
대기업 엘리트 테크엔지니어와 디자이너와 심리학자들이 한땀한땀 짜 낸 SNS에서 좋아요에 몰두하다가
친구와의 약속시간에 늦었을 때,
A : "ㅜㅜ 나 병원가보니 ADHD래 친구야. 우울감을 느끼면 외출이나 산책도 강요가 될 수 있대"
B : "그렇구나.. 마음의 감기에 걸려 있구나.."(아근데 내가 왜 얘를 받아줘야되지 이제 바쁘다고하고 안만나야겠다)
B:(인터넷 게시판에 대화캡쳐를 올리며) : 이거 불편한 상황인거 맞아?
 >> 댓글 : 왜 걔 감쓰해주냐 너만날때 늦을만해도 되니까 늦는거야 손절해 못하면 지팔지꼰
>> 댓글2 : 친구는 ENFP고 쓰니는 ISFJ야? 그럼 이런갈등 생길수도있어 
>> 댓글3 : 여친/남친 이야기야? 너 여/남미새야? 손절결정도 못해? 너 여/남미새지!(급발진) 
같은 상황은
너무 흔합니다.
ㅋㅎㅎㅎㅋㅋㅋㅋㅎㅎㅋㅋ 보다보면 존재론적 회의감이들고요
지구온나나로 우리존재 멸망이 얼마 안남았는데 인간이 이수준밖에 못왔다니.
하지만 손절사회는
이런 바보 같은 우리들이 왜 이렇게 바보처럼 보이게 몰아붙여지는지
그 주체가 누구인지에 관한 분석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강조! 

삼국지를 보면 유비삼형제가 나오잖아요? 그리고 이 셋이 의형제잖아요.
법적으로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닌데 3사람이 헌신이라고밖에 말 못할 서로에게의 충성을 보이지 않습니까.
현재 기준으로 보면 성애적 사랑으로도 해석할 만한 진한 우정이 고전에는 당연하게 서술되고는 합니다.
 이 수준의 우정이 오늘날에는 없거나 이해 불가한 존재가 되고 만 이유는
저만큼 누군가에게 헌신하고 이타성을 발휘하는 것이 '나의 건강을 해치는' 요소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만치 나의 건강이 중한 이유는
당장 내가 먹고 살려면
최고의 컨디션의 노동자로 기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회사나 거래처에 '제 우울증 친구가 신경쓰여요.'
같은 말 꺼내실 수 있는 분
일단 저는 어렵다고 느껴지네요.
'나는 개인적 문제는 개인적 문제일 뿐이고 언제든 정해진 역할을 해 낼 수 있는 사람이다'
라는 메시지를 온데간데 다 뿌려야
'능력있으며 사랑받는 자격있는 사람'
이 되는거니까요.
역설적으로 자부심을 향한 공통의 목표는 나를 거스르는 상대방을 향한 유효한 공격이 되기도 합니다.
선생님의 아동학대 범위가 체벌을 넘어서 강경한 말 한마디까지 확장되는 요즘이 그렇네요.
'상처를 줬어요' '상처는 트라우마가 되었어요' >> '감정적 상처는 사람을 병원에 보내 치료받게 할 수도 있고 치료받아도 나을수도 없는 평생을 좌우하는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요.'
까지 나아가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병원 상담이나 치료 내역은 누군가의 실질적인 피해 내역으로 증빙이 됩니다.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가 유난한 존재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습니다만,
이 또한 우리가 치유요법으로서 심리상담이나 정신과 내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처받은)개인사가 내 인생을 좌우하는 원인으로서 해석되는 사회를 담보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잘 케어하지 못한데서 아이의 인생전반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서사는 금쪽이와 같은 전문가 등장 방송에서 강화되었습니다.
(*물론 오은영 선생님은 훌륭하십니다)
그런데 애를 부모만 키우냐고요. 아니면 선생님만 잘못하냐고요.
아니 인간가치가 떨어지는 세상이라니까요?
글로벌 빅테크에서 구조조정 하면 왜 주식이 오르냐고요 ㅎㅎ 
일제강점기에 한국인 어린아이가 트라우마를 가지고 성장했는데
한국인 부모만 탓할 사람은 없을거아니에요 
세상사에 대한 구조적 담론이나 개선 논의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왜냐면 ai같은 신기술은 실제로 잘 모르겠잖아요.
우리가 영향력을 지혜롭게 파악해 대비하기도 어렵습니다.
세상을 알기가 실제로 어려워져 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거대한 세상에 대응하기 위해 나만의 벙커를 만들기로 합의를 한 것 같습니다. 
자신만의 세상에서 사는 것.
