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나를 내가 바라는 대로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가능은 할까.
인간은 유전적으로 많은 것을 타고 나지만, 경험과 학습을 통해 자신을 바꿔 나갈 수 있는 여지도 크다. 이른바 가소성 덕분이다. 이런 뇌과학의 개념을 알기 이전부터도 동서의 현자들은 인격의 수련과 도야를 줄기차게 강조해 왔다. 그 중에서도 습관의 형성과 관리는 특히 중요한 항목이었다.
이 문제를 신경 과학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공학적인 설계와 실행의 과정으로 설명한 글을 소개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습관에 관한 웬만한 단행본보다 더 잘 친절하게 핵심을 담았다. 나아가, 습관의 중요성과 함께 그것이 '숙달'에 미치는 역설적 결과까지 다루고 있는 후반부에 주목하시길.
인간은 유전적으로 많은 것을 타고 나지만, 경험과 학습을 통해 자신을 바꿔 나갈 수 있는 여지도 크다. 이른바 가소성 덕분이다. 이런 뇌과학의 개념을 알기 이전부터도 동서의 현자들은 인격의 수련과 도야를 줄기차게 강조해 왔다. 그 중에서도 습관의 형성과 관리는 특히 중요한 항목이었다.
이 문제를 신경 과학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공학적인 설계와 실행의 과정으로 설명한 글을 소개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습관에 관한 웬만한 단행본보다 더 잘 친절하게 핵심을 담았다. 나아가, 습관의 중요성과 함께 그것이 '숙달'에 미치는 역설적 결과까지 다루고 있는 후반부에 주목하시길.
습관의 힘
나의 ‘의도’와 ‘행동’ 사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까? 습관을 만들면 된다. 나머지는 그 습관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책 읽는 사람,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 그 밖의 자기만의 루틴을 유지하는 사람은 그 일을 습관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습관이란 그저 자주 하는 행동이 아니다. 의식적인 숙고나 의도 없이도 특정 신호에 의해 자동으로 촉발되는 학습된 반사적 행동이다. 뇌가 별도의 지시 없이도 알아서 시작하도록 익힌 것이다. 습관은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단일 지표이며, 신념이나 감정, 또는 일반적인 태도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행동을 관리하는 뇌의 두 시스템
1)목표 지향 시스템:
의도적인 계획 수립과 의식적인 의사결정을 담당하며 이마 뒤쪽 전두엽 피질에 있다. 이 시스템의 한 가지 역할은 현재 목표와 상충되는 습관적 경향을 억제하는 것이다. 다만, 이 영역은 에너지가 많이 들고 상대적으로 느리다. 피로, 스트레스, 이른 아침의 몽롱함 탓에 이 시스템의 능력이 저하되면 의식적 사고는 타성에 밀려난다.
2)습관 시스템:
뇌 중심부의 대뇌 피질 깊숙이 자리 잡은 ‘기저핵’이 근거지다. 오래된 만큼 에너지 효율이 높다. 이 시스템은 특정 단서와 반복해서 연습된 반응 간의 연결에 의존할 뿐, 장기 목표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의식적 사고력이 소진되면 이 이 시스템이 주도권을 잡는다. 일단 어떤 행동이 이곳에 각인되면 놀라운 지속력을 발휘한다.
습관은 중립적인 장치... 사용하기 나름
뇌의 관점에서 볼 때 습관은 중립적인 장치다. 습관이 몸에 밴 사람은 매번 이 시스템과 씨름하는 게 아니라 이 시스템을 자신을 위해 작동하도록 훈련시킨 것이다. 이 장치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도록 훈련될 수도 있고, 오랜 습관을 해체하도록 재프로그래밍될 수도 있다. 이 신경 회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면 나쁜 습관을 끊고 더 나은 습관을 설계하고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실천 단계별 핵심
1. ‘새 출발’의 함정에 유의하라.
새로운 행동을 처음 도입할 때는 강한 결의가 원동력이 된다. 매일 아침 달리기든, 매일 밤 독서든 대개는 순간의 결심에 힘입어 추진력을 얻는다. 이른바 ‘새 출발 효과’다. 초기엔 동기 부여가 높고, 의식적 사고 체계가 전체 과정을 주도한다. 하지만 점차 피로감이 쌓이면 결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새해 작심삼일의 반복은 그 때문이다.
