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곁에
2411 시즌 - 책 <인챈트먼트>
2025-02-20 01:09
전체공개
"매혹" 옆에다 한 장의 사진을 놓는다면 무엇이 될까?
사람의 모습이 찍힌 것이라면, 무언가 생각에 잠겨 자신이 즐거워 하고 있다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있던 젊은 그녀의 모습이 들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그녀는 버릇처럼 오른손 검지손가락으로 앞머리를 감았다 풀었다 하곤 했었다. 이야기가 멈춰지고, 그의 의식에서 내가 사라지는 느낌이 드는 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나는 그 사진 귀퉁이에서 걱정과 두려움을 잠시 잊은 그의 영혼에서 비치는 환한 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풍경이 찍힌 것이라면, 매일 아침 고수부지에서 바라보는 해 뜨는 한강변의 모습이 들어 있을 것이다. 십사년 동안 매일 함께 산책하던 아이가 떠나고, 남은 한 아이와 여전히 그 곳을 다닌다. 계절마다 날마다 일출의 모습은 조금씩 다르면서도 늘 아름답다. 함께하던 존재의 부재 때문에 아름다움은 더 실감나고, 다시 시간이 지나 내가 없어지더라도 똑같이 아름다울 것이기 때문에 더 절실하다.
매혹의 곁에 소리를 둘 수 있다면, 물기가 어린 바람소리가 어울릴 것 같다. 비가 오는 날이면 사람들은 사라지고, 사람이 만든 것들 사이에 숨겨져 있던 날 것들이 나타난다. 날 것의 자연을 보면서 내 속에서 숨겨지고 눌러져 있던 날 것들을 잠시라도 꺼내보고 쉴 수 있다.
매혹은 대상과의 연결이라는 점에서 경이로움과 다르다. 나는 그 사람의 무심한 즐거움에서 비밀의 한 조각을 엿보았다고 생각하고, 좁은 창을 통해 그의 신비와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무심한 자연을 바라보면서, 무한의 한 귀퉁이와 개인의 크기를 생각하게 된다. 연결은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다른 감각들은 익숙해지면서 놀라움이 줄어들지만, 매혹은 연결 속에서 더 깊어지고 더 다양해진다.
사람들은 매혹됨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다. 우리는 신비를 통해 진정으로 연결된다.
유감스럽게도, 매혹은 의식적으로 찾아야 하고, 찾고난 후에도 그대로 유지할 수도, 보유할 수도 없다. 행복의 본성과 비슷하다.


댓글
언제 아침 한강변 산책에 동행해 보고 싶네요. 그 매혹은 또 어떨지.. 벌써 뭔가에 홀리는 기분입니다.
"다른 감각들은 익숙해지면서 놀라움이 줄어들지만, 매혹은 연결 속에서 더 깊어지고 더 다양해진다."
"다른 감각들은 익숙해지면서 놀라움이 줄어들지만, 매혹은 연결 속에서 더 깊어지고 더 다양해진다."
함께하는 산책. 좋습니다. 깨어나기 전의 어스름에서도 날 것들을 볼 수 있거든요. ^^
말로 설명하기 어려워서 저도 사진 추가합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워서 저도 사진 추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