즉, 세상이 허락한 이유(질병, 기질, 성격, 개인사 서사화)속에서만 사는 것
꽤나 유효한 방법이고 최선으로도 보입니다. 
온순하고 무해하네요.
모범생입니다
^^
하지만 자신만의 안전한 세상이 정말 가능한가요
타인과 사적교류를 안 한지 일주일 되긴 했는데
내 피드가 고양이로 가득 차면 거긴 정말 [무해하며][안전한] 세상인가요?
그리고 정말 고양이만 보고 계세요?
아닌거 다 압니다.
ai기업 주식 들여다보고 이상한 인간 찾아내서 뒷담화 댓글 달고 있으면서!! 
온갖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세상에 참여하고 있으면서!! 
내 딸이 인스타 인플루언서나 아이돌보고 밥굷고 무리한 성형하고싶어하는 걸 
내 아들이 여캠이나 포르노 불법웹툰 보기 시작하는거
잘못된게 확실해 보인다면서 
아이와의 진실된 대화와 인지적 설득으로 막으실 수 있는 분
별로 없을걸요..
스마트폰을 쥔 아이들은 이미 자신의 부모가 큰 세상 속 작은 존재일 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에 대한 통제권을 낳을 때부터 상실했어요
교육에 과몰입하는 학부모만 아이에 대한 위협이라며 학교에 예민하게 굽니다.
(악성민원 학교폭력 정당화하는거 아닙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이, 선생님이, 과보호로 안달복달하는 부모조차 키워낼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갑니다.
성인들의 사회가 안정적인 인생설계를 제시할 수 없다면 더 그렇겠네요.
앞으로도 사회적 분위기는 갈등 발생 시 합의를 우선하는 쪽으로 바뀌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손절을 거듭할 우리는
그리고 타인에게서의 상처를 최소화했는데 왜인지 상처투성이인 우리는
ai시대에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인간의 무가치해짐을 자조하면서 여전히 자기 탓을 하다 아 내가 병에 걸린거였나 기질때문이었나 성격때문이었나 저 검사를 했더니 저 전문가가 내게그렇대 다른사람도 비슷할걸 
라고 합리화의 근거를 찾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낮아진 프라이드를 남에게 내보일 수 없기에
명상, 요가, 치유 상담, 약물치료, 좋다는데 여행가기 좋다는거 먹기에 어느순간 돈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 
치유를 소비하는 동안은 내가 나아지거나 건재한다, 노력하는 존재라는 믿음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시니컬하게 여기저기 돈 낭비하지 마세요
실제로 나를 학대하는 보호자나 연인을 참아보세요
신자유주의에게 모든원인이 있어요 세상과 기득권탓이에요
같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고요
다만 건강하고자 하는 열망
행복하고자 하는 열망은
성공하고자 하는 목표는
실제로 건강이나 행복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건강하기에 뭐가 부족한 상태네
행복하다 말하기에 무언가로 위협받는 상태네
실패했네 이유가 뭘까
라고 동시에 생각하게되는 양면이 있는 3D 붕어빵인 것입니다. 
이상하죠
건강도 행복도 성공도 좋은 것일 뿐인데
타인의 존재나 교류를 '완전한 상태의 침해' 혹은 '정성을 들일 가치(도구)'로 여기게 합니다.
귀여운 존재를 향하여
[무해하다]
라는 말도 유행하죠
저는 이 말을 잘 안쓰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요. 
어떤 존재를 향하여 자기중심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는 말이라 생각해서입니다
손절사회에서 이승연 학자님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냥][당연한]것이 되어버린 우리들의 사고방식에 어떤 배경과 양면성이 있는지 시각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해결까지 제시할 거면
그거그냥 혁명가죠
사회과학이 가진 사명을 충분히 이행하는 책입니다.
그래서 해결이몬데? 해결제시 못하면 이 책 손절
이거읽으면 사주타로엠비티아이 정신병과몰입 과소비 안하게됨? 
같은것은 아닙니다 제목은 자극적으로썻습니다만
다만 인생을 살아가며 [~~하는 것이 방법이다] 류의 해법탐색 솔루션을 멈추었을 때,
어떤 날 친구 1이 내게 웃어주었던 순간이 잊혀지지 않을 때 
그 우정은 친구 1을 못 만나게 되었더라도 성공도 실패로 나눌 게 아닌 소중한 순간일 뿐
소중함은 그 사람에 대한 가치투자로 예상한 게 아니라서 마음에 남았던 것임을
앞으로 타인을 대하는 에티튜드가 될 수 있게 연습해 봅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용기가 나요
잠깐 불행할 수도
좀 아플수도
실패할 순간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정해진 미래를 앞두고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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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독후감 공유드려봅니다
항상 오리진횐님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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