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아테네는 텔레마코스에게 아버지의 소식을 바로 알려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모험을 통해 "물어 알도록" 했는가? 아테네의 목적은 답을 주기 위함이 아닌, 답을 찾는 '과정'에서 '성장'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에 보답하듯 텔레마코스는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성장을 한다.
기존에 텔레마코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땠는가? 구혼자들은 어린 철부지로 봤고 "그 여행이라면 저 녀석은 결코 해낼 수 없"다고 예상했다. 위협 자체가 되지 못하는 존재였기에 언제나 구혼자들 가운데 있을 수 있었다. 어머니 페넬로페도 아들은 "아직 어리기만 한 그 애는 일할 줄도 모르고, 말주변도 없"다고 말한다. 텔레마코스 스스로도 "저는 정연하게 이야기해 본 경험도 없"다고 한다.
그런 텔레마코스가 어떻게 4권에 이르러서는 영웅 메넬라오스에게 "훌륭한 혈통을 타고난 자네는 말도 그에 걸맞게 하는군"라는 평가를 받게 되며, 무시하던 구혼자들에게는 위협적인 "재앙"으로 여겨져 죽이려 잠복까지 하게 만들었는가?
텔레마코스가 알을 깨고 성장하는 순간들을 몇 개 적어보자.
첫번째,
트로이아 귀향을 노래하는 가수를 꾸짖는 어머니에게 자기 의견을 용기 있게 피력하는 순간이다. 이 고통의 노래를 심장과 기백이 견디며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고통을 피하지 않고 감내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준다. 어머니는 지혜로워진 아들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텔레마코스는 이 말을 뱉는 순간 알을 한 겹 깨고 나왔다.
두번째,
"주제넘고 분수도 모르는 자들"이라고 운을 떼며 구혼자들에게 처음으로 가시 돋친 말을 꺼낸다. 평소와는 달라진 기백에 구혼자들은 놀라 입술 속에서 이만 깨문다. 텔레마코스는 이 말을 뱉는 순간 알을 한 겹 깨고 나왔다.
세번째,
위 일이 있은 후 뒤 자기 방으로 향하며 깊게 생각하는 순간들이 나온다. "많은 것들을 심중으로 저울질해보며 침대로 걸음을 옮겼고", "밤이 다 가도록 아테네가 일러준 그 길을 심중에서 구상하고, 또 구상하고 있었다" 깊게 숙고한다는 것은 다음 알을 깰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여기서 특히 "심중으로 저울질"은 오뒷세우스가 생각할 때 많이 쓰이는 표현이다. 그만큼 서서히 신과 같은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다음 날 자기 방을 나서는 텔레마코스에게 처음으로 "그 모습은 신과 다를 바 없었다"라는 표현이 쓰인다.
네번째,
아카이아인들을 회의장으로 불러 모은다. 오뒷세우스가 떠난 후로 수년 동안 한 번도 열린 적 없던 회의를 주최한다. 젊은이가 이타가의 어른들을 불러 모은다는 것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가? 여기서도 구혼자들을 향해 용기 있는 말들을 쏟아낸다. 텔레마코스는 이 회의를 소집한 순간 알을 한 겹 깨고 나왔다.
그 뒤에도 성장은 가파르게 일어난다.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 같은 영웅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신과 같아 보이는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아버지에 대한 찬사는 마음속 아버지를 더욱 거대하게 만든다. 어릴 때 떠난 아버지의 빈자리는 뒤늦게나마 채워지며, 텔레마코스는 단단해지고 그 기백은 아버지와 닮아간다.
텔레마코스가 말한 것처럼 "이 여행은 헛되지 않"다. 오히려 이것는 4장 마지막에 구혼자 무리의 지도자 안티노오스 입으로 증명된다.
"제기랄, 텔레마코스가 분수도 모르고 그 여행길을 이뤄내다니, 잘도 엄청난 일을 했군. 그 녀석이 해낼 거라고는 우린 상상도 못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안티노오스는 텔레마코스가 여행을 시작한 것만 알지 그 이후로 어떻게 됐는지는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당시 숱하게 그랬던 것처럼 바다에서 죽었을 수도 있고, 목표한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이뤄냈다' 와 '해냈다'라는 표현을 맞지 않게 쓰는가? 그것은 용기를 내어 '시도' 한 것 자체가 이미 이뤄낸 것이기 때문이다. 텔레마코스는 출항하는 순간 알을 한 겹 깨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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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AI로 과정 없는 답만 얻으려는 시대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성장'이란 무엇인가? 처음으로 돌아가 만약 아테네가 텔레마코스에게 바로 '답'을 알려줬다면? 텔레마코스는 그냥 '아버지 소식'만 추가로 알게 된 일할 줄도 모르고 말주변도 없는 철부지로 남아있을 것이다. 구혼자들 사이에 섞여, 아버지가 빨리 돌아와 이들을 처리해주길 바라며.
