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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 대한 두려움과 인간에 대한 연민에 대하여

<오뒷세이아(13~20권)> - 호메로스 독후감

propers 프로필 propers
2026-10-03 07:24
전체공개
13권 드디어 귀향, 드디어 복수. 집에 다 왔을 때일수록 사고 조심하라더니 집에 와서도 신중하기를 7권 동안 하고 있다. 
모험보다 재미있다. 언제 복수할 거야,..싶긴 하지만 손에 땀을 쥐는 전개. 바다 괴물이 나타날 것 같은 긴장감이 아니라 누가 알아볼까, 누구에게 들길까, 계획이 잘 될까 하는 긴장감이 흥미롭다. 
그리고, 같은 상황에서 어떤 이는 묵묵히 일하며 주인의 재산을 지키고, 어떤 이는 적에게 정보를 흘리고, 어떤 이는 기회를 엿본다. 
존경받을 자는 에우마이오스. 

343페이지. 
오뒷세우스는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그(에우마이오스)와 나누며 관계를 쌓아나가고 연민으로 서로의 고통에 응답한다. 

357페이지. 
설움에 겨운 노인장, 어떤 신께서 그대를 내게 이끄신 만큼, 거짓말로
내게 환심을 사려 하지도 말고, 호리지도 마시구려. 내 당신을 삼가 
존중하고 아끼게 된다면, 그건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 손님을 보호하시는 
제우스를 내가 두려워하기 때문이고, 내 그대를 가엾게 여겨서니까요.

대학시절 철학과 교양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수업에 들어오시면서 갑자기 물으셨다. '왜 거짓말을 하면 안 되나?'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고 답하는 그런 시절이 아니었기에 모두 긴장했다. 
자네! 자네! 
어쩌다 나도 지목이 되었다. '어...어...' '거짓말해도 된단 말인가?' '아니오, 그건 아니고,.. 내가 거짓말하면 상대도 거짓말하고 서로 못 믿고 결국 못 믿을 세상이 되고, ..' '목적 지향적이군(혹은 사회효용론..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
지나고 나서 나는 이런 말을 하고 싶었으나 표현을 못 했다고 생각했다. '그냥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인간의 도리로서' 그런 종류의 말을 하고 싶었다. 그것을 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말할 수도 있고, 인간다움을 정직으로 믿고 있기에 그걸 잃고 싶지 않아서기도 한데 "왜"라는 질문 앞에서 거래적 발상이 떠올랐다. 30년 가까이 되도록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왜 서로에게 호의를 베푸는가? 신에 대한 두려움과 인간에 대한 연민 - 에우마이오스가 한 마디로 정리해 준다. 


알아본다..는 것에 대해서도 다음 기회에 이야기해 보고 싶다. 그 유명한 무릎팍에 대해서.

(독서모임 참가하고자 급하게 썼습니다. 너그러이 봐 주세요. 읽는 이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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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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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스 프로필 이로스 | 22시간 전
이 글이 서둘러 꾸며낸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자네는 어떻게 알 수 있나? 30년 전 그 교수님은 이런 질문도 던질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토론의 좋은 주제일 것도 같습니다. 철학이란 그런 거지요. 두고두고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서 되뇌게 하는 질문. 허를 찔린 그 순간엔 무슨 이유에선지 '거래적 발상'이 대번에 떠올라 그것으로 답변에 갈음했지만, 사실은 지금 읽은 에우마이오스(칸트의 정언명령 윤리와 애덤스의 도덕감정론 윤리의 복합)의 심정에 동의한다는 고백도 흥미롭네요. 다른 사피님들은 어떻게 답할지 궁금하군요. 정말 거짓말을 하면 안 되나요? 왜 안 될까요? 영화 <거짓말의 발명>도 떠오르네요. 이걸 보고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