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누군가와 긴말하게 교감했던 적이 있었던가. 있다 하더라도 밀접하게 교감을 나눴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만큼 깊고, 내면으로의 마주침이 아니었겠다.
인간과 인간의 교감이 아닌, 인간과 동물이 될 수도 있고, 인간과 사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으로선 책과 교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인챈트먼트에서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데
“긴밀한 관심을 동반하는 특별한 재질의 경험, 무언가에 주목함으로써 생겨나는 접촉의 감각으로부터 말이다” 소중한 구절에 밑줄을 치기도 하고, 의문스러운 단어를 찾아보며 물음표를 던지는.. 책에 긴밀하게 접촉하는 감각이 나는 좋다.
감각이 깨워지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지 적으면서 깨닫게 되는 요즘에, 한편으로는 현실의 속도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업무들과 성장하기 위한 배움들이 너무나도 무겁게 느껴진다. 특히 감각이 깨워질 때 현실의 벽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책 속에서의 사유는 느리고, 내면의 나를 보듬어주면서 존재 그 자체를 바라봐 주는 것 같은데 현실의 둔탁함은 존재한다. 풍부한 내면과 바쁜 현실 사이의 간극은 줄이는 게 맞을지, 그 사이에서도 존재의 방식을 찾는 게 맞는 것일지 여전히 옅은 한숨을 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