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랜 가부장제(힘 있는 남성이 지배하는 질서)의 긴 역사 터널 속에서도 자기 생각을 잃지 않고 삶을 견디고 돌보고 다른 세상을 꿈꾸며, 당시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해 나갔을, 하지만 기록되지 않아 기억되지 못한 여성들이 틀림없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 하면 바꾸어 상상해 보건대, 만약 나 자신이 힘 있는 여성이 지배하는 질서(가모장제?) 속에서 보잘것없는 남성으로 태어나 살아가야만 했다고 가정했을 때, 나는 결코 그 질서를 생각 없이 받아들이지는 않았을 것 같고, 그 정당성에 의문을 가졌을 것 같고, 어떤 식으로든 최대한 내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려고 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도 내가 그러한 것처럼. 언제라도 남녀를 불문하고 바로 그런 사람에게 한없는 우애를 느끼는 것처럼.
/호메로스의 <오뒷세우스>에 그려진 다양한 남성과 여성을 보며
/호메로스의 <오뒷세우스>에 그려진 다양한 남성과 여성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