기존에 텔레마코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땠는가? 구혼자들은 어린 철부지로 봤고 "그 여행이라면 저 녀석은 결코 해낼 수 없"다고 예상했다. 위협 자체가 되지 못하는 존재였기에 언제나 구혼자들 가운데 있을 수 있었다. 어머니 페넬로페도 아들은 "아직 어리기만 한 그 애는 일할 줄도 모르고, 말주변도 없"다고 말한다. 텔레마코스 스스로도 "저는 정연하게 이야기해 본 경험도 없"다고 한다.
그런 텔레마코스가 어떻게 4권에 이르러서는 영웅 메넬라오스에게 "훌륭한 혈통을 타고난 자네는 말도 그에 걸맞게 하는군"라는 평가를 받게 되며, 무시하던 구혼자들에게는 위협적인 "재앙"으로 여겨져 죽이려 잠복까지 하게 만들었는가?
텔레마코스가 알을 깨고 성장하는 순간들을 몇 개 적어보자.
첫번째,
트로이아 귀향을 노래하는 가수를 꾸짖는 어머니에게 자기 의견을 용기 있게 피력하는 순간이다. 이 고통의 노래를 심장과 기백이 견디며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고통을 피하지 않고 감내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준다. 어머니는 지혜로워진 아들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텔레마코스는 이 말을 뱉는 순간 알을 한 겹 깨고 나왔다.
두번째,
"주제넘고 분수도 모르는 자들"이라고 운을 떼며 구혼자들에게 처음으로 가시 돋친 말을 꺼낸다. 평소와는 달라진 기백에 구혼자들은 놀라 입술 속에서 이만 깨문다. 텔레마코스는 이 말을 뱉는 순간 알을 한 겹 깨고 나왔다.
세번째,
위 일이 있은 후 뒤 자기 방으로 향하며 깊게 생각하는 순간들이 나온다. "많은 것들을 심중으로 저울질해보며 침대로 걸음을 옮겼고", "밤이 다 가도록 아테네가 일러준 그 길을 심중에서 구상하고, 또 구상하고 있었다" 깊게 숙고한다는 것은 다음 알을 깰 준비를 하는 것이다. 여기서 특히 "심중으로 저울질"은 오뒷세우스가 생각할 때 많이 쓰이는 표현이다. 그만큼 서서히 신과 같은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다음 날 자기 방을 나서는 텔레마코스에게 처음으로 "그 모습은 신과 다를 바 없었다"라는 표현이 쓰인다.
네번째,
아카이아인들을 회의장으로 불러 모은다. 오뒷세우스가 떠난 후로 수년 동안 한 번도 열린 적 없던 회의를 주최한다. 젊은이가 이타가의 어른들을 불러 모은다는 것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가? 여기서도 구혼자들을 향해 용기 있는 말들을 쏟아낸다. 텔레마코스는 이 회의를 소집한 순간 알을 한 겹 깨고 나왔다.
그 뒤에도 성장은 가파르게 일어난다.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 같은 영웅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신과 같아 보이는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아버지에 대한 찬사는 마음속 아버지를 더욱 거대하게 만든다. 어릴 때 떠난 아버지의 빈자리는 뒤늦게나마 채워지며, 텔레마코스는 단단해지고 그 기백은 아버지와 닮아간다.
텔레마코스가 말한 것처럼 "이 여행은 헛되지 않"다. 오히려 이것는 4장 마지막에 구혼자 무리의 지도자 안티노오스 입으로 증명된다.
"제기랄, 텔레마코스가 분수도 모르고 그 여행길을 이뤄내다니, 잘도 엄청난 일을 했군. 그 녀석이 해낼 거라고는 우린 상상도 못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안티노오스는 텔레마코스가 여행을 시작한 것만 알지 그 이후로 어떻게 됐는지는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당시 숱하게 그랬던 것처럼 바다에서 죽었을 수도 있고, 목표한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이뤄냈다' 와 '해냈다'라는 표현을 맞지 않게 쓰는가? 그것은 용기를 내어 '시도' 한 것 자체가 이미 이뤄낸 것이기 때문이다. 텔레마코스는 출항하는 순간 알을 한 겹 깨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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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AI로 과정 없는 답만 얻으려는 시대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성장'이란 무엇인가? 처음으로 돌아가 만약 아테네가 텔레마코스에게 바로 '답'을 알려줬다면? 텔레마코스는 그냥 '아버지 소식'만 추가로 알게 된 일할 줄도 모르고 말주변도 없는 철부지로 남아있을 것이다. 구혼자들 사이에 섞여, 아버지가 빨리 돌아와 이들을 처리해주길 바라며.