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모임 장소 바뀌었어요! · 놀러 오기 참여도 가능합니다 · 북클럽 오리진은 어떤 모임?

주의에 대한 기계적 이해의 문제

고요한 프로필 고요한
2026-01-11 19:28
오늘날 점점 심각해져 가는 주의(포획 기반 산업)경제의 문제를 역사적으로 조명한 글이 있어 발췌 번역해 올린다.
원문: The Multi-Trillion-Dollar Battle for Your Attention Is Built on a Lie

최근 설문 응답자의 75%가 주의력에 문제 있다고 답했다. 연구에서도 지난 20년간 다양한 화면 기반 활동에서 집중력이 급감한 걸로 확인됐다. 인간의 주의 지속 시간은 금붕어보다 낮아졌다. 미국 아동 약 11%가 ADHD다.

아이들은 못 읽고, 학생들은 생각 못하며, 정신질환 발병률은 급증하고 있다. 시민 민주주의마저 위협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 탓만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주의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에서 시작된다. 7조 달러 규모의 주의 산업은 주의를 가장 좁은 방식으로 바라본다: 기기 사용과 과제 중심의 생산성으로 측정 가능한 것이자, 최적화해서 운영할 수 있고 수익성 있게 통제될 수 있는 것으로.

주의에 대한 이런 좁은 시각이 지배하면서 저항의 노력마저 자기 주의를 불안한 회계사처럼 관리하게 됐다.

이런 주의에 대한 계량적 사고는 과거 실험실 연구의 유산이다. 1880년대부터 20세기까지 이어진 이 연구는 본래 시민적 의학적 개선이 목표였다. 수많은 인간 경험을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있었다. 

연구 결과는 혁신을 촉진하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점점 더 복잡한 기기를 사용해 인간 능력을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인간을 주의력 기계로 보는 강력한 패러다임을 확립했다.

이 모델은 오늘날 우리 대부분이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주의 경제에 봉사하도록 설계된 기기에서 보내는 시대를 여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인간의 진정한 주의는 단순히 일을 처리하는 능력보다 훨씬 깊고 복잡하며, 스톱워치나 앱으로 측정할 수 없다.

우리가 갈망하는 삶은 방해받지 않고 친구와 공원을 산책하거나 책에 빠져들거나 때론 그저 공상에 잠기는 것 등을 포함하는데 이런 것들은 주의력으로 뒷받침된다.

끊임없이 점점 더 AI가 주도하는 피드로 무장한 빅테크는 인간 주의의 풍요로움과 광활함과 자유로움을 공격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문제 해결 위해 주의에 대한 인식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주의를 기울이는가? 역사적으로 변해왔다. 4세기 아우구스티누스는 진정한 주의를 신성과 연결시켰다. 1520년대 이냐시오에게 주의 깊은 관조는 일상의 실천이자 도덕적 의무였다.

계몽기에는 세심한 주의가 지식과 체계적 탐구에 필수 덕목으로 부상했다. 1740년 자연학자 샤를 보네는 진딧물 생애 주기 연구 위해 21일간 밤샘 관찰을 했다. 20세기 초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의 자발적 주의가 자유 의지의 핵심 축이라고 주장했다.

이때쯤 일부 연구자들은 주의를 과학적 탐구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훈련받은 미국 최초 심리학 교수였던 캐틀 박사는 인지 능력의 중요 특징으로 주의 지속 시간에 주목했다. 인간 주의의 정량적 연구가 시작됐다.

여기에는 20세기 전쟁의 필요에 정량적 심리학을 이용하려는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영국 심리학자 노먼 맥워스 박사는 2차대전 때 대독일 잠수함 작전 사업으로 영국 공군이 의뢰한 항공기라는 기계와의 인간 상호작용에 관한 극비 연구에 선발됐다.

레이더 이용한 U보트 탐지에서 병사의 주의력이 결정적이었다. 이때 주의는 인간의 원초적 삶에 필요한 포괄적 주의와는 달랐다.

그러나 병사의 마음은 기계적 자극에 주의를 기울이는 쪽으로 재훈련되어야 했다.

전쟁 시기와 이후 냉전 시대를 거치며 탄생한 것이 '인간공학 연구'였다. 이 연구는 기계와 관련된 인간 행동을 정량화하고 평가하는 데 주력했다.

1950-60년대에 '경계 연구vigilance studies'가 전문 분야로 발전했다. 지루한 원격 화면 작업에 인간의 주의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탐구했다. 냉전기 군사-산업 복합체의 핵심에 자리했다. 화면은 이제 기계와 작업자 사이의 주요 인터페이스가 되었다.

주의 연구 과학자들은 기기에 집중하는 인간의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를 정교화했다. 주의에 대한 기계적 관점의 대표적 성공 사례가 카지노다.

