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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 보러 가기독후감 12
오디세이아》의 환대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
얼마 전 오랜만에 집안을 정리하다 문득 신혼 시절의 사진을 보다 기억이 떠올랐다. 단칸방 같던 첫 신혼집에 시댁 식구들을 모두 모셔놓고 손수 차려 대접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그리고 결혼 후 처음으로 마련한 내 집에서 친척들을 모아 함께 음식을 나누고 축하를 받던 날도 떠올랐다. 그 시절 내게 ‘손님 대접’이란 귀찮거나 번거로운 행사가 아니었다. 다만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은 있었지만 누군가를 집으로 초대하고 정성껏 음식을 차려내는 일은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나누는 가장 자연스럽고 당연한 삶의 이치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
신에 대한 두려움과 인간에 대한 연민에 대하여
113권 드디어 귀향, 드디어 복수. 집에 다 왔을 때일수록 사고 조심하라더니 집에 와서도 신중하기를 7권 동안 하고 있다. 모험보다 재미있다. 언제 복수할 거야,..싶긴 하지만 손에 땀을 쥐는 전개. 바다 괴물이 나타날 것 같은 긴장감이 아니라 누가 알아볼까, 누구에게 들길까, 계획이 잘 될까 하는 긴장감이 흥미롭다. 그리고, 같은 상황에서 어떤 이는 묵묵히 일하며 주인의 재산을 지키고, 어떤 이는 적에게 정보를 흘리고, 어떤 이는 기회를 엿본다. 존경받을 자는 에우마이오스. 343페이지. 오뒷세우스는 지나온 삶의 ...
위기에는 무엇보다 믿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1오디세우스가 오랜 고생 끝에 이타카로 돌아와 아들 텔레마코스와 재회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두 사람이 눈물을 흘리며 그토록 감격한 이유가 단순히 20년 만에 만난 아버지와 아들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입장에서 극복해야 할 위기가 눈앞에 닥친 시점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자기편을 만났다는 사실이 더 근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다. 두 사람이 만난 순간을 보면 현실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디세우스에게 군대가 생긴 것도 아니고, 텔레마코스에게 갑자기 구혼자들을 제압할 힘이...
폭력은 항상 확대 재생산 되는 것인가?
1오뒷세이아 13~20권은 파이아케스인들의 도움으로 주인공이 그리던 고향 이타카에 도착하여 충실한 돼지치기와 아르고스를 만나 현지상황을 알게되고, 아버지를 찾는 여정을 마치고 어렵게 돌아온 텔레마코스와 재회하여 구혼자들에 대한 피의 살육을 기획하고 준비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는 자세하게 구현하지 못한 여러 인물들의 말과 행동 묘사를 통해 인간 군상들의 다양한 심리묘사를 읽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호메로스가 3년이 넘는 폭력적인 전쟁을 겪고,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순탄치 않은 귀향의 여정을 겪었...
기백이 깃든 독후감
1이타카에 도착한 오뒷세우스와 아테네 대화에서 “ ” 나는 너를 죽게 마련인 어떤 인간도 알아보지 못하게끔 만들 테다. 유연한 사지에서 고운 살갗을 시들게 할 것이며 머리에서는 황금빛 머리털들을 없애버리련다. 그리고 그런 것을 걸친 사람을 보면 진저리를 칠만큼 허름한 누더기를 입혀놓으마. 전에는 더없이 아름답던 네 두 눈도 침침하게 만들어놓을 거란다 “” 페넬로페도, 텔레마코스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게 마법을 부려 변장시켰다. 신이 도와주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설계된 것일 수도 있겠다. 가장 약하고 아무것도 가...
여정 속에서
1이번 13~20권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잠깐 달콤한 말에 유혹당하여 끝날 줄 알았던 일이 다시 초기화되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아테네처럼 오뒷세우스를 지지해 주고, 방향을 잡아주고, 도와주는 모습을 보니 부러웠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오뒷세우스를 생각해 주는 걸 보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응원을 해주는 사람들, 고마웠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순수하고 거짓 없는 진심인지 감히 의심을 하게 되었다. 자존감이 떨어진 것인지, 내가 나약해진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 ...
마음속 궁전 되찾기
1한 사내를 보아라. 사내의 마음속 궁전에는 페넬로페가 그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페넬로페는 '어릴 적 순수함과 창의성'을 가진 자아(ego)이다. 이 페넬로페에게 구혼하는 염치없는 자들은 누군가? 그중 가장 유명한 구혼자를 말해보자면 '미디어', 'SNS', '성공', '돈', '인정'이 있다. 그들은 사내의 재산인 '시간'을 자신의 재산인 양 먹어치우고 있다. 사내가 궁전으로 돌아오기 전에 모든 시간이 동날 수 있다. 사실 사내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허름한 누더기를 걸치고 두 눈은 침침한 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