2. 반복이 능사는 아니다
대다수가 저지르는 치명적 실수는 그저 반복만 하면 노력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루틴이 자동 조종 모드로 전환될 거라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그냥 매일매일 힘겹게 버티기만 한다면, 습관 시스템이 자리 잡는 데 필요한 조건이 마련되지는 않는다. 그 행동은 여전히 노력에만 의존하게 되며, 매번 새로운 의지력의 급증을 필요로 한다. 생물학적으로 피로해질 운명인,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시스템에 의존한 결과다.
3. 목표 습관을 작은 단위들로 분해하라
행동 변화를 이어가려면 이를 습관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복잡한 행동 전체를 단번에 습관으로 만들 수는 없으므로 단위로 세분화해야 한다. 구성 단위들이 점차 습관적인 구조를 형성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즉 신체적 수순, 전환 과정, 그리고 내적 반응이 자동화된 습관적 행동이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런 단위 노드가 형성되면 행동은 점점 쉬워진다. 이때 피로는 멈춰야 할 신호가 아닌 극복해야 할 과정으로 해석된다. 의식적 선택이 아니라, 제 역할을 수행하는 잘 다져진 신경 경로들이 작동한다.
매일 저녁 건강한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은 요리 과정 전체를 자동 조종 모드로 진행하는 건 아니지만, 퇴근 후 주방으로 이동하는 과정과 식사가 끝난 후 만족감을 느낄 것이라는 기대는 모두 자동화된 ‘노드’가 되어, 손쉬운 배달 음식 주문에 넘어갈 법한 순간을 이겨내게 해준다. 습관 유지하는 것이 끝없이 지치게 느껴진다면, 대개 이런 연결점들이 아직 충분히 강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4. 시작점을 설계하라.
가장 먼저 구축해야 할 핵심 연결점은 ‘시작점’이다. 즉 첫 번째 행동을 촉발하는 신호다. 이는 다른 모든 것이 따라 흘러 들어오는 관문이다. 시작하는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면, 목표를 향한 에너지를 그 루틴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습관화하려는 해동의 연결 고리를 구축하려면 ‘어떤 신호’가 있으면 나는 즉시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는 형식으로 결의문을 적어보라. 이를 ‘실행 의도(implementation intention)’라고 하며, 목표 지향적 작업을 거치지 않고 사전에 효과적으로 수행해 준다. 신호가 나타나는 대로 행동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미리 계산된 반응을 실행하게 된다.
첫 번째 신호는 특정 시간이나 장소, 심지어 내적 상태일 수도 있다. 습관 시스템은 ‘더 자주 달리기’나 ‘더 건강하게 먹기’와 같은 추상적인 목표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오히려 환경적 패턴에 반응한다. 환경은 물리적 장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하루 중 특정 시간, 특정 선행 행동, 특정 물건의 존재, 막 잠에서 깬 듯한 기분과 같은 내적 상태일 수도 있다.
‘운동을 더 많이 하겠다’거나 ‘책을 더 많이 읽겠다’와 같은 포괄적인 의도는 기저핵이 매핑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점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단서는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물리적 전환이나 고정된 사건처럼, 뇌가 별다른 고민 없이 인식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어야 한다.
5. 빈도보다 일관성이 중요하다.
시작 신호가 자리를 잡았으면 다른 조건들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 집중하라. 같은 조건에서 같은 행동을 세 번 반복하는 것이 여러 상황에서 제각각 다섯 번 반복하는 것보다 더 강력한 신경 연결을 형성한다.
두 가지 실례를 들어보겠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책을 읽겠다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침대에 누우면, 즉시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책을 집어 들겠다.’ 여기서 단서는 이미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신체적 전환이며, 반응은 구체적이고 즉각적이다. 평일 저녁에 건강한 식사를 요리하고 싶은 사람은 다음과 같이 적을 수 있다. ‘퇴근 후 노트북을 닫으면, 즉시 부엌으로 가 조리대를 카운터 위에 놓겠다.’
