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 시즌 - 책 <인간은 의례를 갈망한다>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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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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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저녁마다 자주 옥상에 올라갔다. 돗자리를 펴고 누워 별을 보거나 과일을 까먹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안하고 막막할 때, 삶이 너무 거대하게 느껴지고 나는 그 안에서 초라해질 때 그런 식으로 나만의 의례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한 손을 차지한 뒤부터는 늦은 밤 옥상에 올라가 별을 본 적이 없다. 이제 별을 본다는 건 여행지에서나 할 법한 일이 되어 버렸다. 정말 자주 올라갔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한 번은 아주 고심 끝에 친한 친구를 옥상에 초대한 적이 있다. 텅 빈 공간일 뿐인데, 나에게는 마치 마음속에 있는 일기장을 펼쳐 보이는 것 같아서 문을 열면서 잔뜩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 공간이, 그 시간이, 그렇게나 소중했는데 이제는 잊혀진 의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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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20% 밖에 읽지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인문서를 읽으려니 영 집중이 되지 않아 미뤄두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네.. 일이 생겨서 벼락치기 독서에 실패하였습니다. 토요일까지 부지런히 읽고 이어서 작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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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또박사 | 27일 전

나머지 80%에 대한 생각도 꼭 들어보고 싶네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