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시작하고 싶다.
땡초맛 새우깡
2024-10-17 00:38
전체공개
독후감을, 심지어 이런 주제를 밤에 쓰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최대한 감정적이지 않게, 간결하게 써보기로 한다. 책모임을 통해 소설을 읽게 될 줄은 전혀 생각 못했는데, 심지어 이런 비극이라니.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멋진 신체를 갖고 있는지를 상기했고, 책을 읽던 중에 언어장애를 가진 강사의 강의를 들을 일이 있었는데 버거워 보였지만, 나는 나대로 최대한 알아듣고자 노력했고, 진심으로 그들을 응원했다. 그들이 싸울 벽은 훨씬 높은 것이지만 계속 그렇게 목소리를 내어주길 바랐다. 아무튼 그 책에 대해서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저게 4주차 도서인줄 알았지...)
마틴 에덴으로 돌아와, 책을 읽으며 지나간 사랑이 떠올라서 힘들었고, 한편으로 결말이 너무 궁금했다. 결론에 이르니 사실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팠다. 저들이 넘을 수 없었던 건 뭘까. 계급? 노예제가 공고했던 봉건시대도 아니고 머릿속 그 ‘개념’ 때문에? 심지어 끝내 극복할 수도 없는거라고? 진짜 엘레나가 그를 부끄러워했기 때문에? 그가 갑자기 벼락 작가-실상 개인주의 철학자였음-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그럼 그들이 이어지려면 무엇이 더 필요했지? 아니면 너무 과했나? “당신처럼 말하고, 당신처럼 생각하고 싶어요.”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그가 사랑에 눈뜨고, 정신없이 책에, 지식에 빠져드는 모습에서 묘한 불안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 되기를 바랐는데.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었고....
또 한편으로 앞으로의 나의 비전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브리슨덴이 마틴과 나눈 대화 중에 뜨거운 것들이 있었다. '부르주아의 딸과 뭘 하겠다는 거냐, 오밀조밀한 도덕을 갖고, 삶을 제대로 살기를 겁내는 겁쟁이들일 뿐이다'... 덕분에 마틴은 오랫동안 가난, 그리고 삶이 주는 고통에 시달려야 했는데...'자기가 얼마나 많이 자고 또 자고싶어하는지 깨달았다', '살기가 힘들어서 끙끙 앓았다'라...이렇게 어떻게 산단 말인지.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 지나온 가난의 시간들... 이렇게 감도 오지 않는 저 가난이라는 것이 매우 무서웠던 적이 있었다. 객관적으로 내 삶은 사실 매우 부르주아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알면서도 막연한 공포 같은 것을 가졌었다. 지금도 뭣도 모르면서 가난에 대한 공포가 완전히 없는 건 아닌데 막연함은 좀 덜해졌달까...다만 최근에는 지금 하는 이 일을 내 업임세 하고 싶지가 않다. 뻔한 돈 버는 거지만, 적당히 서로의 입장을 맞춰주고, 정해진 틀 안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들을 하며 사는 일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고, 그런 일에 무슨 재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으로 포장하고, 동기부여를 한다해도 말이다. 밥벌이에 진지하지 않은 것은 없다지만, 꼭 내가, 그 일로만 벌지는 않아도 되니까.
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불안했고, 나는 왜 정착하지 못할까, 남들처럼 살 수는 없는 걸까 스스로 의심하고, 묘한 죄책감 같은 것도 있었는데 이젠 그게 내 생각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된 거 같다.(오늘은 그렇다ㅋ) 그리고 누군가 너 그거 잘 안 될 거야, 너만 다르다고 생각하지마 라고해도, 그게 나보다 더 대단한 사람의 말이라 해도, 부모의 조언이라도, 이젠 진짜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불안했고, 나는 왜 정착하지 못할까, 남들처럼 살 수는 없는 걸까 스스로 의심하고, 묘한 죄책감 같은 것도 있었는데 이젠 그게 내 생각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된 거 같다.(오늘은 그렇다ㅋ) 그리고 누군가 너 그거 잘 안 될 거야, 너만 다르다고 생각하지마 라고해도, 그게 나보다 더 대단한 사람의 말이라 해도, 부모의 조언이라도, 이젠 진짜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 의미 있었다. 내 5년간의 컨설팅 직장도(이제 이력서 업데이트 해야지...)
그리고 책모임도 너무 즐거웠다.(이건 너무 급 마무리인가봉가...)
그리고 책모임도 너무 즐거웠다.(이건 너무 급 마무리인가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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