이 두 가지 모두 시작점을 보면 행동 전체를 설명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책 한 장을 다 읽거나 정교한 요리법을 따라 만들겠다고 약속하는 게 아니다. 단지 첫 번째 신체적 행동, 즉 넘어야 할 문턱에만 집중한다. 일단 시작되면 나머지 루틴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교대 근무를 하거나, 자주 출장을 다니거나, 주거 환경이 혼란스러워 일상이 예측 불가능한 경우, 환경적 일관성을 유지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엔 시작 신호를 특정 시간이나 장소와 연결하지 마라. 대신, 장소와 상관없이 생물학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매일 수행할 수밖에 없는 유연한 신호를 활용하라. 아침에 일어나 발을 딛는 순간 또는 밤에 양치 후 입안에 느껴지는 치약의 감각 등이 될 수 있다. 이런 단서가 효과적인 이유는 맥락이 아닌 필연성 때문이다. 뇌는 매일 이런 단서를 마주하게 되며, 이런 신뢰성만으로도 다음에 할 행동과의 연관성을 형성하기에 충분하다.
6. ‘마법의 기간’이란 없다.
습관을 형성하려면 몇 번을 반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정해진 규칙도 없다. 뇌의 적응 속도는 과제 자체의 복잡성에 따라 결정된다.
병원 종사자들의 손 씻기는 단순하고 단일한 단위 행동이기에 몇 주 만에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다. 그러나 헬스장에 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하나의 단일 행동이 아니라 가방 챙기기, 교통 상황 헤쳐 나가기, 운동 시작하기, 회복 관리하기 등 수많은 습관이 모여 이루어진 복합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별 노드들은 각각 고유한 방식으로 강화되어야 하기 때문에 복잡한 헬스장 루틴이 자동화되기까지는 일반적으로 수개월이 걸린다고 조사되었다.
완벽한 시작점을 설계하고 조건을 표준화하더라도 막상 실행에 옮기면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것처럼 힘들게 느껴지는 시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춤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자제력 부족이 아니라 속도에 대한 잘못된 기대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경계의 정상적인 느린 변화 속도를 개인적인 실패로 오해한다.
자신의 진척 상황을 타인의 경험이나 상상 속의 평균과 비교하려는 유혹을 이겨내라. 어떤 습관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자리 잡는 반면, 다른 습관은 습관 체계가 완전히 주도권을 잡기까지 수개월에 걸친 꾸준한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당신이 뭔가를 잘못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단순히 서로 다른 과제가 요구하는 신경적 부하가 다르다는 것을 반영할 뿐이다.
습관 형성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습관 형성의 진전은 극적인 경우가 거의 없다. 이는 노력에서 자동 조종 모드로의 갑작스러운 전환이 아니라, 각 단계에서 느끼는 마찰이 점차 줄어드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시작할지 말지에 대한 내면의 갈등이 짧아졌다는 것을 눈치챌 수도 있다. 의식적으로 시작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이미 루틴의 중간 지점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하루를 거른 것이 안도감보다는 진정으로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루틴에 여전히 어느 정도의 의도적인 참여가 필요하더라도, 이 모든 것은 습관의 연결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다.
몇 달 동안 꾸준히 실천했는데도 첫날만큼이나 여전히 힘들게 느껴진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신호다. 대개는 둘 중 하나다. 시작 조건이 충분히 안정적이지 않은 경우라면, 단서를 재검토하고 단순화하는 것이 좋다. 루틴 자체가 너무 복잡해서 더 작고 관리하기 쉬운 버전으로 축소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다. 끝까지 해낼 수 없는 책 한 장 전체를 읽겠다고 다짐하는 것보다 5쪽을 읽는 것이 더 나은 토대가 된다. 기초적인 연결 고리가 자리 잡은 후에는 언제든지 루틴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문제는 루틴이 결국 저절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여부가 아니다. 조건만 맞는다면 당연히 그렇게 된다. 문제는 뇌가 신경 회로를 완성할 때까지 충분히 오랫동안 그 과정을 지속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7. 회피와 의지력에는 한계가 있다.
나쁜 습관을 끊는 데는 신호를 피하고 충동을 참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신호를 영원히 피할 수는 없으며, 의지력만으로 이미 형성된 신경 회로를 이겨내려는 시도는 패배가 예정된 싸움이다.
8. 그러니 대안적인 습관을 구축하라.
