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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토남에서 에겐남으로 가는 길

<침묵에서 말하기로> - 캐럴 길리건 독후감

삼성동 길리건 프로필 삼성동 길리건
2025-12-19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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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토남 에겐남은 최근 유행했던 표현이다. 테토남은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이 많은 남자, 에겐남은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이 많은 남자를 뜻한다. 테토남은 보통 공격성과 경쟁심이 강하고 에겐남은 공감 능력과 사회적 유대감이 뛰어나다. 책에서 말하는 의미 보다 깊이가 얕고 장난스러운 표현이긴 하지만, 2개월 전 어머니와 나눴던 대화가 떠올라 이 표현을 독후감에 녹여본다.

어머니와 저녁을 먹던 중 아들은 테토남 에겐남중 어느 쪽으로 느껴지는지 여쭤봤다. 어머니는 웃으시며 내게 반반 섞인 것 같다고 답하셨다. 대부분은 남자들은 "테토남"이라 듣는 것을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지만, 나는 반반 섞인 것 같다는 말에 왠지 기분 좋았다. 책에서 말하는 지향점이 남성성과 여성성의 조화인 것처럼, 나도 그런 방향을 추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정확히는 이 독서모임을 만나고 나서 서서히 변해갔다. 덕분에 "기술, 자기계발서, 과학" 등의 경쟁력(힘)을 기르기 위한 책뿐만 아닌 "돌봄, 관계, 사랑"을 다루는 책들을 읽어나가기 시작했고. 대화를 나누고 말과 관심으로 서로를 돌보며 관계의 중요성과 사랑스러움을 알게 됐다. 과거 '여성성'이라 불렸던 영역들이 내게 스며들었고 나는 더 확장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책에서 말하는 "우리는 왜 여성이 경쟁적 성공에 갈등을 느끼는지 묻는 것이 아니라 왜 남성이 경쟁적 성취라는 협소한 관점에 성공을 국한하고 그것을 추구하는지 물어야 한다" 도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진지하게 다루지 못했던 질문이었다. 그저 경쟁적 환경에 쓸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경쟁에서 한 발짝 물러날 수 있는 용기도 가지게 됐다. (커리어 경쟁의 물살에서 벗어나면 큰일이라도 날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더라)

남자에게 '에겐남'이라는 칭호는 기피하고 부끄러워할 게 아니라, 추구하고 포용해야 하는 것 같다. 그래야 반쪽짜리가 아닌 완전한 '인간 발달'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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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A동 부사감 프로필 A동 부사감 | 17일 전
다양한 명명법이 있군요. 테토남이나 에겐남은 아닌, 테겐남이면서 에토남이기도 한, 그러면서 그 무엇에도 갇히지 않은, 삼성동 길리건님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