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려와 우려..그리고 대안은?

<경험의 멸종> - 크리스틴 로젠 독후감

경선
2025-07-17 11:07
전체공개
"오리진" 우리 모임을  고민해본다. 
우리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각자가 이르른 경험을 공유하는 모임이다. 그래서 책을 읽고 참여하는 분들과 지난 분기의 나처럼 ㅜㅜ^ 바쁘다는 이유로 일부만 읽거나 서평으로 대신하고 참석하면 모임에 대한 감흥이 크게 다르다. 
경험의 멸종은 이런 부분에 대하여 염려하고 고민하고 있다. 
활자 사이 행간을 통한 연속 작용과 이를 통해 느끼는 경험, 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통해 이어지는 활동들 (나도 일이 잘 정리되지 않을 때는 자판을 두드리며 정리하는 것보다 동아연필을 뭉툭하게 깍고는 노트에 이런 저런 내용을 끄적거리다가 생각의 흐름 맥락을 잡을때가 많다.), 알게 모르게 일련의 손으로 하는 작업, 과정에서 흐릿했던 우리의  뇌신경망이 홯성화되는 것이다. 
저자가 염려하는 것처럼 오늘날 일상은 영상에 많이 잠식되어 있다. 오십분 드라마에 집중하지 못해서 20분으로 정리한 영상으로 대신하고, 이마저도 쇼츠에 길들여진 일상이 지속되다보면 휘발되는 단기 기억속에서 긴 호흡과 안목을 필요로 하는 일들에 참을성이 없어지고, 과정보다 결과에 좀더 매몰될 것 같다. 
예전에 테드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라는 책이 영화 arrival 로 개봉하였다. 당시에 책을 먼저 읽었던 나는  책을 읽을 때 내가 상상했던 것과 너무도 다른 방식으로 영화로 만들어진 부분이 놀라워서 영화를 마친 뒤 그날 또 다시 같은 영화를 감상했다. 다른 이의 상상력을 엿본다는 것은 내게는 큰 희열이었고, 나의 한없이 빈약한 상상력에 대하여 경험을 하게 되었다. 
미술관에 직접 가서 그림을 감상하며 질감과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 그런  활동만이 경험의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이런 일련의 활동들이 나의 한계, 가능성에 대하여 인식하게 하는 점이 중요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 말미에 스마트도시 "송도" 라고 나와서 당황스러웠는데, 저자가 생각하는 스마트도시의 기준이 궁금했다. 이십 년 넘게 송도에서 살아온 내게 송도는 스마트와는 거리가 멀었는데.. 작가와 나 사이 경험의 차이로 인하여 단어에 대한 의미가 다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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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봉천동 조지오웰 | 16일 전
오 송도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더듬이 | 16일 전
맞아요. 책에 한국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먹방' 프로그램, 스마트시티 송도... 저자와 주민 독자가 말하는 각자의 경험을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이빠진소설 | 15일 전
작가가 송도를 기사로만 접한 듯 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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