원치 않는 습관을 정말 끊으려면, 그 습관이 충족시켜 주는 필요와 이를 유발하는 신호를 파악하라. 그런 다음 그것과 같은 기능을 충족시키는 효과적인 대안을 설계하라.
나쁜 습관 없애기
습관 깨기는 만들기와 신경생물학적 과제가 다르다.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미 뿌리내린 신경 경로와 경쟁해야 한다. 주요 메커니즘은 세 가지다: 1)나쁜 습관 유발 단서 피하기 2)그 단서로 촉발된 충동 억제하기 3)대항 습관 형성.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직관적이고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것이어서 대다수가 무의식적으로 선택한다. 하지만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 세 번째 ‘경쟁적 연관성 형성’이 진짜 지속력 있는 유일한 전략이다.
1)‘유발 신호 회피’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뇌가 신호를 접하지 않으면 습관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 집에 정크푸드를 두지 않거나 휴대폰을 다른 방에 두면 즉각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만큼 취약하다. 현실 세계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환경이 변하면 그 신호가 다시 찾아온다.
2)신호를 피할 수 없을 때는 목표 지향적 억제에 의지해야 한다. 유발 요인을 마주하고, 행동의 충동을 느끼면서도 그 반응을 적극적으로 억제하는 것 말이다. 이른바 ‘의지력’ 발휘다. 문제는 능동적이고 지속적인 인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스트레스, 인지 부하, 혹은 수면 부족으로 전두엽 활동이 약해지는 순간, 억제 기능은 무너지고 옛 습관이 다시 고개를 든다. 의지력만으로 이미 굳어진 습관을 이겨내려는 시도는 패배가 예정된 싸움이다.
3)대항하는 연관성을 구축하라
회피는 영원히 유지할 수 없고, 억제는 생물학적으로 피로해질 운명이기에, 대항 연관성을 구축해 옛 습관을 덮어씌워야 한다.
먼저 지금 행동을 주도하는 구체적인 단서-반응 연결 고리를 파악하는 데서 시작하라. 대부분의 습관적 행동은 무심코 일어난다. 바로 그 점이 다루기 어려운 이유다. 전체 과정이 자동으로 작동하기에 행동이 이미 시작된 후에야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첫 번째 과제는 반응을 유발하는 단서를 표면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효과적 방법 하나는 ‘마찰’을 진단용 트리거로 활용하는 것. 습관의 반응 시간을 늘려주는 물리적 장벽 하나를 도입하라. 주의력을 뻿는 앱에서 로그아웃해 비번을 직접 입력하게 하거나, TV 리모컨을 다른 방에 두는 식이다. 이런 방해물을 설치하면 습관적 행동을 촉발한 신호를 즉각 드러낸다.
습관은 진공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습관은 종종 문제 해결 때문에 형성된다. 마찰 지점에 도달했을 때, (무의식적으로라도) 추구하던 내적 상태의 변화를 관찰해 보라. 힘든 업무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걸까? 혹은 순간적인 통제감, 안도감, 혹은 자극을 원했던 건 아닐까? 이런 근본적인 욕구와 습관의 기능을 무시한다면, 원래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채로 남아서 새로 시도하는 습관은 실패하게 된다.
자신이 실제로 추구하는 상태가 뭔지 이해하게 되면, 정확히 같은 기능을 충족시키는 대안을 설계할 수 있다. 가령, 집중적인 업무에서 정신적 휴식을 취하려고 본능적으로 폰을 집어 든다면, 대신 짧은 산책을 하거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보라. 이런 새롭고 기능적인 반응을 의식적으로 실행함으로써, 결국 기존 습관을 대체할 신경 경로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습관을 지키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이를 인격의 결함이 아니라 설계 데이터로 간주하라. 습관을 지키지 못한 것은 단지 습관 시스템이 목표 지향적 억제 작용이 작동하기 전에 더 빨리 작동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 정확히 어떤 구체적인 변수가 의도적인 참여를 약화시켰는지 자문해 보라. 잠을 자지 못했나? 인지 부하가 너무 높았나? 단서가 평소보다 더 쉽게 접근 가능했나? 다음 기회가 오기 전에 구체적인 환경 변화를 하나 만들어 보라. 의지력만이 아닌 행동의 구조를 재설계하라.