무작위 알림음, 번쩍이는 불빛, 끝없는 상호작용에 대한 모든 연구의 궁극적 실현은 주머니 속 휴대용 컴퓨터에서 벌어지는 소비자 주의 쟁탈전으로 귀착됐다.

주의에 대한 기계적 이해는 우리 눈과 마음의 미세한 움직임을 수익화하는 정교한 데이터 감시 운영의 기반이다. 시가총액 19조 달러의 세계 6대 기업들의 원동력이다. 초강력 AI의 부상은 이미 어마어마한 이 프로젝트의 격화를 뜻한다.

현재 AI 시스템들은 인간 '참여도' 즉, 수치화된 주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떻게 자극하고 달래며 유혹하고 매수할지 학습한다. 그리고 승리하고 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작용하는 이 시스템들은 우리가 보고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조작하려 한다. 지구 인구 규모의 생체 해킹이다.

지난 10년간 AI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논문이자 역대 최다 인용 논문인 "필요한 건 주의뿐(Attention Is All You Need)"은 현재 주의경제의 핵심이 된 기계학습 시스템의 기반 구조를 제시한다.

여기서 ‘주의’는 놀랍게도 우리가 세상에게 마음과 감각을 기울이는 인간의 능력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구글 연구원 저자들이 복잡한 데이터 세트에서 정보를 계산하고 순위를 매기는 수학적으로 정밀한 방식에 부여한 명칭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며 우리의 삶은 정량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는 데이터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 인간의 주의 능력은 정보를 걸러내거나 작업 시간을 연장하는 도구보다 훨씬 더 광활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진정한 주의는 인격의 핵심에 자리한다: 이성, 판단, 기억, 호기심, 책임감, 여름날의 느낌, 죽은 이를 묻는 행위.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존재를 요구하고 활성화한다. 측정되고 지수화되며 궁극적으로 사고팔 수 있는 정신 기능들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벗어나야 할 주의의 유형이다.

이것이 인간 주의에 대한 기계적 연구자들이 남긴 역설적인 유산이다. 그들은 실험실에서 주의를 조각내고 분해하며, 기계에 의해 끊임없이 가격표가 붙는 주의의 삶을 우리에게 물려줬다.

그들과 동시대에 프랑스의 신비주의자이자 정치 운동가 시몬 베유가 있었다. 1943년 그들이 주의 연구 실험을 진행할 당시, 그녀는 런던에서 유대인 난민으로 자유 프랑스군을 위해 일하다 결핵으로 숨졌다.

그녀는 저항의 영웅이자 인간 정신에 대한 타협 없는 강렬한 비전을 위한 순교자였다. 그녀 역시 주의 이론가였지만 완전히 달랐다. 이 주제에 관한 사후 출간 노트엔 이렇게 적혀 있다: "인간 활동 속 진정한 순수 가치-진실, 아름다움, 좋음은 같은 행위, 즉 대상에 대한 완전한 주의의 적용에서 비롯된다." 이는 사랑과 배려, 헌신에 뿌리내린 주의 이론이며, 팔리거나 훔쳐질 수 없는 주의의 윤리다.

우리는 그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인간의 주의를 금전 가치로 추출하기 위해 인간을 분열시키는 세력을 물리치려면 광범위한 운동이 필요하다: 부모 운동, 새로운 입법과 규제, 새로운 형태의 의식 고양과 집단적 저항.

여기엔 개인적 헌신뿐 아니라 새로운 시민적 헌신이 필요하다. 이를 주의 운동이라고 부르거나, '주의성attensity'이라는 새로운 정치라 해도 좋다. 이는 앞으로 다가올 10년의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며, 웰빙과 정의, 번영을 위한 새로운 운동의 시작이다. 자유를 위한 싸움이다.

이 모든 것은 핵심적인 인식에서 출발한다: 진정한 주의력은 기계로 측정될 수 없다. 타인과 공유되는 우리 인간 고유의 주의력이야말로 세상을 만드는 힘이다. 이를 위해 싸울 가치가 있다.

*공동 필자인 D. 그레이엄 버넷은 프린스턴 대학교 역사학과 및 과학사학과 교수이며 비영리 단체 지속적 주의력 연구소(Institute for Sustained Attention)의 설립자이자 소장이다. 알리사 로는 단편 영화 <주의력에 관한 열두 가지 명제(Twelve Theses on Attention)>의 공동 연출다. 피터 슈미트는 브루클린에 있는 스트로더 급진적 주의력 학교(Strother School of Radical Attention)의 공동 설립자이자 프로그램 디렉터다. 이들은 1월에 출간 예정인 <Attensity! A Manifesto of the Attention Liberation Movement>를 공동 편집했다고 나온다.
목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