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너머 자연

더듬이 프로필 더듬이
2026-04-22 16:07
현대인, 특히 한국인, 특히 젊은이들은 자기 몸, 즉 외모와 외형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불안해 하거나 위태로운 안도감을 힘들게 이어간다. 그로 인한 여러 부정적인 마음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자연으로 시선을 돌려 볼 것을 제안하는 글이다.

원문: The cure for body dissatisfaction that doesn’t involve the body

자연이 주는 경외감은 속 좁은 자기 중심에서 밖으로 이끌어낸다
그럼으로써 진정한 치유와 자유를 선물한다

자신의 이미지에 노심초사하는 대신, 뒷마당이나 도시의 벽 너머에서 자기 신체에 대한 불만과 불안을 해소해 보는 것은 어떨까? 거울 속 자신의 몸 대신, 당신을 깊은 사색에 빠지게 했던 자연의 한 장면을 떠올려 보라. 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이었나? 아니면 발밑으로 부서지는 파도에 비친 빛이었나? 아니면 화려한 단풍을 비추던 호수였나? 그 순간 어떤 기분이 들었던가?
   
19살 때 나는 아버지와 함께 핀란드 라플란드로 여행을 떠났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이글루 근처 통나무에 앉아 매일 밤 바라보던 은하수다. 당시 나는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을 공부하고 있었기에 우리가 바라보던 별들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지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별들이 북극 하늘을 가로지르는 눈부신 호를 이룬 광경을 마주했을 때 놀랄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 사상가 블레즈 파스칼은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고 썼다. 내겐 두려움이라기보다 경외감으로 느껴졌다.
   
철학자 헬렌 드 크루즈는 저서 <Wonderstruck>(2024)에서 경외감을 ‘광활함을 지각하거나 개념화할 때 느끼는 감정으로, 인지적 조정의 필요성과 결합된 것’이라고 묘사한다. 이 자기 초월적 감정은 우리가 감지할 수는 있으나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는 규모를 이해하려 할 때 드는 감정으로, 우리를 일상적인 세계 이해의 범위를 벗어나게 한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실천이성 비판>(1788)에서 “두 가지가 마음을 끊임없이 새롭고 커지는 경이와 경외감으로 채워주는데, 그것에 대한 성찰을 더 자주 그리고 더 진지하게 집중할수록 그 감정은 더욱 커진다. 그 두 가지란 바로 내 머리 위로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의 도덕법이다”라고 썼다. 도덕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행동 또한 우리에게 경외감을 줄 수 있지만, 아마도 이러한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흔한 계기는 자연과의 만남일 것이다.
   
이런 ‘야생의 경외감’의 경험은 삶을 향한 우리의 자기중심적인 집착, 혹은 랄프 왈도 에머슨이 <자연>(1836)에서 표현한 대로 ‘천박한 이기주의’에서 우리를 치유해 줄 수 있다. 경외감 심리학 분야의 선도적 연구자인 다처 켈트너는 연구를 통해 자연 환경을 경험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이타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들은 연구 참여에 대한 보상을 덜 요구했으며, 자본주의와 같은 경제 체제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재고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런 통찰은 자연이 우리에게 미치는 힘에 대한 나의 직관을 뒷받침한다. 자연 환경에 매료되는 것은 우리를 자기 중심적인 성향에서 벗어나 타인에 대한 더 큰 연민으로 이끈다. 집과 직장의 틀에서 벗어나 도시와 교외를 떠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는 자신을 초월하게 만드는 풍경에 경탄할 수 있다. 아마도 우리는 삶에 대한 새로운 감사를 품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거울(혹은 스크린) 속 자기 이미지는 우리의 주의를 얕은 표면에만 집중시키고, 경외감을 경험할 기회를 박탈한다. 더 심각한 것은, 페미니스트 철학자 산드라 바트키가 말했듯이, 우리의 나르시시즘이 대개 ‘억압적’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접하는 이미지와 비교해 자신을 비관하고 벌한다. 이러한 나르시시즘은 불필요한 수치심을 유발하며, 건강에 해로운 다이어트, 강박적인 운동, 혹은 체중 감량을 위한 다른 극단적인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연을 바라보는 것이 우리의 부정적인 신체 이미지를 치유할 수 있다는 생각은 공상이 아니다. 경험적 연구가 뒷받침한다. 2018년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자연 사진을 보거나, 자연 환경 속을 걷거나, 조성된 녹지 공간을 탐험하도록 요청해 봤더니, 야외로 나가거나 그런 것을 상상할 때 우리 몸을 더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는 자기계발을 통해 신체적 불만족에 대항할 수도 있다. 그것도 나름 가치 있는 노력이다. 하지만 노력이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 되면 자연의 힘을 간과하게 된다. 자신을 넘어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다시 한번,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 발밑으로 부서지는 파도에 비치는 빛, 화려한 단풍을 비추는 호수를 떠올려 보라. 그리고 기회가 될 때마다 자연 속으로 들어가 그 경이로움에 흠뻑 빠져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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