인지 신경과학은 지속적인 변화가 인격의 경쟁이 아니라 공학적 문제이며, 공학적 문제에는 해결책이 있음을 보여준다. 단서를 고정하고, 맥락을 안정화하며, 일정을 준수하고, 좌절을 데이터로 받아들인다면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습관의 신경화학
습관 형성에는 일관성이 중요하다. 단서가 반응적 행동을 이끌어내고, 뒤이어 보상이 따를 때마다 둘 사이 연결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 연결은 도파민이 형성하는데, 도파민은 단순한 ‘쾌락’ 화학 물질이 아니라 강력한 학습 신호다. 어떤 행동이 예상보다 더 큰 보상으로 이어지거나, 심지어 충동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해방감을 가져다줄 때, 도파민은 그 특정 단서와 특정 반응 사이의 신경 연결을 강화해, 다음 번에도 같은 순서가 발동될 가능성을 높인다. 수많은 반복을 거치면서 도파민 신호는 변하기 시작한다.
도파민은 보상이 도착했을 때가 아니라 단서가 나타났을 때 분비되기 시작하며, 결과적으로 그 단서는 행동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행동이 반복됨에 따라, 그 행동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통제권은 점차 의식적인 개입이 거의 없이도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뇌 회로로 옮겨간다.
숙달mastery의 역설
위의 실천 단계를 따르다 보면 원하는 루틴의 특정 단계들이 결국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시작하는 순간이 자동적으로 느껴질 것이고 시작에 따르는 인지적 마찰은 사라질 것이다. 습관 시스템이 승리하는 순간이다. 이는 뇌의 에너지를 절약해 주며, 컨디션이 최악인 날에도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이런 신경학적 효율성에는 숨겨진 대가가 따른다. 이는 행동 변화의 근본적인 역설에 해당한다. 습관은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이지만, 동시에 발전의 적이기도 하다.
한 번 행동이 기저핵에 자리 잡으면 생각 없이 그 행동을 수행하게 된다.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된다.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성과는 정체기에 접어든다. 매일 아침 자동 조종 모드로 같은 5km 코스를 달리는 노련한 러너는 결코 더 빨리 달릴 수 없다. 이런 뇌는 완벽하게 효율적인 폐쇄 루프를 구축해 놓은 상태가 된다.
유지만을 목표로 한다면 이런 정체야말로 원하는 상태다. 하지만 숙달을 목표로 한다면 일관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토록 열심히 쌓아온 자동성을 의도적으로 깨뜨려야 한다.
바로 세계 최고 운동선수들이 전성기에 해왔던 일들이다. 선수들은 이미 잘 작동하던 방식을 의도적으로 깨고, 일시적인 대가를 감수한 끝에 더 나은 모습으로 거듭나곤 했다. 그들은 자신을 정상에 올려준 습관들이 결국 더 이상의 발전을 가로막는 한계가 될 것임을 이해했던 것이다.
인지과학에서는 이 과정을 ‘의도적 연습’이라 부른다. 이는 본질적으로 습관에 반하는 것이다. 매끄럽고 자동화된 동작 순서를 의도적으로 해체하고, 전두엽 피질을 다시 활성화해 오류, 비효율성, 새로운 과제에 집중하도록 요구한다. 마치 자동 조종 장치에서 의식적으로 운전대를 다시 잡는 것과 같다.
처음 이 과정을 시작할 때 그 행동은 힘겹고 어색하며 엄청난 좌절감을 줄 것이다. 이때 갑작스러운 성과 저하는 퇴보가 아니라, 기존 경로에 의존하기보다 의도적인 시스템이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생물학적 신호다.
따라서 숙달이란 인생 전체를 자동 조종 모드로 두는 것이 아니다. 이는 두 가지 인지 시스템 사이의 지속적이고 의도적인 조화다. 목표 지향적 노력을 통해 습관의 토대를 다진다. 그 토대는 가장 힘든 날들을 견뎌낼 수 있는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더 성장할 준비가 되면, 의식적인 사고를 활용해 마찰 속으로 다시 발을 들여놓고 습관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넓혀 나간다. 사실 이 두 시스템은 대립하는 게 아니다. 현명하게 활용하면 서로를 통해 더욱 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