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전해준 메시지

<월든 (10장~)> - 헨리 데이비드 소로 독후감

희락 프로필 희락
2026-04-16 18:34
전체공개
이번에 책을 천천히 읽었고,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연을 무의식적으로 느껴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른 아침 트럼펫 기상 나팔 소리처럼 하루를 밝히는 작은 새들의 소리를 시작으로, 다양한 소리를 내는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처음 듣는 소리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생겼고, 새로운 친구를 반기기 위해 밖을 쳐다보곤 했다.
월든을 읽으며 예전에는 산을 오르는 것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주변의 소리와 바람, 나무와 햇빛을 느끼며 자연과 조금은 친해진 것 같다.

최대한 자연을 관찰하면서 조금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이전 직장 동료들과 평소보다 더 높은 관악산에 갔다.
쉬운 산은 아니었고, 동료들도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다.
날씨는 흐렸고, 과일과 김밥을 사서 우리는 우리 속도에 맞춰 천천히 정상을 찍고 오자며 화이팅을 외치며 등산을 시작했다.
오르던 중 나의 왼쪽과 오른쪽에서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하듯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들려왔다. 덕분에 기분 좋게 힘을 내어 올라갈 수 있었다.
중간에 과일도 먹고 최대한 자연을 느끼며 올라갔고, 동료들에게 나무와 물도 만져보라며 권유하기도 했다. 뭔가 아저씨가 된 것 같았지만, 좋은 것은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올라갈수록 힘들어서인지,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많아서인지 우리는 점점 침묵 속에서 앞만 보고 올라가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정상에 도착하니 고생했다고 우리를 반기듯 까마귀들이 머리 위를 돌고 있었다.
마치 군대에서 행군을 마치고 도착지에 군악대가 연주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게 바로 나였기에 더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해가 뜨면서 안개가 서서히 사라지고 햇볕이 들기 시작했다. 이때 정상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환호를 질렀다.
또 갑자기 보고 싶었던 중학교 때 친구에게 정말 오랜만에 전화가 걸려왔다. 너무 반가웠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다시 이어졌다는 것이 신기하고 고마웠다.
요즘 관악산에 정기를 받으러 많이 간다고 했는데, 와보니 이렇게 신기한 경험을 여러 번 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잠시 휴식을 가진 뒤 하산하기로 했다.
올라갈 때는 제대로 보지 못했던 자연을 햇볕이 비춰주면서 자세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너무 좋다고 말하며, 하나도 빠짐없이 눈에 담으려 했다. 그러다 보니 하산할 때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나 자신을 조금 더 알아가고, 조금씩 방향을 잡고 정리되어가던 도중 가고 싶었던 회사와 지원한 회사가 있었다. 채용 과정에서 열심히 준비했고 좋은 기운도 받고 와서 기대했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많이 아쉬웠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웠고,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나를 알아가고 이런 시간을 가지는 동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더 불안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월든을 읽지 않았더라면 낙심과 방황하는 시간이 길었을지도 모른다.
잠깐 생각을 멈추고 책을 마저 읽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지는 않더라도, 어려움 끝에는 행복이 온다. 그리고 사람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느꼈다.
쓰러져도 다시 나아가야 한다는 것, 결국 지금 생기는 굳은살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 새 다짐과 함께 밖으로 나가 뒷산에 갔다.
뒷산도 나의 새로운 다짐을 반기는 듯했다. 빈 가지들 사이로 새싹이 나고, 풀들이 자라며 새로운 출발을 하는 모습이 반갑게 느껴졌다.
정상에 있는 의자에 앉아 햇살을 즐기며 생각을 정리했고, 용기를 얻어 하산했다.
앞으로 더 단단해질 나의 선택을 응원하며 어둠 속을 달려가겠지만, 언젠가 밝은 날을 마주한다면 최근 관악산을 다녀왔던 것처럼 내리막길 또한 환하게 보이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목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